누군가 내 폴란드어 포스팅을 보고 있다는 가정 하에... -_- 과연?!
계속해서 동사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조금만 논리적으로 생각한다면.... 현재에 대해서 말하는데 완료와 불완료를 어떻게 구분해!! 현재는 계속해서 진행형이지!!! 완료는 과거에 대해서 쓰거나 일반적인 상황을 설명할 때 쓰는 거 아냐?! 라고 생각하실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다...
이 것은 내가 영어를 처음 배울 때 들었던 생각으로, 영어에서 현재형으로 배울 때 나는 그 현재형이 진행형이라고 줄곧 착각을 했던 것.... 나중에 진행형을 배우고 나서야 동사의 현재형은 일반적인 상황, 또는 사실을 설명할때 쓰는 것이라는 것을 구분 할 수 있었는데, 폴란드어를 배우며 완료와 불완료를 구분해 줘야 한다는 것을 듣고 사실 무릎을 탁 쳤다!
옳거니!!! 얘네는 뭔가 좀 더 명확하게 하겠거니!! 하면서 가슴이 둑흔 거렸으나....
이게 웬걸.... 폴란드어의 완료/불완료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복잡했다.
그 이유인 즉, 내가 기본적으로 배웠던 모든 동사는 알고보니 현재 진행형이었고, (영어와 반대) 여기에 z-/po-/wy-/pred-/pod-/....등의 prefix 를 알아서 골라 붙여 줘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동사에 따라 이 모든 prefix가 같이 붙으면 그 동사가 너무나 디테일하게 변하더라는 것, 여기서.... 규칙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볼까?
먼저 '가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 IŚĆ에 대해서 알아보자. (참고로 이 동사는 반복적이지 않은... '일회성의' 가다 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보통 목적지를 명확하게 말해줘야 한다.
반복적으로 어딘가를 갈 때 -학교나 회사 같은 경우, CHODZIĆ 라는 동사를 써줘야 한다. 이 동사를 쓸때는 어딜 갈지 꼭 쓰지 않아도 된다.)
iść의 과거형은 다음과 같다.
참고로... 폴란드어의 과거 동사는 성에 따라 구분해서 써야 한다는 사실.... ㅜ.ㅜ 을 염두에 두고 공부 하도록 하쟈.... (아.... 쓰는 내가 더 지송....)
그래도 다행인점은 약간의 규칙이 있어서 표에 색깔로 표시한 부분과 같이 각종 동사에 적용하면 된다. 물론.... 불규칙도 많고 동사 머리 부분이 제각각 변하기 때문에 졸 짜증이 나지만.... 꾹 참고 공부 하다보면 좋은 날이 오겠지... 하는 마음을 갖고 버텨 보쟈!
그런데 여기서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이 과거형은 확실하게... 내가 가고 있었을때 라는 진행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즉, '갔다' 가 아니라 '가고 있었다'가 되는 것이다.
곰곰히 생각을 해보면 아직 완료가 안되었으니 iść 뿐만 아니라 chodzić 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실수도 있다.
정답!!!
다행스럽게도 다른 상황에 쓰이는 이 두 동사들 ( iść, chodzić)의 과거형은 동일하다.
즉 두 동사가 쓰이는 상황 모두 위의 표에 있는 과거 형을 쓰면 된다.
예를 들어 반복적인 상황 '과거에 학교 다닐때 항상 8시에 갔었지' 라는 문장과, '어제 친구 만나러 가고 있었는데' 의 두 문장 모두 위의 표와 같은 과거 진행형을 쓸수 있다는 것!!
왜냐.... 첫번째 문장은 일정 시간 동안 진행 되었던 과거의 사실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이고 두번째 문장은 한국어로 딱 보기에도 걸어서 어딘가로 가고 있는 과거 진행형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볼때.... 두 번째 문장과 같은 경우, 우리가 과거에 대해 말할 때, 특정 사건이 그 중간시점에 일어나지 않은 이상 (예를 들어 어디로 가고 있는 도중에 차에 치었어. 같은 경우를 빼면) 과거에 어디에 갔었어~ 하고 말할때 아무도 진행형으로 말하지 않는다.
영어도, 한국어도, 그리고 폴란드어도....
그래서 뭔가 뒤에 문장이 나와야겠지?
'어제 친구 만나러 가고 있었는데, 엄청 예쁜 사람을 봤어! ' 와 같이....
하지만 우리는 가끔 어디에 갔었다는 사실만을 말하고 싶을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나 어제 비누 사러 갔었어' 와 같이.
어딘가로 가고 있었다는 행위에 촛점을 맞추기 보다는, 어디에 갔었다는 전체적인 사실을 말하고 싶다면, 갔었고, 그것을 끝냈다 (간다는 행위를) 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단어를 우리는 써줄 필요가 있다.
아래의 표를 보자.
나름 보기 쉽게 정리한다고 했는데 어떨지..... 흠....
예를 들면 먹다라는 동사 jeść의 경우 (iść랑 비슷해서 매일 헷깔림....아오 짱나) 완료형은 po가 아닌 z를 취해서 zjeść 가 된다는 말씀... 우습게도 po를 붙여서 pojeść라고 하면.... 아주 조금만 먹다는 뜻이 되고, prefix중 하나인 wy를 붙여서 wyjeść라고 쓰면 좋아하는 것만 골라서 다 먹었다는 말이 되고, pod를 써서 podjeść하고 쓰면 전에 뭔가를 먹었거나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배가 아직도 고파서 조금 더 먹다 라는 정도의 뜻이 된다.
아.... 환상적인 폴란드어.... +_+ 이 디테일을 어찌할꼬....
그런데 한국어를 공부하는 폴란드 친구가 말하기를....
폴란드어는 동사가 무척 구체적이지만 명사는 상황에 따라서 그 뜻을 유연하게 쓸수 있는데, 한국어의 명사는 너무 많고 그 뜻이 명확해서 말할때 정확한 단어를 고르기가 힘들다고 성토했다.
그 말인 즉슨.... 예를 들어 사고, 사념, 사상, 사색 같은 단어들, 행동, 행위, 행적, 행색, 행태와 같은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여 자연스럽게 쓰기가 어렵다는 것.... 듣고 보니 그렇군... 하고 생각이 들었다. 나한테야 한국어가 모국어니 자연스럽게 상황을 경험하면서 배워서 그렇지, 한국어도 외국인이 배우기에 엄청 어려운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pojść로 돌아가서, 잘 생각을 해보자....
우리가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하는 행위는 과거의 행위를 말할때 자주 쓰일까, 현재의 형태로 많이 쓰일까?
예를 들어, 회사에서 동료끼리 '보통 집에 몇시에 가?' 하고 물어 볼때와 '어제 몇시에 집에 갔어?' 를 물어 볼 때, 첫번째 질문은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는 일상에 대한 질문이고 두번째 질문은 '어제'라는 한정적인 시간에 대한 일회성 질문일 뿐이다.
그럼 어떤 형태의 동사를 써서 폴란드어로 말하면 될까?
답은... 첫번째 질문의 경우 현재형 동사 iść, chodzić 중 반복적인 동작을 설명하는 성격을 갖고 있는 chodzić 동사의 현재형을 써야 한다.
그리고 두번째 질문의 경우, 일회성 동작을 설명하는 iść를 골라서 po를 붙여서 pojść (i가 j로 바뀜, 나도 왜 그런지 모름) 를 사용해서 말해주면 된다. ('어제 08시에 가고 있었어' 하고 말할게 아닌 이상..... )
답변만 간단히 폴란드어로 적어보자면...
1) chodzę o 17 (do domu ;써줘도 되고 안써줘도 됨)
2) 여자의 경우 : poszłam do domu o 17
남자의 경우 : poszedłem do domu o 17
발음이 난감하신 분들을 위해 발음을 대충 적어 드리자면 poszłam (뽀슈왐), poszedłem (뽀쉐두웸) 정도라고 알아 두시면 되겠다. (천천히 적혀 있는 발음을 하나씩 하다보면, 위와 같은 발음이 난다는 것을 알수 있을 것임)
참고로 chodzić의 경우, 걸어 가다는 뜻이 포함 되어 있으니, 차, 버스 트램, 지하철 등을 타고 간 경우 또 다른 동사인 jechać 를 써주면 된다. 역시 불완료 형의 '가다' 라는 뜻의 동사다. (무언가 탈것을 타고....) 참고로...... 예전에 배운 도구격을 사용해서 버스로, 트램으로, 지하철로, 와 같은 추가 정보를 말해줄수 있다.
jechać의 완료형은 pojechać 다.
트램을 타고 센터에 갔다.... 라고 말할때 (이 동사도 목적지를 써주는게 자연스러움, 목적지가 없어도 자연스러운 동사는 chodzić임)
여자 : pojechałam do centrum tramwajem (도구격)
남자 : pojechałem do centrum tramwajem (도구격)
발음이 걱정 되시는 분들을 위해.... (뽀예하왐, 뽀예하웸)
트램을 타고 센처에 가고 있었는데...... 어쩌구 저쩌구
하고 말씀을 하시려거든.... po 를 빼고 써주시면 됨
아이고 피곤해.... -_- 오늘은 이쯤에서 마치고 다음 글에서 표로 쫙 정리해서 함 보십시다....
과거형을 완료와 불완료로 나눠서 잘 정리해서 올리겠음...
사족.....
물론 낮은 기압도 영향이 있겠지만... 아... 총선 결과 보고 나서 마음이 심란해서 요새 머리가 아프다....
멀리 떨어져 있으니 고국에 대한 정이 더 깊어지는 듯....
물론 애증과도 같지만... -_- 아직까지는 젊은 피인가.... 뭔가 애가 끓는 느낌이 난다...
아침에 회사에 걸어오면서 문득 장하준 교수의 말이 생각이 났다.....
'단기적으로 보면 불가능해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는 계속 발전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 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 해야 합니다. '
.... 이 말이 자꾸만 머리속에서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