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다닐 때쯤... (우리 때는 국민 학교라고 했었는데.... )
집 바로 앞에 종합 운동장도 있고 맞은 편 공원 근저리에 테니스 장도 있어서 아직 시집 안간 우리 둘째 이모는 자주 우리 집에 들러 나랑 운동을 다니곤 했다.
나는 유치원 대신 유아 체능단을 다녔고, 아직은 기운이 팔팔 했던지라.... 달리기를 제외한 다양한 체육 종목, 피구, 볼링, 수영, 스케이트, 배드민턴 등의 운동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었고 운동을 좋아하시던 이모와 쿵짝이 잘 맞았다.
아..... 지금은 비루하기 그지 없는 실력 + 체력을 자랑하지만.... 그땐 그랬다.
그렇게 이모를 따라 근 2년간은 테니스를 배웠다. 겨울에는 한강 수영장에 스케이트장이 설치 되곤 했는데 겨울에는 그렇게 스케이트를 타고 여름에는 테니스도 다니고 수영장도 다니며 운동을 마친 후엔 이모랑 매점에 앉아 도시락 라면을 호호 불어 먹곤 했다. 그땐 그렇게 좋은줄 모르고 마냥 이모가 좋아 따라 다녔는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소중한 보물 같은 추억이다.
예전에 누군가에게도 말했지만..... 어린시절에 받았던 사랑은 커서 세상을 살아갈때 큰 힘이 된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사랑 받고 자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도... 이모와 삼촌들께 받았던 사랑이 아직까지 가슴 깊이 남아 있다...
서른이 가까워지며 이제는 내가 예전의 이모 나이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다시금 이모가 너무나 그립고 생각이 자주 난다.
살아 계셨더라면 만나볼수도 있을 것을..... 돌아 가시기 전에 나는 딸보다 우리 상아가 아직도 더 예쁘다고 말씀 하셨던 그 말만 머리에 남아 자꾸만 맴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돌아 가실걸 알았다면 더 자주 찾아 뵐껄.... 그렇지 않아도 본인 삶의 무게 때문에 내게 먼저 손 내밀기 힘드셨을텐데..... 하는 후회와 슬픔이 가슴에 남아 자꾸만 이모와 갔던 곳, 이모와 함께 했던 것들을 찾게 된다.
언제부터인가 이모와 함께 다녔던 테니스를 다시 꼭 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지금 내 나이가 딱 이모가 나를 데리고 다니시던 그 나이다......) 근 반년이 넘게 생각만 하고 막상 시작하기가 힘들었는데, 회사에 부장님께서 테니스를 가신다고 하길래 따라 나섰다.
예전에 볼링을 4년만에 쳤을때 왜 이렇게 점수가 안나던지.... 역시 손 놓으면 감이 떨어지는 구나... 하고 생각 한 적이 있었는데 스쿼시나 수영, 자전거 같은 경우는 몇 년 쉬어도 금새 따라가길래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기 때문일까.... 어머나 이게 왠 일.... 테니스 코트에 서서 날아 오는 공을 치려는데 폼도 기억이 안나고 공도 완전.... -_- 아아 괴로워 ㅠ.ㅠ
쳤다는 말이나 말 것을.... 고등학교 때 마지막으로 쳐 본 이후 라켓을 잡은 일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스쿼시는 나름 자주 쳤는데... 헉 이게 정말 왠일.....
너무 당황해서 어버버 말도 나오지 않고 아.... 레슨 받아야지... 하는 생각만 강하게 들었다.
도대체 옛날에 어떻게 쳤는지 기억도 안나고....
아니 내가 친게 맞나? 싶고.... 도대체 내 2년간의 시간과 노력은 무었이란 말인가....
아 너무 오랜 세월이 지났건가? 아니면 내가 늙은건가.... 하는 생각이 감정이 복잡했다.
(같이 가신 부장님도 황당해 하시는 것 같았음 )
그렇게 테니스를 치고 같이 갔던 부장님, 상무님, 책임님과 부장님 집에 가서 라면을 끓여 먹는데 옛 생각이 많이 났다.
아.... 지금 이모가 살아 계셨더라면..... 이모랑 같이 주말에 테니스 치고 맥주 한잔 했을텐데....
여행을 좋아했던 우리 이모.... 살아 계셨더라면 폴란드에도 오시라고 해서 같이 여행도 하고
나랑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눌수 있었을텐데.....
상아가 조금만 크면 나랑 맥주 한잔 시원하게 하자며 웃으시던 우리 이모.... 나도 항상 내가 크면 우리 이모랑 남자 얘기도 하고 사는 얘기도 하면서 그렇게 지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소망은 이제 절대 이루어질수 없는 꿈이 되고야 말았다.
그런 생각을 하면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그나저나 테니스는 진짜 레슨 좀 받아야지...
이건 진짜 초보도 왕 초보다.
어디가서 쳤다는 말하기가 창피한 정도.... -_-
12/25/2011
12/11/2011
근황
아.... 이럴꺼면 블로그를 왜 시작했을까...
별로 보는 사람도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방치하는 건.... -_-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 막상 그때는 왜 이렇게 시간이 안가나.... 만 생각하고 있었으니....
딱히 글을 쓸 시간이 없었던 건 아닌데, 그냥......그렇게 시간이 기다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안부를 묻고 싶었던 사람도 많았고 얘기를 나누고 싶었던 사람들도 있었는데 연락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닌 그런 상태로 시간이 한참 흘러가 버렸다.
간략히 그동안의 일을 말하자면..... 다시 직장에 복귀했고, 새로 아파트를 얻어 이사를 했고, 그리고....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올해 바르샤바의 겨울은 너무나 온난하다.
처음 맞았던 겨울을 아직도 기억하는데 12월, 길에 눈이 쌓여 걷기가 힘들어 고무 장화를 샀더랬다. 그때....해가 뜨지 않는 몇개월을 보내고 처음으로 해를 본게 4월이던가?
그랬는데.... 어제 오늘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 마음이 송구스럽기 그지 없다....
'이....이건 우울해 하지 말라는 하늘의 뜻이야!! '라고 생각하려고 노력도 하고....
주말을 6월에 있을 시험 준비로 인한 수업으로 보내야 하는 나에 대한 선물이라고도 애써 생각했다.
공부할게 너무나 많고..... 또 나는.... 기본적인 개념을 익히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매우 매우 이해력이 딸리는 학생이다. 일주일에 최소한 10시간은 혼자 공부해야 붙는 시험이라는데....
아아아아아..... 통과를 해도 걱정인 것이.... 1차 시험은 지금 하는 일과 그렇게 동떨어진게 아니지만, 2차부터는 향후의 커리어에 대해 심각히 고민해야 할 정도로 특화된 시험이라....
지금 모시고 있는 부장님을 끝까지 ( 영원히가 아니라.... 그...분의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미임....) 모시겠다는 의지....를 실현 한 다음의 행보가 고민이다.
하지만 요건 사실 지금할 필요는 없는 고민이시라..... 당장은 이 친숙하지 않은 단어, 개념, 공식을 파악해야할 때다....
아... 그런데 오늘 강사님 너무 멋지시더라.... 당황하면 말 좀 더듬으시던데.....
능숙하게 문제를 풀어 나가는 모습.... 나도 모르게 넋을 잃고 쳐다 봤다는..... -_-
전에도 엑셀을 능숙히 다루는 부장님의 모습을 볼때나 SAP를 능숙하게 돌리는 차장님의 모습을 보고..... 아! 좋은 분이야.... 라고 생각이 들었던 걸 보면.... 역시 나는 능력자에게 약한 것 같다. 그러고보니 얼마전에도 회사 언니가 라우터를 설치해 주시는 걸 보고 (설명서대로 했는데도 설치를 못하는 기계치) 언니!!!!!! 이러면서 언니에게 이글아이를 보냈다는......
그렇지만 내가 잘 모르는 분야를 능숙하게 다루시는 분을 볼때는.... 별 감흥이 없다.
이건 뭥미???? 하는 떨떠름한 느낌....
오늘 그 분께서 계산기가 당신의 절친이 되길 바랍니다.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라고 말씀 하셨을때는 그 분의 계산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잠시 들었다 -_- (하지만 오른손 약지에는 반지가 번쩍번쩍)
선생님이 멋지거나 멋있는 학우 (단어에서 오묘한 어감이 느껴지지만) 가 있으면 수업이 즐겁고 엄청난 동기가 부여되는데....
아 이 시험 정말 열심히 공부 할 것 같다....... (통과여부에 대한 감과는 거리가 멀다능....)
별로 보는 사람도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방치하는 건.... -_-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 막상 그때는 왜 이렇게 시간이 안가나.... 만 생각하고 있었으니....
딱히 글을 쓸 시간이 없었던 건 아닌데, 그냥......그렇게 시간이 기다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안부를 묻고 싶었던 사람도 많았고 얘기를 나누고 싶었던 사람들도 있었는데 연락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닌 그런 상태로 시간이 한참 흘러가 버렸다.
간략히 그동안의 일을 말하자면..... 다시 직장에 복귀했고, 새로 아파트를 얻어 이사를 했고, 그리고....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올해 바르샤바의 겨울은 너무나 온난하다.
처음 맞았던 겨울을 아직도 기억하는데 12월, 길에 눈이 쌓여 걷기가 힘들어 고무 장화를 샀더랬다. 그때....해가 뜨지 않는 몇개월을 보내고 처음으로 해를 본게 4월이던가?
그랬는데.... 어제 오늘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 마음이 송구스럽기 그지 없다....
'이....이건 우울해 하지 말라는 하늘의 뜻이야!! '라고 생각하려고 노력도 하고....
주말을 6월에 있을 시험 준비로 인한 수업으로 보내야 하는 나에 대한 선물이라고도 애써 생각했다.
공부할게 너무나 많고..... 또 나는.... 기본적인 개념을 익히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매우 매우 이해력이 딸리는 학생이다. 일주일에 최소한 10시간은 혼자 공부해야 붙는 시험이라는데....
아아아아아..... 통과를 해도 걱정인 것이.... 1차 시험은 지금 하는 일과 그렇게 동떨어진게 아니지만, 2차부터는 향후의 커리어에 대해 심각히 고민해야 할 정도로 특화된 시험이라....
지금 모시고 있는 부장님을 끝까지 ( 영원히가 아니라.... 그...분의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미임....) 모시겠다는 의지....를 실현 한 다음의 행보가 고민이다.
하지만 요건 사실 지금할 필요는 없는 고민이시라..... 당장은 이 친숙하지 않은 단어, 개념, 공식을 파악해야할 때다....
아... 그런데 오늘 강사님 너무 멋지시더라.... 당황하면 말 좀 더듬으시던데.....
능숙하게 문제를 풀어 나가는 모습.... 나도 모르게 넋을 잃고 쳐다 봤다는..... -_-
전에도 엑셀을 능숙히 다루는 부장님의 모습을 볼때나 SAP를 능숙하게 돌리는 차장님의 모습을 보고..... 아! 좋은 분이야.... 라고 생각이 들었던 걸 보면.... 역시 나는 능력자에게 약한 것 같다. 그러고보니 얼마전에도 회사 언니가 라우터를 설치해 주시는 걸 보고 (설명서대로 했는데도 설치를 못하는 기계치) 언니!!!!!! 이러면서 언니에게 이글아이를 보냈다는......
그렇지만 내가 잘 모르는 분야를 능숙하게 다루시는 분을 볼때는.... 별 감흥이 없다.
이건 뭥미???? 하는 떨떠름한 느낌....
오늘 그 분께서 계산기가 당신의 절친이 되길 바랍니다.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라고 말씀 하셨을때는 그 분의 계산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잠시 들었다 -_- (하지만 오른손 약지에는 반지가 번쩍번쩍)
선생님이 멋지거나 멋있는 학우 (단어에서 오묘한 어감이 느껴지지만) 가 있으면 수업이 즐겁고 엄청난 동기가 부여되는데....
아 이 시험 정말 열심히 공부 할 것 같다....... (통과여부에 대한 감과는 거리가 멀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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