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7/2014

나는 누구? 여긴 어디?

한국에 와서 몇달을 보내고 나니 이제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는가?
왜 이렇게 뭔가를 계속 써 대는지는 모르겠으나.... 

오늘일은 꼭 기록으로 남겨야 겠다고 생각이 들어.... 자정도 넘은 이 시간에 글쓰기 버튼을 눌렀다. (아직까지도 자아 정체감이 온전히 회복 되지 않은 상태임을 감안 할 것)

오후 3시 무렵.... 영등포에서 6시쯤 만나 군도를 함께 관람하기로 한 지인이 준 정보 ( 목동 CGV와 메가박스에 강배우님이 무대 인사를 오신다며 한 번 가보라며.... 아니 나는 오늘 오후에 무대 인사 오실때 다시 보기로 했는데?! ) 에 호기심이 발동한 것도 있고.... 그 근처는 추...추억이 어린 목동 도서관, 빠리 공원, 오목교 근처인데다.... 날도 좋고...최근엔 활쏘러 몇번 갔다 그냥 지나온게 아쉽기도 했고... 또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여러가지 이유를 붙여 두시 경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목동도서관 앞에 내려 주변을 걸으며 둘러 보니, 여전히 변한게 없었다. 
목동 도서관 4층에서 가을에 내려다 보는 빠리 공원은 여전히 아름답겠구나.. 하고 생각하며 성당 옆을 지나 (옛날에 이 성당에서 미사도 보고 했는데.... 그게 벌써 십년도 더 된 이야기라니.... 하며 감회에 젖음) 사이길로 들어서니 내 이십대 초반의 시절이 생생히 떠 올랐다. 
와 나 그때 정말 철 없었는데 하하하, 이렇게 혼자 웃으며 걸어가니 기분이 점점 좋아졌다. 

어느새 나는 목동 메가박스가 있는 곳까지 당도했고, 주변을 빙 돌아 건물로 들어가려 하는데 중...중고등 학생들 및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것이 아닌가.... 
직감적으로... 아 강배우님이 여기로 올라가나? 하고 보는데.... 아니나 다를까 큰 버스도 옆에 있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데 가.... 강배우도 함께 지나 갔다.... 
순간.... 소리 지르는 중고등학생 무리의 한 가운데서 넋을 잃고 쳐다보는데...  소리는 당연히 안나오고 (지를 마음도 없고 ) 강배우는 눈앞에서 지나가는데 머릿속에서는 나는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는가? 아 강배우 멋있네... 그런데 현실감 없다... 그 와중에 어느새 내 다리는 까치발을 하고 더더 보려 하고 있고.....  아.... 여기서 벗어나야 하는데... 하는 생각도 들고 머릿속이 뒤죽박죽으로 엉켜 가는 와중이었음에도 몸은 어느새 강배우를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움직이고 불편해서 잘 안쓰는 안경까지 꺼내 쓰고......... 정신을 차리고 나니...진짜 무척 혼란스러웠다.... 
저...정신 차리자 나는 -_- 32살이고... 사회인이고... 이런 팬질은 이 전에도 해본적이 없고.... 완전 피곤하다.... 뭐 이런 생각들도 스쳐 지나가고.... 약간 그 사이에 껴 있기가 민망하기도 하고.. 
아 이게 뭔가... 싶고, 그런데도 강배우를 보고 나니 완전 마음이 떨리는 건 뭘까.... 회사에서 상무님 앞에서 손익 발표 하다 숫자 틀렸을때도 안떨었는데...... -_-a  

옆에서 어린 소녀 하나가 나에게 하정우 갔냐며 물어 보길래 네 방금 들어간 것 같아요 하고 대답해 주고는.... 그 소녀와 잠시 담소를 나누며 고등학교 생활 힘들다는 하소연 들어주고 -_-a 나 참... 
그 소녀가 같이 CGV로 가자 길래 그래 어차피 오목교로 가기로 했으니 같이 가쟈 하고는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주고..... ( 맨 남동생들이랑 만 얘기 하다 오랜만에 십대 소녀랑 얘기 하니 귀엽고 좋더라...) 하정우씨 좋아하는 모습 보면서 나도 이 나이때 팬질 좀 해 볼껄 아 이 나이에 이러고 있으니 진짜 피곤하네...  그런데 얘는 어린애가 취향이 좀 노땅 취향인가?!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하하하하 
이 용감한 친구가 CGV 입장하는 통로로 성큼 성큼 걸어 내려가는 데 쫄래쫄래 따라가서 서 있다 화....화장실 들어가는 강배우님 다시 한번 보고... 우와 내 살다가 이런 것도 해보고.... 역시 사람은 오래 살면 다양한 경험을 하는 구나 내 29살에 찾아왔던 ( 지금은 웃으며 얘기 하지만 내 인생 TOP3안에 드는 암흑기 )우울증을 잘 이겨내길 잘했구나 하고 다시 한번 생각..... 
 이 소녀가 나한테 이런거 살면서 한번은 경험해 봐야죠 하며 웃는데, 그래 너는 나보다 훌륭한 어른이 되겠구나... 하고 이 친구의 미래도 속으로 축복해 주고 영등포에 와서 지인을 만나고 나니...  정신이 살짝 돌아오며 뜬금 없지만..... 장자의 호접지몽 얘기가 떠올랐다. 
내가 강동원을 본게 맞나? 아니면 강동원을 보는 꿈을 꾼겐가?! 
내가.... 강동원을 보겠다고 -_- 중고딩 틈에 서서 목 빼고 있었던게 맞나? 강동원을 보기 위해 중 고딩 틈에 서서 까치발 하던 과년한 처자가 나였던 겐가? 
허...허허허
난 내가.... -_- 사리 판단 하고 분별력 있는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성이 아직까지 통제하지 못하는 부분이 내 안에 있을 줄이야.... 하하하하 
이 부분은 메....멘붕이다 솔직히

강배우가 뭐가 그리 좋았을까? 내 작년에 꼬모 호수 놀러 가서 조지클루니 왔다는 말에도 -_- 그게 뭐... 이래서 같이 간 친구가 실망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한국에서는 조지 클루니가 인기가 없는 줄 아는 스위스녀1) 

근 몇년 동안 이렇게 필사적이었던 순간이 내 인생에 있었던가? 하고 버스에 앉아 생각해봤다.... 정말 오랜만에 가슴이 두근두근 했던 것 같아 좋긴 한데... 그 장소와 계기가 -_- 쫌... 

어제는 거리도 있고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봐서 그런가? 이렇게 필사적이진 않았던 것 같은데... 내가 알고 있는 나는 어느새 안드로메다로 가고... 이게 도대체 누구야? 하는 낯선 느낌의 나와 조우하자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그 와중에도 배는 고프더라)
지금까지도 생각하면 웃음+한숨이 같이 나온다. 

그 와중에도 영등포에서 군도를 보러 들어갔는데... 영등포에 센텀시티? 라는게 생긴 줄도 몰랐고 영화관이 그리 큰줄도 모르고 많이 변했구만 하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지인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들어갔는데... 사람은 무지 많고 나는 이제 이것도 오늘이면 끝이다 하고 마음 놓고 있었으나 숨겨진 복병이 있었으니...(오늘 온 친구 한명은 무척 적극적인 성격, 인피니트 팬으로 다년간의 빠순이 경험으로 다져진 내공)
뒷 자리라 그래 마음 편하게 봐야지~ 하고 있는데 글쎄 이 친구가 무대 인사 시작한다는 말이 나오자 마자 내 손을 붙잡고 통로로 뛰쳐 나가 계단을 질주 하며 내려가서는 글쎄 맨 앞으로 달려가 자리를 잡는게 아님? (뒤에서 지인 한명이 따라서 계단을 굴러 내려옴) 우와.... 여기서 2차 멘붕이.... 나는 그냥 어버버해서 있는데 강배우님은 몇 미터 앞에 서서 웃고 계시고 나는 점점 더 정신이 혼미해질 뿐이고 오늘 낮의 일도 아직 정리가 안되었는데 방금전에 일어난 일에 대해 어안이 벙벙... 
이...이런건 정말 생각도 못해본 일이라....  나는 공연 보러 가면 얌전히 자리에 앉아서 볼 줄만 알았지 이런 적극적이고 대담하게 선을 넘는 행동은 .... 사....상상도 못해 봐서....  배우들이 뭐라고 하는지는 귀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고 그저 강배우의 얼굴만 물끄러미 보고 있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져간 카메라 이미 기억속에서 지워져 꺼내보지도 못하고 ㅠ.ㅠ)  계단을 올라오는데... 고개를 못 들겠더라는.... (사람들한테 좀 미안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혹여 아는 사람이라도 있을까 걱정도 되고 허허허) 

그 와중에도 드는 생각은.....우리 엄마가 이런 나를 봤으면 뭐라 하셨을까? 아니....내가 이랬다 말하면 믿을까? 아... 정신이 없다는 말이 바로 이런 거구나... 


집으로 오는 길에 왜 웃다가 씁쓸하다가... 민망도 하다가 또 멍... 했다가... 
아 그래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구나... 하고 내가 말하는 날이 오는 구나... 하며 맥주캔을 따고 있다는 오늘 하루에 대한 변명 아닌 변명이자 기록


이제 정신이 좀 돌아왔는가 드는 생각은.... 
강배우님 참 살기 피곤하시겠다.... 어디가나 항상 이런건 아니겠지만....  엄청나게 터지는 카메라 플래쉬는 그렇다 쳐도 내 동선을 따라 움직이는 불특정 다수의 군중의 무리라는게.... 그렇게 유쾌하지만은 않을테니.... (아무래 팬이라도 말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 내 행동이 좀 미안하기도 하고....
생각해보면 강배우님은 내가 경험하지 못하는 삶의 순간들을 겪고 있겠지만 반대로 나와 같은 사람들이 느끼는 소소하고 작은 일상의 순간들은 모두 놓치고 있겠구나.... 
뭐가 좋을지는 모르겠으나.... 나 같은 평범한 사람도 그냥 일상에서 별 다른 불편함 없이 살다가 한국사람이 아무도 없는 유럽의 산골짜기에 작은 마을을 걸을 때면 묘한 해방감 같은게 느껴지던데, 이 사람은 그 격차가 얼마나 클까? 하는 생각도 들고 하하 
급 몇군데 여행지도 추천해 주고 싶은 마음도 들고 (한국 사람 절대 만날일 없는 곳을 유럽에 몇년 살고나니 알게됨.... ) 뭐 잘 알아서 하실테지만 ㅎ 


아무튼 묘한 날이었다. 아니야 좋게 생각하자 One fine day but something peculiar


7/26/2014

처음이란.... 참 ( 부제1 : 군도 무대인사 온 강동원을 보고 )

(부제2  :  같은 영화 극장에서 두번 보기 - 군도)

연달아 강배우 관련 글을 두개나... 이틀에 걸쳐 쓰다니.... 나참....

난생 처음으로 팬질이라는 걸 해보려니 묘한 기분이 든다.
내가 중 고등학교때는 HOT랑 GOD가 참 인기 있었는데 그때도 안하던 팬질을 32살에 하려니.... 사실 조금 민망하다.
옆에서 군도 얘기를 하거나 강동원 얘기가 나올 때면 (심지어는 동원 참치 얘기만 나와도 -_-) 갑자기 막 표정 관리도 안되고 하고 싶은 말 잔뜩 있지만 참느라 코만 씰룩씰룩 대고 있는 나를 발견할때면 그 상황 자체가 너무 웃긴다.....

내가 강동원을 좋아하기 시작한 때는 2009년 말, 한국이 그리워 본 전우치라는 영화를 보고 난 후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심란할 때나 새로운 영화를 보기는 부담스러운 정신상태일때 습관처럼 전우치를 틀게 되면서 부터다.
사실 나는 좋아하는 영화는 열번 스무번 반복해서 보는 편인데, 2007년엔 물랑루즈를, 2008년엔 Atonement를 그렇게 반복해서 봤다.
2009년엔....  호기심에 시작했던 주말 아르바이트로 인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스트레스 해소가 되었는지 그러지 않았건만 연말에 전우치라는 영화로 인해 발목이 잡혔다고나 할까? ㅎ
그동안 이 영화를 반복해서 본게.... 100번도 넘는 것 같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마음이 심란했던 때가 100회가 넘는 다는게 -_- 마음 아프군 )

물론 중간중간에 다른 영화들도 돌려봤다. 파르나서스박사의 상상극장 (The Imaginarium of Doctor Parnassus)은 그 어휘나 어투가 묘해서 자주 돌려봤는데 은유적인 표현도 많고.... 영어를 조금 하시는 분이라면 참 재미있게 보실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간접 화법으로 말하고 시적인 표현들이 많다. 아! 그런데 영국 영어라 듣기 어려우실 수도.... 여기저기 다양한 억양도 나오고 작은 단어 하나까지 덜 보편적이고 비유적이다.
Evan Almighty도 참 좋았다. 디테일한 부분에서 귀엽고 세심했다. 가볍지만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대사들도 좋았는데 배우들의 연기가 대사 안의 의미의 무게들을 가볍고 즐겁게 만들어주는데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성당을 다니며 내내 마음 안쪽 무겁게 만들었던 부분들을 한층 덜어 줬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영화다.
가장 유명하기도 하고... 나 또한 확 빠졌던 대사 한 구절을 여기에 적어보자면 (물론 영화로 봐야 그 감동이 잘 전달 되지만...)
If someone prays for patience, you think God gives them patience? Or does he give them the opportunity to be patient?
If he prayed for courage, does God give him courage, or does he give him opportunities to be courageous?
If someone prayed for the family to be closer, do you think God zaps them with warm fuzzy feelings, or does he give them opportunities to love each other?
좋아하는 영화 얘기를 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이 쯤에서 그만하고 본론으로 돌아가 보자면....

어젯밤 몸은 피곤한데 잠이 오질 않아 냉장고에서 맥주를 한캔 꺼내어 영화를 볼까... 하다가 무심결에 핸드폰을 들고 ....강동원 팬까페를 들어가서 글을 훑어 봤다.
사실은 내가 쓴 후기에 혹여라도 -_- 게시판에 '누가 강동원 팬이라며 이런 혹평을 썼다..' 라며 원망하는 글이라도 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게시판을 살펴보는데.... 군도 무대인사 표가 한자리 남는다며 동행을 구하는 글이 있길래 두근거리는 심장을 (맥주 때문에?!) 진정시키며 연락처를 남겼다. 십여분 후 전화가 왔고, 덕분에 오늘 오후 5시 50분에 명동 롯데 씨네마에서 멀리서나마 무대 인사를 온 강배우를 보게 되었다.

참..... 처음이라는게 별거 아닌 줄 알면서도 왜 그리고 묘하던지..... 난생 처음으로 배우를 보고자 명동까지 처음 보는 사람들과 영화를 보러 나가는 나도, 그 상황도.... 생소하고 낯설었다.
가까이서 본 것도 아니고... 제대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아니었기에 강배우님은 여전히 영상 속 그 모습 그대로 현실감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괜히 가슴이 뛰었다. 하하

그런데 무대인사를 하러 들어오는 감독님 얼굴을 보니... 얼굴색이 어두운것이 오늘 일정이 힘들었는지... 마음 앓이를 하고 계시는지.... 괜히 내 마음이 무거웠다.
생각해보면, 이미 결과물은 나왔고.... 본인이 가장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것이다.
투자 회사도 많고 투자금 규모는 엄청나고, 나온 배우들도 으리으리한 상황에서 이 영화가 흥행에서 실패할 경우 .....  그는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고 또 생각했을까?
전작 대비 본인에게는 나름 어려운 도전이었으리라 짐작도 된다.

덩달아 우리 강배우 얼굴도 그리 좋지 않은게, 차타고 이곳저곳 이동하며 시간에 맞춰 긴시간 대기도 하면서 무대 인사를 다니며 피곤했는지.... 영화평을 읽고 마음 고생을 했는지, 얼굴이 그리 밝지 않았다. 배우 중 한명이 무대 인사를 하며, 영화평 잘 부탁 한다고... 재미 없으셨더라도 그냥 있어 달라고 말하는데서... 그들이 흥행여부에 대해 느끼는 중압감에 대해서 조금은 엿볼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지금 상황에서는 뭐가 최선일까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주변에서 쓴소리 해주는 사람 나 말고도 많을테니 나까지 영화에 대해 내 느낀바를 솔직히 적을 필요가 있을까? (생전 영화평 같은거 귀찮아서 안 쓰던 사람이...) 그냥 강배우를 위해서라고 생각하며 평점 후하게 주고 잊어 버리는 편이 나을까? 다른 팬들이 하듯이.... 영화 너무 재미 있었다며 합심하여 평점 올려주는데 동참하는게.... 차라리 지금 상황에서는 강배우를 위하는 길이 아닐까? (아.... 이 팬심, 진지하고 싶은데 이상하게 웃음이 자꾸 난다)

그래.... 주연 배우니 손익 분기점을 넘느냐 안 넘느냐의 문제는 정말 신경 많이 쓰일 것이라 생각한다.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두 번 보고 나니... (이번에는 철저하게 강배우에만 집중해서 영화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더 명확해지는 의문점들이 마음을 어지럽히는 데다 강배우님이 여기까지 와서 이 글을 읽을 것 같지는 않으니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라는 심정+세번째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어떨지 비교해 보고 싶기도 하니 글로 써보기로 했다....
어차피 액션 좋았다는 얘기 (물론 이 부분도 참 하고 싶은 얘기 많은데... 정두홍 무술 감독을 언급하지 않을수 없는데다 얘기가 길어 질 것 같아 나중에 기회가 되면..... 뭐...합을 어떻게 짜주던 그걸 표현하는 건 배우의 몫이니), 칼을 아름답게 쓰는데는 강배우만한 배우가 없다는 점, 몸이 가벼워 보이고 빠르고 날랜 느낌을 장옷 몇겹 걸쳐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표현했다는 것과 표정으로 울분 어린 감정을 잘 표현한 점등 이 영화에도 소리 높여 칭송하고 싶은 부분이 많지만 나 말고도 다들 얘기 할테니 (하지만 악역으로서의 서늘한 날카로움은 있지만 카리스마는 조...조금 떨어지는 건... 나이 탓인가? 미모 탓인가? 워낙 강배우의 얼굴 선이 곱고 가늘긴 함....) 나는 그냥 개인적으로 느낀바 허심탄회하게 써보고자 함.... -_-a
무엇보다도 나는 좋아한다는 마음으로 좋게 생각하고 넘어가는게... 잘 안된다.
늘 스스로에게 더 엄격하고자 하는 성향도 좀 있고....
1. 가옥이 전소되고 어머니와 누이동생이 모두 타죽을 정도의 화재에서... (그것도 불탄 서까래가 머리위로 떨어졌는데도) 돌무치는 어떻게 살아 남았는가?
2. 그 화재에서 살아 남았다 해도 화상으로 인해 움직이는 것은 무리다. 그런데 돌무치는 어떻게 도끼를 들고 조윤과 붙을 수 있었는가? (Unbreakable?)
3. 그 순간엔 객기였다 치더라도 화상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만큼 수포와 염증으로 치명적일 수 있다. 지저분한 감옥에서 살아 남음은 물론, 고문도 받은 것 같던데 돌무치의 피부는....  특수 재질인가? 보니 화상 자국도 머리 쪽에만 조금 있던데.... 원래는 전신 화상으로 손가락 몇개 없어도 이상할 바 없는게 아닌가?
4. 조윤의 집 도치가 찾아와 싸우는 도중 날리는 것은 벛꽃잎인가?  바람은 어디서 불었는지? 사방이 막혀 있는 듯 하던데....
5. 노사장과의 싸움중 조윤의 상투가 잘린 것은 그렇다쳐도 상투끈은 언제 잘렸는지 조윤의 머리카락이 어떻게 그렇게 사라락 생머리로 내려올 수 있는 것인가? (그런데 상투가 잘렸으면 그 정도 길이가 나올수 있나?)
6. 상투가 잘린 조윤은 어떻게 또 금방 상투를 틀수가 있을까? 가채라도 썼나?
7. 진지를 습격한 관군이 쏜 화살에 왼쪽 가슴을 맞은 소년은 왜 끝까지 죽지 않았나? (제2의 unbreakable?)
8. 치명상을 입은 도치는 어떻게 그렇게 금방 소생할 수 있을까? 몇일 사이에 그렇게 금방?  (Unbreakable인 것 같다는 내 짐작이 확실해 지는 부분)
9. 군중의 무리가 조윤의 집으로 몰려왔을때 날리는 것은 또 벛꽃잎? 시간적 배경이.... 중간쯤엔 겨울 이었던 것 같던데.... 이미 봄이 된 건가?
10. 2살 정도 된 조윤의 조카는 조윤이 안고 있을때 보더라도 꽤 크던데, 어째서 조윤이 왼쪽에 안고 도치랑 싸우는 중에는 그렇게 작아질수가 있을까?
11. 중간에 한번 얼굴 보여주며 이건 조윤이 조카를 안고 있는게 맞다고 확인 시켜 주던데, 어떻게 두살배기 아기가 그 와중에 한번 안 울수 있을까아?  (- 삼촌이 칼 맞는 시점에 울어주는 센스)
12. 조윤의 집 뒤에 대나무 숲이 있다는 건 도치가 이미 자신의 도끼와 조윤의 검이 만났을때는 근거리 전이 유리하다는 점을 인지 하고 미리 지리를 확인한 후 치밀한 계획 하게 그 쪽으로 유인한 걸까? 아님 그 시절 나주에 대부호집 뒷 마당에 대나무 숲이 있는 건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닌걸까?
13. 노사장은 사투리와 표준어 둘 다 구사? (사투리 쓰다가 도치가 추월에 가입하는 장면에서는 급 표준어 구사.....) 나주가 배경인데 전라도 사투리보다 경상도 사투리가 더 자주 들리는 이유는??


그 외에도 도치가 나중에 들고 나오는 따발총도 이상하고 연결이 잘 안되는 부분이 있다. 뭐니뭐니 해도 최고의 의문점은.... 조윤은 왜 조카를 보고 죽이지 않았느냐는 점이긴 하지만... 갑자기 혈육의 정이 돋았다... 뭐 요렇게 생각하고 싶다.
(뭐라더라.... 더러운 땅에 피어오르는 하얀 연꽃은 신의 뜻인가 연꽃의 의지 인가? 하는 대사가 있던데 이 대사는 갑자기 왜 읊는 것이며.... 자기 집으로 들이 닥친 민중들에게 타고난 운명을 바꾸기위해 생을 걸어본 자의 칼만 받겠다는 조윤의 대사도 참 뜬금 없긴 했다만... )

같이 본 분들은 감독 탓을 참 많이 하던데.... 나는 사실 영화사, 투자자들 또한 이 영화가 이렇게 나온 데에 있어 기여 했다고 생각하며, 감독 탓만 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한국 영화가 조금만 더 디테일에 신경을 썼으면... 하고 바래본다.
(사실 다른 영화 같았으면 지인들과 술 마시면서 할 얘기를 이렇게 쓰고 있는 걸 보면.... 나도 참 강배우가 좋긴 좋은가 봄 ) 결론은.... 난 내일 무대 인사보러 가서 영화 한번 더 본다는 점... 즉... 영화평은 이렇게 써도 결론적으로 보면 난 군도를 세번이나 영화관에서 본다는 점...하하


사족이지만.... 이 스토리는.... 드라마가 더 잘 맞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인물 하나 하나의 과거 얘기도 좀 더 풍푸하게 풀어내고, 조윤의 얘기도 관직에 나간 부분; 출신 성분-가문 때문에 과거로 관직에 나가지 못한 태기-조진웅-에 비해 조윤은 서자임에도 관직에 나갔으니 이 또한 아버지의 뒷배가 있지 않았을까?!,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트라우마가 있는 조윤이 관직에 나가며 아버지가 자신을 아들로 생각하고 마음 써준다고 생각했다가 아버지가 그냥 집에서 치우려고 관직에 대충 뺀 거라는 내용 같은것도 하나의 에피소드로 만들기에 충분할 것 같고... 조윤의 과거 얘기는 물론이거니와, 영화에서 조윤이 기생집에서 민관합작 사업ㅋ을 진행 시키는 부분 또한 - 과거에 자신이 자란 기생집에 나주로 돌아와 다시 찾아가 이 곳을 관리들을 접대하기 위해 긴밀히 협조하기까지의 과정등 또한 재미있게 잘 풀어 낼 수 있을 듯 싶은데....




여기서부터는.... 정말 객관성이고 뭐고 다 떠나서 그냥 드는 생각

예전에... 피아노를 그만 두기로 결정 한 뒤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까지 집에 피아노가 남아 있을때였다.....중학생 때였나?
사촌 언니가 연주해 준 즉흥 환상곡이라는 쇼팽의 곡이 너무 치고 싶었다.
.... 무작정 악보를 보고 치려니 손가락은 꼬이고 마음은 괴로웠으며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수십번..... 그 마음을 다잡고 또 다잡으며 이 곡을 꼭 치겠다는 목표로 매일 매일 한음 한음 치기 시작해서 수십번 수백번을 반복했다. 손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마음만 앞서고 손가락이 따라가지를 못해서...... 둔탁한 소리만 울려 퍼지던 하루 하루를 힘겹게 이어가던 날들이 반복 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 부터인지 몇개의 음으로 중간 중간에 음색을 내기 시작했고, 한 마디 마디가 이어져 완벽하지는 않지만 누가 들어도 즉흥 환상곡이구나 하고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내가 왜 피아노를 그만 두기로 결정했는지.... 결정은 내렸음에도 괴롭고 슬펐던 내 마음과.... 그렇게 한 곡을 치도록 연습하고 또 연습했던 날들에 대한 기억과 엉성하기 그지 없지만 그렇게 한곡을 칠 수 있게 되었다는 가슴 벅찬 느낌.....(아마 행복감이었으리라 생각함) 에 피아노 앞에 앉아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난다....

엄마가 나에게 의논도 하지 않고 피아노를 팔아버리신 이유는.... 그때의 나를 보시고 걱정이 들어서 이시리라......
스스로 그만 두기로 결심 했음에도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는 내 모습 때문에......

강배우의 액션을 보고 있자니 그 때 생각이 많이 난다.
아 이 사람은 얼마나 연습하고 또 연습했을까? 그렇게 얼마나 많은 순간 순간을 이겨 냈을까? 하는 생각.....  그 장면 장면을 만들기 위해, 움직임을 익히고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인내하고 버텨 냈을까를 생각하면.... 의문이고 객관성이고 다 떠나서....

정말 열심히 하신 그 노력과 의지에..... 잘했다고.... 정말 잘했다고 등 두드려주고 싶은 느낌... (누군가 해 줬으리라 생각함ㅎ - 그래도 평점은 못 올랴줌 개인의 노력과 역량은 군도라는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다 쓰고나니.. 또 마음이 불편하네.... 후....
맥주나 한캔 마시고 자야겠다....


7/24/2014

강동원 배우님.... 속 많이 상하시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강동원이라는 배우를 참 좋아합니다. 
잘 만들어진 청아한 도자기를 보는 것 같습니다. 용도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나, 바라 보고 있으면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듯 합니다. 
본인은 이런 얘기를 좋아할지 싫어할지 알수 없으나, 내가 강배우라면.... 이 영화를 보고 참 속 많이 상할 것 같습니다.

본인 성격이 어떨지 모르나... 나라면 이런 생각... 한번 쯤 했을 것 같습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나, 나는 지금 어디에 있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현재의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니 말입니다. 
하정우를 보면 조폭에, 촌뜨기, 호스트바 선수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섭렵하고 있고, 얼굴 잘생긴 배우로 보자면.... 송중기만 봐도 사극에 현대물에 과하지 않은 잘생긴 얼굴로 시대를 넘나들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으며 요새 나오는 젊은 배우들...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정말 잘하고 있는 친구들까지.......

우리 강배우를 보자면.... 초능력자에 형사, 그놈 목소리,우행시, 전우치.... 그 동안 그가 선택한 작품을 바탕으로 짐작했을때.... 물론 당연한 얘기 입니다만,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맡고 싶어하는 마음이 보이나 사실 몸에 맞는 역할은 전우치 하나였다고 봅니다. 

아름다운 몸동작은 과하지 않을 때 그 아름다움이 빛나고, 그의 아름다움은 적재적소에 맞게 배치 될때 그 진가가 발휘되는 법입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후반부로 갈수록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많이 떠 올랐습니다.
앞섬을 풀어헤치고 칼을 쓰는 장면보다는 상복을 입고 부채를 쓸때의 움직임이 강렬했고, 정두홍 무술 감독께서 도는 액션을 좋아하시는지... 옷이 날리는 선을 살리고 싶어 의도해서 합을 짜셨는지.... 돌격하며 빠르게 치고 나가는 장면에서 긴장감을 높이고는 슬로우에서 난데없이 옷깃이 나풀거리는 액션 신은.... 사실 강동원이기에 아름다웠지 조금 식상한 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강동원의 얼굴을 크게 잡아주는데.... 영화사에서 입김이라도 불어 넣었나.. 새삼 강동원이라는 배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셨는가.... 좀 뜬금없이 강동원을 후반부로 갈수록 소비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왕 망한거 강동원 얼굴을 빌어 여성 관객이라도 잡아보자... 뭐 이런 마음 이셨을까요?)
그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감독께서 인터뷰에서 강동원팬이라고 말씀 하신 부분이 함께 머릿속에서 맴돌며.... 감독님께서 무게를 잡지 못하실때 영화가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던 것 같습니다. 
강동원의 팬으로서는... 사실 기쁘기도 하고 속도 상합니다. 강동원을 이렇게 아름답게 볼수 있다는 점은 기쁘지만, 강배우의 앞날을 생각해 봤을때 자꾸만 이런 이미지로 소비 된다는 점이 장기적으로 그에게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독님께서는 놈놈놈에 대한 동경, 형사에서 본 강동원 이미지에 대한 욕심, 너무 무겁지 않게 영화를 만들고자 한 의도와 B급 서부 영화에 대한 선호가 강하신 것 같습니다. 
민란 이야기의 대부분은 비극으로 끝납니다.
권선징악의 메세지를 담기에 민란 이야기는 좋은 소재가 아닙니다. 
정의에 불타오르고 공평하고 용맹한 리더와 그를 보필하는 두뇌, 무식하고 힘센 돌격대장격 캐릭터는 민란 무리의 전형적인 삼총사 세트인데, 이 영화에서는 그 캐릭터가 너무 많은 사람에게 부여 되어 겹치면서 이야기를 흐립니다.
보통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민란 무리에 속한 사람들의 각자의 속사정은 당연히 비극적이며 그로 인해 군도의 무리가 됨은 부연 설명 없이도 자연스럽게 관객들에게 인지 됩니다. 
다시 말해 굳이 개연성을 높이고자 과거의 이야기를 무리해서 끌어 들일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도치나 조윤의 경우 또한 지나치게 많은 얘기를 담으려 하다 이야기가 늘어지고 나레이션까지 동원하여 캐릭터를 살려주려 하나 결국은 이야기가 이를 뒷받침 하여 주지 못해 죽어 버립니다. 
도치는 과거 이야기를 빼고는 특색 없는 행동 대장으로 몰락해 후반부로 갈 수록 그 빛을 잃고, 조윤이라는 캐릭터는 악역을 부여하고자 과거 얘기 장황하게 꺼내 겨우 악역으로 거듭나나 하였더니 갑자기 등장한 아기 (조카)에 의해 그 캐릭터가 산산히 흩어져 버립니다. 조윤은.... 정말 강동원이 아니었다면 (그 아름다운 얼굴과 움직임) 아무 특색 없고 무미 건조한 인물이 되었을 것입니다. 
(차라리 아기가 나오지 않거나, 조윤이 그 아이를 단칼에 베어 버렸다면 특색이 살지 않았을까..... )
악역은.... 이유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타짜에서 김윤식이 그렇게 뜰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악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매력적이었다는 점입니다.
그의 과거가 어땠는지, 그가 왜 악인이 되었는가는 전혀 필요 없었습니다,그 매력만으로 관객의 눈을 사로 잡았지요.
저는 조윤의 캐릭터에서 이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아... 그렇구나 하고 이해는 되지만, 매력적이지 않은 악역, 하지만 아름다워서 보게는 되는.... 
(매력적인 악역은 슬프고 눈에 힘주고, 시종일관 진지하고.... 뭐 이런걸로 결정 되지는 않은 듯 합니다. )
조윤이라는 캐릭터가 무거운 트라우마를 어깨에 지고 있다는 점을 잘 조절하며 캐릭터 자체만으로 매력적으로 보일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기억에 남는건 머리 풀어 헤친 처녀귀신 같은 모습과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극찬 하지만, 저는 솔직히 그냥... 처녀 귀신 같아 보였습니다, 강동원이니 그나마.... ) 옷자락 나풀나풀 뿐입니다. 

그 외에도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참 많습니다.....

하정우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가 아닙니다. 하정우씨 표정도 좋고 에너지도 좋지만 어떤 영화를 봐도 대사만 치면 그냥 하정우가 되어 버려서.... 안타깝습니다. (표정은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노사장역으로 나오는 이성민씨의 연기는 아까울만큼 좋습니다. 이경영씨의 캐릭터와 조금만 더 구분이 되었더라면... 
아니 차라리 이경영씨가 나오지 않고, 강동원이 이성민씨와 결전을 벌인 뒤 그를 잡아가서 고문을 했더라면 (개인적으로 이경영씨가 왜 나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캐릭터가 너무 겹칩니다.) 출연료도 아끼고 이성민이라는 배우도 더 잘 활용 할 수 있었을 텐데요....  
조진웅씨 역시 연기 좋았고... 늘 그렇지만 그 분의 대사 치는 솜씨는 참으로 수려합니다. 귀여움까지 갖추고 계시니... 앞으로도 좋은 영화에 많이 나오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김성균씨 그냥 안나오셨으면... 감독님께서 억지로 넣은 느낌이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초반부터 별 영향력 없이 농민1,2 같은 인물을 얼굴 계속 잡아 주시길래 뭐지? 하는 생각 했는데... 그렇게 마지막에 한방 쓰시려고 의도 하신 거라면 전반부에 필름 낭비 너무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감독님께서는 참으로 의리의 사나이 이신듯...) 계속 뭐지? 뭐지? 하고 집중력을 떨어뜨려 안타까웠습니다. 김성균이라는 좋은 배우를 이렇게 쓰시다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뭐랄까... 민중의 손으로 악을 처단했다... 이런 메세지라도 담고 싶으셨던 걸까요? 이건 감독님의 의도였을까요 영화사의 의도 였을까요? 

그냥 영화를 보고 나니 많이 씁쓸합니다. 
저는.....  사실 배우 중에 강배우를 가장 좋아합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개봉일을 맞춰 본 영화가 군도입니다. 
오직 강동원을 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참... 영화를 보는 동안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우리 강배우도 이제 형사를 벗어날때가 된 것 같은데...  그 이미지를 차용해 뭔가 해보시려는 감독님이 아직도 계셨네요... 이쪽으로만 굳어질까 걱정입니다. 
우습게 들릴수 있으나, 팬인 저보다.... 본인이 더 마음이 안 좋으실까봐 좀 걱정도 됩니다.... 

아! 그리고 음악! 
Abbey road에 가서 녹음해 왔다는 그 음악....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하정우 테마송입니다.... 그런데 말도 안되는 상황에 말도 안되는 음악 집어 넣었습니다. 이 또한 감독의 욕심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데요.... (뭐하러 거기까지 갔을까? )
레몬이랑 소금없이 미지근한 데낄라를 맥주잔에 따라 마시는 느낌이랄까요 -_- 
마지막에 석양에 말타고 달려가는 뒷모습 잡아주고 하정우 테마송 나오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뭔가 있을 것 처럼 시작해서 끝은 B급 서부 영화로 끝나는 느낌...
아...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인물 소개 부터 서부 영화 풍이었네요... 
도대체 이 영화의 정체성은 뭐지? 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조합이었습니다.... 



뭐 위에 이렇게 장황하게 써 놓고 뒷 통수 치는 것 같겠지만.... 저는 이번 주말에 다시 한번 군도를 볼 생각입니다. 
영화가 아니라 우리 강배우를 보기 위해서...  --> 이게 바로 감독의 의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만... 기꺼이 넘어가줄 생각이 있습니다.


사설이지만.... 한국에 들어오니... 아직까진 참 좋네요.
(강배우님 영화 개봉일에 맞춰 볼수도 있고.,,.. 또  영화관도 많고... ㅎ)
25년을 살다가 몇년 나갔다 왔다고 서울이 이렇게 낯설줄은 몰랐는데...
참 많이 변했고 또 그대로네요


3/14/2013

바르샤바에서 방을 구할때 어디가 좋을까?

이 글을 쓰려고 참 많은 시간 생각만 하다가.....

직장의 이동으로 인해 현재 다른 곳에다 방을 알아보는 나의 절박한 심정과 같은 누군가가 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에 당장에 마음을 다 잡고 앉아서 글을 쓰기로 했다.
방 알아보는 도중에 다른분들께서 올리신 글을 보고 고마운 마음이 참 많이 들었는데.... 지금 느끼는  감사한 마음을 누군가 나눌수 있기를.... 또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바이다.

이 글은 바르샤바로 오는 직장인, 싱글, 아이가 없는 젊은 사람을 위한 글이다.
가족이 있으신 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의 이야기 이기 때문에, 이 점을 먼저 분명히 하고 싶다.

우선 내 경우를 설명 드리자면......

내가 처음 바르샤바로 올 때 원했던 바는 아래와 같다.
1) 회사에서 가까울것 또는 30분 이내 통근 가능, 이왕이면 트램을 타고 다닐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었음.
2) 공원 가까이
3) 창문이 클것

약 3년 하고도 몇개월을 더 지난 지금 시점의 조건은 아래와 같다.

1) 슈퍼가 무조건 가까워야 하고 이 슈퍼는 이왕이면 11시 이전에는 문 안 닫았으면 좋겠음.
아니면 까르푸 익스프레스라도 (10시에 닫음) 있는 곳
2) 회사에서 30분 이내 거리 무조건, 하지만 걷는 거리는 10분 이내여야 함! (겨울에 엄청 춥기 때문에)
3) 공원 필요 없고, 시내에서 가까울 것 (술 먹거나 밥 먹고 날 좋은날 집으로 걸어가면 매우 좋음, 그러나 일년중 단 몇개월에 불과하다는 점)
4) 엘레베이터 낡지 않은 건물
5) 배수 잘 되고 뜨신 물이 펑펑 나오는 집 ( 시내 가까이의 집들은 거의 대부분이 낡았는데 내부를 수리 해서 새 것 같은 집이 많은데, 왕왕 뜨거운 물이 나오기까지 약 2분의 시간이 소요 되는 집도 있음)
6) 조용한 집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유럽내 많은 집들이 고요한 밤 옆집의 말소리가 또는 TV 소리가 들릴때가 있다. 내용을 식별할 정도는 아니지만, 젊은 애들이 가끔 친구들이라도 초대해서 노래 틀고 지들끼리 놀때면 잠을 이룰수가 없음, 할머니 할아버지 사시면 좋은데, 이 분들은 또 내 소음에 괴로워 하실수 있음, 민감한 할머니는 밤 11시에 퇴근해서 구두 벗으면 이 소리 때문에 천장을 쿵쿵 쳐대시는 경우도...)

* 폴란드의 대부분의 집들은 매우 따뜻하다 외벽이 두껴워 외풍도 별로 없고 (창가는 물론 따로 살펴봐야 함), 하지만 역시 잘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아래의 조잡한 지도를 보면, 노란색은 내가 다시 집을 구한 다면... 선호하는 지역
(밤에 걸어다녀도 안전한 지역- 폴란드는 굉장히 안전한 나라여요)
빨간색 동그라미 부분은 큰 백화점이 있는 곳,
연두색 부분은 한국 식당, 작은 곳은 일식집 (비싼곳) 이 있는 곳이며, 분홍색으로 표시한 지역은, 내 무조건 살고 싶다 +_+ 하는 .....내가 가장 선호하는 거리다.
아! 그리고 빨간 X표는 지하철 역이며 파란 줄이 지하철 라인이다.

한창 2호선이 공사 중이나 현재 바르샤바에는 지하철이 1개 라인이 다다.

중심 지역을 Srodmiescia 라고 하고, 그 아래를 Mokotow 라고 하는데 이 밑으로 대규모의 거주 밀집 지역이 있다. 큰 집들도 많고 교외라 건물이나 회사 보다는 거의 대부분이 아파트와 공원이라 아이들 키우기에 좋은지 가족 단위로 많이 사는 것 같다. 지하철도 트램도 없는데다 버스는 약 10여분에 한대씩 다니는 지라 차가 필수 같아 보인다.
나같은 뚜벅이 족은 가뜩이나 걸어 다니는 걸 좋아하니 시내를 벗어날수가 없다는 말씀....
(클릭하시면 커짐)

물론 이 외의 지역이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내 선호와 내 취향을 고려한 추천 지역이기 때문에 이 점을 염두에 두셨으면 한다.




 


내 지금까지의 기억으로는 집을 구하는 방식은 이렇다.

1) 부동산
2) 인터넷
3) 지인

부동산의 경우 월세의 한달치 정도를 서비스 비용으로 지불해야 하는데 보통 반반씩 나눠서 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2000즈워티 이하의 집은 왕왕 혼자서 비용을 다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잘 살펴 봐야 하며, 최근 부동산들이 대여 보다는 판매쪽에 주력을 다하는 지라 자기네 싸이트에서 대여건들을 관리하는 건 드문것 같고 인터넷에 올라온 공고를 잘 살펴보고 연락을 하면 이게 에이전트가 올린 광고인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아무리 본인이 찾았어도 주인과 연락하고 약속 잡는걸 에이전트가 하기 때문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여기서 재미 있는건, 인터넷에 보면 똑같은 공고가 여러건 올라와 있는 경우가 있는데, 주인이 올리고 에이전트가 올리는 경우일수 있다.
잘 살펴봐서 주인이 직접 올린 것 같은 광고(회사 로고나 이름이 없이 개인 이름과 연락처만 있는 경우)의 연락처로 연락을 직접하면 대답은 좀 늦을수 있으나 비용을 줄일수도 있다.

약속을 잡고 방문을 하면 이곳 저곳 꼼꼼히 살펴 보고, 주인의 됨됨이도 잘 살펴 보는 게 좋다. 
주인이 가끔 시도 때도 없이 오겠다고 하는 경우, 문제가 생겨도 책임지지 않거나 오히려 뒤집어 씌우는 경우 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심술궂게 생긴 주인은 피하는게 좋다.

주인도 갠츈하다 생각이 들면, 적극적으로 자기 직업과 성실히 월세를 납부할 것임을 어필하는 것이 좋다. 회사가 좀 유명한 곳이면 좋고...
잘 웃고, 당당하게 어필하면 폴란드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인상을 받는 것 같다. 물론 예의는 필수....  기본적으로 한달치 집세를 보증금으로 내는데, 외국인이기 때문에 세 달치 받고 싶다 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인 능력으로 좋은 인상과 말솜씨를 발휘하여 깎을수 있다.

간혹 주인이 한달에 한번씩 직접 와서 월세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주인이 세금 신고를 안하고 싶어 하기 때문일수 있다.... 주인이 마음에 들고 그렇게 하고 싶다하는데 안된다 하기도 그렇고.... 하면 내 경우, 회사 앞으로 오라고 해서 매달 회사 앞에서 현금으로 줬다.
보니까 주변에 이런 경우 좀 있던데, 계좌가 없는 할머니, 전쟁 이후에 공공 서비스를 못 믿는 노인분들 같은 경우도 직접 오셔서 받아가신다고 한다.

자....이제 어디서 아파트를 찾느냐.... 하면 나는 아래의 싸이트를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Gumtree도 있긴 하지만.. 아래의 싸이트가 훨씬 나은 것 같다.

http://dom.gratka.pl

가서 아파트 Mieszkania 를 선택하고, 대여인 Wynajmy를 선택, 도시(Miasto)는 Warszawa, 마지막으로 지역(Dzielnica) 은  Srodmiescia (시내 중심지역의 경우, 약간 남쪽의 경우 Mokotow를 선택! ) 를 선택해서 가격 범위를 결정한 다음 찾기 Szukaj 를 클릭하면 된다.

(이 지역이 좀 광범위 하므로 지역을 선택했다고 마음 놓지 마시고 거리 이름을 보고 꼭 지도에서 찾아 보실 것을 강추 함!  아래에 사진을 넣고자 하나 어째 크기가 조정이 안되네?! 클릭하시면 커질 듯?!)



 
 
가격대는 참 뭐라 말씀 드리기 어려운 사항이나....
나같이 비자가 필요한 외국인의 경우, 집 주인이 본인을 거주 등록에 포함 시켜 줘야 하는데, 이걸 멜두넥 Meldunek이라고 한다. 집 주인이 직접 해주거나 또는 집 계약서와 특정 서류를 갖고 있으면 회사 HR에서 할수 있긴 한데 이게.... 번거로운 일이라 집주인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싼 집일수록....
2000즈워티가 넘어가는 집의 경우, 나름 고가의 집이라 할수 있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쉽게 해주지만, 1500즈워티 아래의 집주인들이 멜두넥을 선뜻 해주리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뭐 불가능한 건 아니고.... )
 
새 집의 경우 거의 대부분 1900 이상인 것 같고,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은 3년전에 새로 고쳤다고 하는데, 나름 깔끔하고 약 40sqm로 이케아 4인용 식탁이 들어가고도 남는 큰 부엌하나 방 (큰 서랍과 넒은 장농 포함) 그리고 샤워 부스와 세탁기가 있는 깔끔한 화장실이 있는 곳으로 1800즈워티를 내고 살고 있다, 그리고 가스, 전기, 물등 약 한달에 100즈워티 정도 내고...
 
나보다 싸게 또는 약간 비싸게 주고 오래 되었으나 보수 공사 된 시내의 아파트에서 살고 계시는 분도 있고, 훨신 싸게 오래된 -_- 정말 오래된 아파트에서 사시는 분도 있고, 약간 교외이나 지하철 가까운 곳에서 새로 지은 번쩍번쩍한 아파트에서 훨씬 비싸게 내고 주고 사는 분들도 있지만.... 각자 원하는 바가 다를수 있으니, 이 부분은 위의 정보를 가지고 본인의 취향에 맞게 골라서 사시면 될 것 같다.  
 
나도 지금은 새로운 곳에 아파트를 구해야 하는 실정이라 찾아보느라 눈이 빠질 지경이나, 혹시라도 바르샤바에서 정착하시는 분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후다닥 써보 았다는 이야기....
 
 
* 덧붙임
 
여기도 나갈때 청소 상태 안 좋으면 보증금에서 까고 줍니다.
그러니 청소 잘 하시고 공과금 잘 내시면 보증금 그대로 돌려 받는 경우도 있는데, 안 그런 사람들도 많아서 나갈때쯤 공과금도 안내고~ 청소도 안하고,어차피 안 돌려줄지도 모르는데 에라 모르겠다 하는 분들도 있고....
제 경우.... 여기 청소 점검하는 기준이 워낙 높아 제가 1박 2일을 꼬박 청소만 하여도 모자랄 것 같아 그냥 마지막 달에 집주인에게 협상 조건을 제시 합니다.
막달은 보증금에서 반은 그냥 청소도 하고~ 고장난데 있으면 고치고~ 너 가지거라 그러니 마지막 월세는 반만 주겠다.... 
(이건 상대적으로 허술한?! 좀 인정있는 폴란드에서나 통하는 얘기일 것임)
 
 
 
 
 
 

고향 생각

날마다 뜨는 신난한 뉴스에.... 마음을 주지 않으려 하다가도 문득 문득 머릿속을 파고 드는 고향 생각에 일손을 놓고 한참을 상념에 젖게 된다.

유럽에 살게 된 이후, 아름다운 마을, 성, 도시를 수 없이 갔지만 그 어느 풍광 보다도 내 마음을 흔드는 건, 여전히 기억속에 사진처럼 선명하게 각인 되어 있는 어린시절의 봄이다.
아직은 차가운 공기지만 따뜻한 햇살에 봄꽃이 천지에 피어,  그 향기가 은은히 퍼지는  봄 내음이 너무나 그립다.
누군가는 일본의 잔재라고 하지만 봄이면 평범했던 우리 동네를 동화속 환상의 세상 같이 만들어 버리던....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벛꽃, 교정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던 목련꽃 향기가 너무 좋아 한참을 나무 밑에 서 있곤 했던 그 순간과 또 이름을 알수 없는 갖은 봄 꽃의 향기들이 떠올라 머릿속을 뒤집어 놓을때면 그렇게 멍하니 책상앞에 앉아 어린시절의 추억으로 걷잡을수 없이 빨려 들어간다.

이 맘때면 상위에 오르던 향기로운 봄 나물과, 냉이국, 김이 오르는 막 지은 밥을 먹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물론 겨우내 먹던 음식이 결코 모자랐던건 아니다.
묵은지에 갖은 장아찌와 젓갈 종류는 전라도 사람들의 소울푸드와 같아서 겨울 내내 부족함 없이 밥을 먹었던 나다.
그때를 생각하면....감사하게도 먹는 것에 대한 즐거움,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도록 풍성한 식생활을 누렸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나는 아직도 샌드위치로 한끼 식사를 때우는 서구 식생활에 적응이 되지 않는다. 나에게 식사 시간이란 굉장히 소중하고 중요한 충전이자 기쁨의 시간이기에, 누군가와 식사를 하는 건... 그 사람과 영혼을 나누는 것이라고 했던 어느 유명한 요리사의 말처럼 가끔은 식사 시간이 신성하게 느껴질때도 있다.
그래서 어렸을때는 별 생각 없이 하던 밥이나 한번 먹자 하던 얘기가 나이를 먹을수록 잘 나오지 않는다. 정말로 같이 그 순간을 같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는.... 인사치레로도 그런 말을 하고 싶지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아직 어려 젓가락질이 서툴었던 때, 입맛이 없어 반찬 투정을 할때면, 할머니는 보릿물에 밥을 말아 굴미 한마리 구워 살을 발라 내가 밥을 퍼서 입에 넣을때 그 위에 올려 주시다가 내 손이 더뎌질때 쯤이면 젓가락 위에 명란젓을 조금씩 얹어 내 입에 넣어 주곤 하셨다.
그 기억 때문일까? 나는 유독 명란젓을 좋아한다.
(! 하지만 금방 무친 조개젓도 어디에 비할데 없는 맛이다. )

그렇게 내가 할머니와 밥을 먹고 있을때 엄마는 할머니집 마당에서 자라는 새파란 호박을 따다가 빨갛게 양념한 고등어와 보글보글 끓여 저녁식사 준비를 하고 계셨는데, 저녁 상에는 또 마당 한구석에서 따온 고추와 갖은 야채가 가득해서, 밥 한뭉텅이와 야채를 크게 싸서 된장을 올려 먹던 여름의 기억과... 그리고 어린시절의 내가 봄을 맞이하며 여름이 머지 않았다는 기대감에 설레이던 그 어린 마음도 떠올라 웃음이 난다.
고향이란 이런 건가 보다....
그때를 생각하면 온갖 색깔과 향기와 맛이 복합적으로 머릿속에서 피어 오른다.
어린 시절 역사 시간에 옛 조상들이 중국에 유학가 십년씩 생활하며 고향을 그리워 하며 쓰던 싯구를 읽을때나, 수구초심 같은 고사성어를 배울때면 이해가지 않았던 마음이 이제는 뼈에 사무치게 공감이 간다...

나는 친가 외가 모두 전라도 쪽이라 유난히 음식에 대한 기억이 많다.
철마다 목포에서 삼촌네가 보내 주던 바다 음식들, 그 중에서도 겨울에 올라온 감태를 장과 참기름에 무쳐 밥위에 올려 먹으면 얼마나 맛있던지...  목포에서 큰 박스가 도착하던 날이면 상위가 푸짐해지곤 했다.  멀건 국물에서 깊은 맛이 느껴지는 연포탕, 그냥 삶아 내기만 해도 눈이 뒤집힐 만큼 맛난 꽃게찜, (참고로 나는 꽃게를 정말 잘 발라 먹는다), 그 냄새만으로도 어질거릴 만큼 향긋한 간장게장에 갓김치가 상위에 올라오는 꿈을 아직도 나는 가끔 꾸곤 한다.

또 영광이 친가라 항상 냉장고에는 굴비가 있었는데....  정확히 말하면  조기지만, 늘 냉장고에 꽉꽉 차 있었다..  이걸 엄마가 기가 막히게 소금 간을 해서 (엄마님 친구 분께서는 소금 장수를 하시기 때문에 늘 양질의 소금이 집에는 가득) 구워 먹어도 그 맛이 천국, 졸여 먹어도 밥 두공기를 뚝딱 하곤 했다. 그렇게 먹어도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는 늘 반에서 키가 작아 1번을 내내 도맡아 했는데, 고등학교때까지도 작던 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약 6센치 정도가 컸으니 지금 그 친구들을 만나면 언제 이렇게 키가 컸냐며 놀라기도 한다.

예전엔 가을이 끝날 무렵 갑자기 차가워진 공기에 그렇게 마음이 심란하더니... 이제는 봄이 될쯤이면 옛 생각에 마음이 흔들거린다.
나는 언제쯤 고향에 돌아갈수 있을까...


아니 내가 생각하는 고향은 그 모습 그대로 거기에 있을까?
이제와 생각하면 내가 생각하는 고향은 내 마음안에만 남아 그 어느곳에도 남아 있지 않을 것만 같다.
특히 요새 신문을 읽으때면 마음 한구석에서 쿵하고 내려 앉는 느낌이 들어 더 그런지...
마음이 많이 심란하다.

11/26/2012

인종 차별을 성토하는 누군가를 볼때

이런 생각이 든다.
그가 당했던 그 일이 단지 그 사람의 출신 때문일까?
단편적인 생각으로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본인의사고의 수준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나온 불명확하고 미확인 된 상황 판단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 때가 많다.
특히나 말하는 사람의 수준에 따라 가끔 이 생각은 더 강해진다.

마트에서 또는 길에서 당하는 불쾌한 경험은 고국이라면 절대 경험하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먼저 묻고 싶다.... 나는 한국에서 약 26년을 줄곧 살았고, 그 시간 동안 불쾌하고 비이성적인 대접을 받은 경험이 수차례 있다.
외국에서 사는 지금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어렵지 않게 신문을 통해 접할수 있고, 가끔은 누군가가 지하철에서 맞기도 하고, 누군가는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당신이 만약 그 상황의 피해자라면,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어떤 이유를 가져다 붙일까? 한국에서 당했다면 아무도 인종 차별을 그 이유라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외국에서 이런 경우를 당하면 거의 대부분은 인종차별을 그 이유라고 생각하고 상황을 이해하려고 한다.

세상을 살다보면 억울한 일 당하는 경우 같은것.... 누구나 인생에서 경험해볼 수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서비스 직종에서 나도 일해 본적이 있고 그 덕분에 서비스직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
누군나 가끔 힘든 날이 인생에 찾아올 때가 있다. 아무리 일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쓰는 것이 녹록치 않은 날, 하필이면 내가 손님이 되는 경우, 살다보면 일상에서 이런 상황에서 내가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 법이다.
한국이라면 그러겠지....

저 사람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에이 오늘 운이 나쁘네....

그런데 외국에서 살면 사람들은 곧잘 그 상황을 상황 그대로 이해하기보다, 본인에게 가장 쉬운 설명거리를 핑계 삼아 위안하고 스스로를 위로 한다.
물론 다른 모습의 사람, 다른 생각의 사람, 다른 배경의 사람에게 느끼는 친밀도는 많은 것을 공유하는 사람에게 느끼는 것보다 확연히 적을수는 있다.  그리고 이런 배타적인 감정이 발전하여 때로는 사람의 역사에서 볼수 있듯이 처참하고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것을 차별이라는 단어로 단순화 하여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수준의 일들을 바라보기엔 무리가 있다.
물론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이 모든 이야기는 우리가 정신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을지라도 사람이라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이타심과 다른 사람의 아픔에 대해 공감할줄 아는 아주 기본적인 수준의 사회적 존재를 전제로 하고 있다.

생각해보시라, 내가 오늘 눈에 다래끼가 나서 욱씬 거리는 눈으로 수퍼마켓에서 일하는데 어느 순간 내 앞에 나와는 다른 모습을 한 사람이, 익숙한 물건을 들고 계산을 하기 위해 다가왔다. 당연히 말이 안통할것 같아 긴장도 살짝 되긴 하지만, 나는 아침 조회때 눈에 다래끼가 나서 어떤 상품이 세일에 들어갔는지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바로 그 손님이 내가 몇달이 넘게 팔아온 너무나 익숙한 물건에 대해 나에게 가격에 대해 뭔가를 말하려고 한다면.... 당신이라면 얼굴에 웃음을 가득 띄우고 그 사람의 언어로 그 사람이 이해 할수 있도록 차근히 설명해 줄수 있을까?
게다가 그 사람뒤로 이미 5~6명의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면?

그런데 나아가 알고보니 그 사람이 가격에 대해 말하려던 것이 맞았다, 그래서 그 가격은 내가 알던 일반 가격의 반 가격에 오늘 팔리고 있었으며 나와 비슷한 머리색, 비슷한 눈을 가진 사람들은 그 줄 뒤에 서서 나를 바라 보고 있다면?  게다가 눈은 점점 더 아파온다면?
'나' 는 과연 친절하게 그 사람이 알아 들을수 있도록 사과하고 일을 처리 할수 있을까?
이 경우 내가 느끼는 감정이 그 사람에 대한 것일까? 그 상황에 대한 것일까 아니면 나 자신에 대한 것일까?
'나'라는 사람은 인종이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을 차별한 것일까?
만약 이 손님이 이 상황에서 '나'를 인종차별 했다며 고소 한다면.... ??

그리고 이 상황에서 만약 그 손님이 바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라면?

당신은 인종 차별을 당했다고 느끼지 않을까?
다시 바꿔서 당신이 바로 그 점원이며 이 상황으로 인해 인종 차별 당했다며 고소를 당하거나 직장에서 처벌을 받았다면?

나 또한 유럽에서 산지 몇년이 되었고, 종종 불쾌한 경험이 있었지만, 그 사람이 단지 나의 외모로 인해 나를 인종 차별 했다는 느낌은 거의 받은적이 없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적은 종종 있었다) 그 사람의 인성이 또는 성품이 원래 그렇거나, 그 날 정말 힘들고 운수가 나쁜 날이라 나 또한 그로 인해 영향을 받은 것 뿐이거나, 단지 언어로 인해 그 사람이 어쩔줄 몰라 하다 나에게 자신이 스트레스 받은것을 숨기고자 하는 과정에서 불쾌하게 굴었던 경험이 대부분이었다. 때로는 방귀 낀 놈이 성낸다는 말처럼 내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못난 모습 때문에 오히려 더 다른 사람에게 날카롭게 대하기도 하는게 사람이라는 걸... 다들 알고 있지 않나?
그 상황을 잘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그래서 내 인생의 오류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있다면 타향살이가 그렇게 힘든 것만은 아니다.

사실 그럴때는 있다. 내 말이 모자라서, 내가 그 언어를 못해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 하지만 이 경우는 인종차별도 아니고 내 능력이 모자라서 벌어지는 상황일 뿐이다.
의사소통이 안 되는데 어쩌겠는가....
단순히 내가 동양인이라서, 단순히 내가 그들과 달라고 인종 차별을 당했다고 생각이 든다면 잘 생각해보시라, 객관화 시켜서,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호들갑 떨며 인종차별이 남의 일이 아니라 어쩌고 저쩌고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그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시면 좋겠다.

당신이 경험하는 불쾌하고 서럽고 기분 나쁜 대부분의 일은 한국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며 오히려 어떤 부분은 외국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당신이 한국에서 겪어야 할 다른 종류의 서러움과 힘든 경험들을 배재하고 있을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시면, 지금 내가 겪는 것이 과장할 필요도 없고 민감하게 받아 들일 필요도 없는 인생의 어느 한 부분임을, 어렵지 않게 깨달으시리라 생각한다.





5/13/2012

김장의 묘미

바르샤바에서 산지 2년 6개월, 당연히 늘어야 할 폴란드어는 잘 안 늘고 김장 실력만 나날이 늘어 간다.
한국에서 남동생 3명 둔 죄(?)로 필요에 의해 다져진 요리 경험 덕분에 밥은 잘 챙겨 먹지만, 손이 커져서 독신 생활을 시작했건만 요리를 한번 했다 하면 1~2인분이 아니라 4~5인분 요리를 하게 되어 고민이 컸다.
한창 요리를 하던 때는 내가 어리고 솜씨가 별로 없었던 터라 마른 반찬 같은 걸 잘 안해먹어서 이모들이 나물 반찬 챙겨주는 것 이외에는 늘 일품 요리 또는 전골등을 하나 크게 해서 밥과 먹곤 했는데,  남동생들이 워낙에 반찬 투정을 안하고, 남김 없이 다 먹어치우는 지라 집에 음식이 남는 날이 없었다. 남는 양념까지 밥위에 척 올려 김을 싸먹는 싹수를 발휘하시던 동생 분들 덕분에 나는 식탁 매너가 별로다. 입도 짧고 음식에 빨리 질려 한가지 음식을 많이 못 먹는다. 배가 불러서가 아니가 정말 맛에 금방 실증을 내기 때문이다. 별로 좋은 습관은 아닌듯 한데 그래서 늘 음식을 남기게 된다. 전에야 동생들이 다 먹어 줘서 별 문제가 없었지만 혼자 살기 시작한 후로.... 이 부분이 참 마음에 걸린다. 동생들 덕분에 집에서 살 때 음식물 쓰레기는 요리하다 나오는 부산물 정도 였는데, 크게 음식을 하다 혼자 먹을 음식을 하려니 늘 양 조절에 실패하고 마는 것이다.

잠시 딴소리를 좀 하자면...양희빈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나의 폭압에 눌려 맛에 상관없이 해주는대로 잘먹고 상 차리기도 잘 하고, 요리하다보면 볶거나 써는 등의 잔 심부름도 잘하고 또 뒷 정리도 잘하고 (본인은 늘 요리만 하고 뒷 정리는 동생들이....투정 부리면 밥 없다고 늘 으름장.... 그런데 남자들은 정말 밥에 약한 것 같다. 그렇게 내가 치사하게 굴고 눈물 콧물 쏙 빠지게 혼내 놔도 음식 크게 차려 놓으면 헤헤 거리고 앉아서 누나가 최고라며 밥을 먹는 걸 보면....  아무튼 이런 동생들 덕분에 나는 참 뒷 정리가 서툴다.) 나중에 누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동생들과 결혼하는 자매 분들은 식사에 대해선 별 걱정이 없으실꺼라 예상 되는 바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그럼 김치는 어떻게 먹었느냐....
나중에는 엄마네 세대도 동생둔 게 죄인지... 큰 이모가 크게 김장을 하셔서는 동생들에게 나눠 주시곤 하셨지만, 내가 어렸을 때 김장은 늘 아빠 몫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엄마도 돕긴 하셨지만, 배추 절이는 거나 양념 만드는 등의 주된 역할은 아빠 몫이었다.
워낙에 민감 하셨던 분이라....
어렸을 때부터 온갖 잡일에 호기심이 많았던 나는 김장하는 날이면 옆에서 알짱 거리면서 대충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고 있었으나 동참한 적은 없고 가끔 아빠가 실험을 하실때 (사이다를 깍두기에 처음으로 넣으시던 날 손을 덜덜 떠셨다는...ㅎㅎ) 옆에서 돕곤 했지만 본격적으로 김장을 하기 시작한 건 바르샤바로 이사하고 난 이후다.

처음 한국 배추의 3분의 1크기의 배추를 5포기를 사서 담그고 난 후에 몸살에 시달렸는데, 누워서 앓는 동안 50포기 100포기 김치 담그신다던 큰 이모 생각이 많이 났더랬다.  8남매의 큰 누나면 (물론 오빠가 위로 두분 계시긴 하나) 그 정도는 해야 하는 가보다.. 하고
그래도 다행히 이것 저것 만들어 본 가닥이 있어서인지 맛은 좋았다.
서양 배를 갈아 넣어 약간 떫은 맛이 느껴지긴 했지만 천일염도 아닌 암염으로 담근 김치이건만 다행히 쓴맛은 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두 세달에 한번씩 서너포기를 담궈 먹은지 어언 2년, 그 사이에 오이 소박이도 여러번 담그고 양배추 김치도 담궈 보고 파김치도 담궈 보면서 서서히 내공이 쌓여 가는 것 같아 스스로가 조금 대견하다. ㅎㅎ
처음에는 옆에다 인터넷 창 여러개 띄워 놓고 레시피 비교해 가면서 재료 하나 떨어지면 패닉을 일으키며 달려 나가 사오면서 담궜는데 요새는 대충 감으로 배추도 절이고 양념도 재료 하나 없어도 다른 걸로 대체해 가면서도 잘 만드는 걸 보면 역시 요리는 감이야..... 이러면서 흐뭇해 하고 있다.
신난한 타향 살이 이런 작은 기쁨이라도 없으면 어쩌나 싶다.

그렇게 어제 다시 오이 소박이, 파김치, 배추 김치를 담그고 기쁜 마음에 오늘은 돼지고기를 삶았다.
어렸을 때 외할머니는 손주들이 놀러가면 돼지고기를 삶아주시곤 하셨는데 생강과 누런 콩을 넣어 삶아 내셨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 다들 좋아서 무채를 듬뿍 올려 입안으로 가져가기 바빴다.
오늘 그 생각이 나서 냉장고에 있던 된장 조금, 생강에 양파 껍질을 넣고 어제 김장하다 남은 배 반쪽을 넣고, 노란콩이 떨어져 그냥 검정콩을 넣고 삶았는데 그 맛이 어린시절의 추억을 자극하는 맛이었다.
어제 잘 담근 김장 김치가 살포시 익어 오늘 점심은 정말 진수 성찬이 따로 없었다.

폴란드 돼지가 참 맛있다.
왜 그럴까?
전해지는 말로는 투르크 족이 침략해 왔을때 먹을 만한 것들은 싹다 잡아가고 자기들이 안 먹는 돼지만 남겨 두고 가서 돼지를 재료로 한 음식이 발달 되었다 하는데 그거야 요리법이 잘 발달된 거고 돼지 맛 자체가 좋은 건 무슨 이유일까?
폴란드의 자연을 생각해보면...땅에 석회질이 많아 감자가 맛있다는 것, 추운 겨울이 길고 해 나는 날이 적다는 것? 날이 추워 돼지들이 양질의 지방을 축적하나?
맛있게 먹으면 될일을 참 별 생각을 다하고 있다.

참고로 폴란드 돼지 목살을 사서 구으면 기름이 거의 안나오고, 삼겹살 부분을 사도 한국에서 구울때 나오는 기름의 반의 반도 안나온다. 이건 왜 일까? 궁금하다.
아 그리고 여기는 냉동 고기 파는데 없다. 물론 찾아 보면 있겠지만 동네에서 찾아 보기 힘들고 대부분이 생고기다.
싱싱해보이는 고기 사와서 양념없이 소금만 쳐서 구워도 그 맛이 기가 막히다.

김장으로 냉장고가 가득차서 그런가 마음까지 부자가 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