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마음이 어쩌면 이렇게 변덕스러운지 모르겠다.
바르샤바 날씨가 싫다고 남자친구에게 너네 나라 날씨는 왜 요러냐며 온갖 짜증을 부리던 내가 터키에서는 바르샤바의 날씨가 그리워 남자친구에게 이젠 날씨 얘기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 했다가.... 또 막상 돌아와 흐린 날이 계속 되는 2주를 보내고 나니 다시 쨍쨍한 터키의 하늘이 그리워진다.
아니지....사실 터키 날씨가 좋긴 하지만.... 에페소스에서 통구이 될뻔한 기억 때문인지, 그래도 바르샤바 날씨가 조금 더 낫다.... 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하지 않나 싶은게 지난 일주일간 내내 긴팔에 가벼운 외투까지 입고 다녔으니 7월 날씨라고 하기엔 너무 춥다!. 비라도 오면 코트 꺼내 입어야 할 것 같은 찬 바람이 몰아친다.
앗 방금 취리히 날씨를 찾아 봤더니 그래도 바르샤바가 나은듯.... 취리히는 17~8도를 맴도는 데 그래도 바르샤바는 24~5도.... 유럽 땅을 밟은지 몇해가 흘렀건만 날씨는 아직도 적응이 잘 안된다.
가끔은 찌는 듯한 한국의 여름이 그립다. 심지어는 장마철의 텁텁한 습기까지 그리울 정도다.
뜨끈한 삼계탕도 먹고 싶고 풋고추 우렁이 가득 들어간 된장 찍어 쌈채소 가득 넣어 커다랗게 한입 베어 물고 싶기도 하고.... 여름 느낌이 물씬 나는 한국의 더위가 그립다.
유럽의 여름은..... 가끔은 여름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슬슬 한국이 그리워지는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좋은 한국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일까? 처음 나왔을 때는 별 생각 없더니 언제나 무던히 옆에 있어주던 친구들이 그립고.... 나를 한결같이 이해해주던 친구들이 그립고, 나이는 달라도 마음이 잘 맞던 언니들이 그립다.
가까이 있을때는 늘 그런줄 알다가 막상 떨어져 나와 내맘 같지 않는 사람들을 겪다 보니 새삼스럽게 내 친구들이 더 소중하고 고마운 것 같다.
어렸을때는 싸워도 정이 들더니 나이 먹으니 작은 마찰만 생겨도 얼굴 보기가 왜 이렇게 힘든지..... 예전에는 미안해 내가 더 잘할께 한마디면 풀릴일이 왜 이렇게 더 꼬이기만 하는지 모르겠다. 알수 없는 일이다.
누군가가 나보다 삶에 대해 훨씬 잘 알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꼭 묻고 싶다.
왜 내 의견을 얘기 하면 그 의견은 전달 되지도 않고 (듣는 것 같지도 않고....) 타당한지 여부는 검토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상대방은 자기를 무시하는게 아닌가를 먼저 생각하고 나는 어느새 남을 가르치려 드는 버릇 없는 사람이 되는건지 모르겠다.... 이게 비단 한국인의 문제인가 아니면 내가 아직 사회 생활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인가의 여부도 잘 모르겠다.
고심해서 단어 하나까지도 고르고 골라 얘기를 해도 뭔가 벽에다 대고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때가 있다.... 이게 내 접근 방식의 문제라면 오히려 바꿔 볼만한 여지도 있고 의문이 훨씬 쉽게 풀릴 것 같다. 오히려 가끔은 영어로 얘기 하는게 명쾌할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
서비스 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존경스럽게 느껴지는 때다.... (특히 한국)
나도 가끔은 내 머리를 열고 들여다보고 싶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조금만 더 성의를 가지고 생각해보면 누구라도 내 생각이 미치는 범위는 얼마든지 도달 할수 있고 또 짐작이 가능하다 즉 별 다른게 없다는 얘기다.
글쎄... 뭐가 다를까.... 다른거 없지. 개개인의 차이라는 보편적인 개념만 이해한다면....
내 삶에는 뭐가 있냐... 왜 즐겁게 사느냐 쪽으로 접근을 한다면 좀 더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볼 가능성은 있는 것 같다.
우선 늘 남의 떡이 커보인다는 진리와도 같은 말을 띄워 드리고 싶고....
생각하는 걸 즐기느냐 즐기지 않느냐의 여부가 있긴 하지만 개인적인 취향과 관계되는 지라 생략, 삶에 치여서 또 지쳐서 생각을 안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건 본인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자세와 애정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너무 지쳐서 체념하는 사람도 많이 있지만....자기 인생이라는 자동차를 몰고 가면서 운전대 안잡고 갈수 있나? 뭐 인생 망치는 것도 자신의 선택과 무관하다고 볼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1인이기 때문에......
본인이 생각을 멈추지 않고 바른 선택(도덕적인 의미의 바른이 아니고 본인을 위한, 본인에게 맞는...최선의 선택이라고 할수 있음) 을 추구하고 이를 지지할 의지가 확고 하다면 본인의 행복을 남과 비교해 스스로를 깎아 먹지 않는 이상 행복해지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의지가 확고하지 않아 중도 포기한 사람들에게는 늘 남의 이야기로 남겠지만.....
아 뭔가 오늘은 굉장히 변명하고 싶고 나라는 인간에 대해서 강력히 변호 하고 싶은 날이다.
7/26/2011
7/25/2011
동생이란....
둘째 동생이 유럽여행을 왔다.
전공 특성상 졸업 후 바로 군인이 되는 동생의 상황을 고려해 봤을때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방학으로 제한 되기 때문에 1학년인데도 불구하고 엄마와 의논하여 엄마는 비행기 표, 나는 여행비를 대기로 했다.
너무 급작스럽게 결정된 터라, 너무나 걱정이 된 나머지 네덜란드에 있는 남자친구까지 동원해 여행 루트를 짰는데 남자친구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다 큰 성인 남자인데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게 어떻겠냐고 했다.... (그거야 니 생각이고....) 하지만 내겐 아직도 어리기만한 동생이라 마음이 놓이질 않았다. 동생과 최대한 함께 있을 수 있도록 개인 휴가도 내서 함께 다닐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지만 그녀석 혼자 여행하는 기간이 2주가 넘는지라 내내 마음 한쪽으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막내 동생과 마찬가지로 동생이라고 하기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일까.... 가끔은 야속하기도 하고 속도 많이 태웠지만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단 한순간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
늘 어른같은 표정을 짓고는 눈물이 많았던 녀석이 어느새 커서 대학교를 들어가고 혼자 여행을 하겠다고 배낭을 매고 눈앞에 나타나자 금내 눈이 뜨거워졌지만 언제나 그랬듯 나는 감정을 감추고 차갑게 대답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혹시라도 무슨일이 생기면 어떻하나.... 이상한 사람을 만나서 흉한 일이라도 당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 배낭 여행으로 18일에 쓰기엔 좀 많다 싶은 금액의 돈을 유로로 바꿔서 줬는데..... 이 녀석이 얼마나 아끼고 아꼈는지 반이 넘게 남겨왔다.
누나 집에와 안심했는지 바로 잠이 든 동생 옆에서 그 녀석이 여행 기간 동안 쓴 일기를 들춰 보는데 돈을 아끼려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알수 있었다.
철자는 다 틀려서 얘가 대학생이 맞나 싶은 생각에 웃음이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기특 하기도 하고.... 이젠 정말 다 컸나 보네.. 하는 생각에 섭섭하기도 하고....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들이 밀려왔다.
공항에서 손을 흔들고 사라지는 그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걸 보며 엄마는 기분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어 하루 종일 기분이 묘했는데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 삐뚤빼뚤한 글씨의 편지가 놓여 있었다.
동생은 나와는 무척 다르다.
서툴지만 정이 많고 사랑이 많다. 아직도 엄마가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때면 엄마 다리를 끌어 안고는 응석을 부린다. 차갑게 옳고 그름을 따져가며 비판하는 나와는 전혀 다른 성향을 지녔다. 힘든 시간도 있었고 나도 어려서 사랑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해 순수하게 사랑해주기 보다는 내 욕심이 앞서 동생들에게 늘 냉정하게 대했다.
첫째라는 자리 때문인지 늘 동생들에게 실수 하면 안된다,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따뜻한 말을 건네기 보다는 이성적인 충고를 하려 노력했다. 나보다도 훨씬 어렸던 그 녀석들의 눈에 나는 어떻게 비춰졌을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가슴 한쪽에 서늘한 바람 같은게 분다.
다행히 나같은 냉정한 누나 밑에서도 그 녀석은 따뜻한 본성을 잃지 않고 컸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날때부터 지니고 있는게 다른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나중에 돈 많이 벌면 누나랑 엄마랑 꼭 옆에 데려다 놓고 함께 살고 싶다는 말에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나도 엄마한테 이런 멘트 한번 날려 줘야 하나? 하는 생각도 좀 들고....
오랜만에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수 있는 기회 였던 것 같다.
.... 누군가가 그립다..는 감정도 참 오랜만인것 같다.
전공 특성상 졸업 후 바로 군인이 되는 동생의 상황을 고려해 봤을때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방학으로 제한 되기 때문에 1학년인데도 불구하고 엄마와 의논하여 엄마는 비행기 표, 나는 여행비를 대기로 했다.
너무 급작스럽게 결정된 터라, 너무나 걱정이 된 나머지 네덜란드에 있는 남자친구까지 동원해 여행 루트를 짰는데 남자친구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다 큰 성인 남자인데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게 어떻겠냐고 했다.... (그거야 니 생각이고....) 하지만 내겐 아직도 어리기만한 동생이라 마음이 놓이질 않았다. 동생과 최대한 함께 있을 수 있도록 개인 휴가도 내서 함께 다닐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지만 그녀석 혼자 여행하는 기간이 2주가 넘는지라 내내 마음 한쪽으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막내 동생과 마찬가지로 동생이라고 하기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일까.... 가끔은 야속하기도 하고 속도 많이 태웠지만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단 한순간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
늘 어른같은 표정을 짓고는 눈물이 많았던 녀석이 어느새 커서 대학교를 들어가고 혼자 여행을 하겠다고 배낭을 매고 눈앞에 나타나자 금내 눈이 뜨거워졌지만 언제나 그랬듯 나는 감정을 감추고 차갑게 대답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혹시라도 무슨일이 생기면 어떻하나.... 이상한 사람을 만나서 흉한 일이라도 당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 배낭 여행으로 18일에 쓰기엔 좀 많다 싶은 금액의 돈을 유로로 바꿔서 줬는데..... 이 녀석이 얼마나 아끼고 아꼈는지 반이 넘게 남겨왔다.
누나 집에와 안심했는지 바로 잠이 든 동생 옆에서 그 녀석이 여행 기간 동안 쓴 일기를 들춰 보는데 돈을 아끼려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알수 있었다.
철자는 다 틀려서 얘가 대학생이 맞나 싶은 생각에 웃음이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기특 하기도 하고.... 이젠 정말 다 컸나 보네.. 하는 생각에 섭섭하기도 하고....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들이 밀려왔다.
공항에서 손을 흔들고 사라지는 그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걸 보며 엄마는 기분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어 하루 종일 기분이 묘했는데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 삐뚤빼뚤한 글씨의 편지가 놓여 있었다.
동생은 나와는 무척 다르다.
서툴지만 정이 많고 사랑이 많다. 아직도 엄마가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때면 엄마 다리를 끌어 안고는 응석을 부린다. 차갑게 옳고 그름을 따져가며 비판하는 나와는 전혀 다른 성향을 지녔다. 힘든 시간도 있었고 나도 어려서 사랑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해 순수하게 사랑해주기 보다는 내 욕심이 앞서 동생들에게 늘 냉정하게 대했다.
첫째라는 자리 때문인지 늘 동생들에게 실수 하면 안된다,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따뜻한 말을 건네기 보다는 이성적인 충고를 하려 노력했다. 나보다도 훨씬 어렸던 그 녀석들의 눈에 나는 어떻게 비춰졌을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가슴 한쪽에 서늘한 바람 같은게 분다.
다행히 나같은 냉정한 누나 밑에서도 그 녀석은 따뜻한 본성을 잃지 않고 컸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날때부터 지니고 있는게 다른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나중에 돈 많이 벌면 누나랑 엄마랑 꼭 옆에 데려다 놓고 함께 살고 싶다는 말에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나도 엄마한테 이런 멘트 한번 날려 줘야 하나? 하는 생각도 좀 들고....
오랜만에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수 있는 기회 였던 것 같다.
.... 누군가가 그립다..는 감정도 참 오랜만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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