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 언니가 결혼 한다는 비보?! 를 듣고 갑자기 일하다 말고 곰곰히 생각을 해 보았다.
나는 왜 결혼을 파토 냈을까?
그걸도 결혼 한다고 가족들에게 말 다하고 회사에도 말 다 해 놓고......
간도 크지....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런적이 한 두번이 아니 었던것 같다.
나는 6살때부터 피아노를 쳤다. 초등학교 시절 내내 내 생활은 피아노-> 미술 학원 -> 수영장 (겨울엔 스케이트) 을 전전하다 밤에 다시 피아노를 치는 생활의 반복이었다.
엄마가 학원을 하셨던 관계로 늦은 출근 + 늦은 퇴근을 하셔서 그랬던 것도 있고.... 우선 나 스스로가 그런 생활을 무척 즐겼던 것 같다. 짬짬이 서예도 배우고 한눈도 슬쩍 슬쩍 팔아 가면서 그렇게 초등학교 시절을 잘 보내고 있을 무렵 5학년이 되고, 중학교가 뭐임?? 나는 예중 갈꺼임 당근 내 인생은 피아노지!!! 하고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초등학교 친구 하나가 피아노를 갓 시작했다. 처음에는 친하니까... ㅎㅎ 하고 이것도 가르쳐주고 저것도 가르쳐주고 나름 아는 척을 했는데 글쎄 시간이 지나니 이 친구가 그 짧은 시간에 나를 훌쩍 뛰어 넘어 환상적인 솜씨로 연주를 하는게 아님?
(그 환상적인 솜씨로 연주했던 곡은 바로 쇼팽의 즉흥 환상곡이었음)
그 때의 충격이란.... 지금도 말로 다 할수 없을 만큼 생생하다...
비참하고 또 비참해서 피아노 학원도 안가고 (사실 내가 좀 널럴하게 즐기면서 치긴 했지만...) 그렇게 방황 아닌 방황을 하다가.... 예중은 무슨 예중이야 난 이제 앞으로 피아노를 안 칠꺼임... 하고 충격 선언을 했다.
엄마는 딸 내미 방황하는 것 같긴한데 학원일이 바빠서 신경 못 써주시다가 (사실 우리 엄마는 방목주의자임) 그만 둔다고 하니 잘 되었다!! 하면서 냅다 피아노를 팔아 버리신게 아닌가!!!! 아무리 내가 그만 두겠다고 했다 해도 그렇지 엄만!!!!!! 하고 속으로는 분노 하였으나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쿨 한척 하느라 바빴으니....후......그때의 씁쓸함이란....... 어린 나이에 인생의 씁쓸한 맛을 본 첫 순간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후 피아노로 치다가 다른 음악적 재능을 발견! 쑥쑥 뻗어 나가는 사촌 언니의 인생을 지켜 보면서 아... 그래 음악은 정말 타고 나야 하는 것인가!!! 를 곱 씹으며 괴로워했다. 아.. 사촌 언니는 줄곧 피아노를 치다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성악으로 전향하여 (대학교 진학까지 2년을 앞둔 시점) 급 성장을 거듭하여 그 능력을 인정받아 장학금 받아 슈트트가르트로 유학도 가고 콜로라투라의 대가인 아라이자 선생께 사사도 받고 취리히를 기반으로 하여 활동 하시며 나름 스폰서도 계시고 아무튼 지금은 나름 잘 나가는?! (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일이 끊이지 않는) 성악가가 되셨다. (지금도 울 사촌언니의 신체를 보면....그래 세상은 불공평한거야...... 하고 생각한다. 몸이 악기인 성악가로서 참 좋은 조건은 많이도 지녔다. 넓은 소리통 (몸통) 떡 벌어진 어깨와 큰 입, 왕가슴 (의상이 잘 어울려효ㅋㅋ) 긴 목과 큰 얼굴 + 커다란 눈 코 입 (실제로 보면 큰데 무대 화장 하고 무대에 올라가면 딴 사람임, 멀~~~리서 봐도 눈코입이 잘보이는 고로 감정 표현이 그대로 전달 됨)
울 언니의 왕가슴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라가면 굴곡 좋은 몸매가 되고, 큰 키는 무대에 올라가면 안정감을 준다. (성악도 비쥬얼이 중요해요) 남들보다 폐의 물리적 크기도 크시단다....
하여간 숨은....
뭐랄까.... 예쁘고 아름답다고 말하긴 힘든데 무대에 올라가면 그 진가가 발휘되는 비쥬얼....
뭐.... 노래도 잘하시지만서도.... 그...그냥 나의 비루한 의견으로 보기에 재능은 타고 나셨고, 신체 조건도 좋으니 드는 생각....
(사족이지만 아라이자 아저씨 젊었을 때 노래 들어보면.... 정말 고운 미성의 소유자신데... (영상만 보고 환상을 키웠던 1인) 막상 가까이서 얼굴 보면 큰바위 얼굴 이셔서 깜놀~)
아무튼 내 얘기로 돌아와서 그때의 깜짝 발표는 지금도 집안에서 두고두고 회자 되고 있다 (결혼 파토 낸 이후..) 당시 온 집안 사람들은 내가 다들 피아노 전공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대뜸 그만 둔다니 니가 뭘 할래.... (그 어린애를 데리고... -_- 나참) 하고 겁부더 주시더라능....
그때부터 시작 된것 같다... 내가 뭐 하겠다.. 또는 하지 않겠다 하면 늘 나오는 반응 들....
'쟈는 어렸을 때 부터 저리 독한 구석이 있더라니까....' ( 사실 독한 것과는 상관이 없는 것 같은데...)
또는 '쟈는 저렇게 때 되면 깜짝 깜짝 사람을 놀래킨다니까.... 어째 요새 조용하다 싶더라니....'
그리고 고등학교 때 대학교 안 간다고 선언하고 -_- 당시 합격증 받아 놨던 모 여대 일어과 등록 안하고 탱자 탱자 논것도.... 물론 일조했지....
아.... 그때 진짜 부모님께 불효 했지....
고등학교 졸업 무렵.... 대학교를 안간다고 선언하고....
일어 일문학과 붙었는데 등록도 안하고 (마미한테 말도 안해주고...) 집에 눌러 앉아 잉여 짓을 한 2년 했는데.... 우리 부모님도 참 대단하시지.... 별 다른 말씀도 안하시고.... 용돈 꼬박 꼬박 주셨다능.... (내 생각에는 어린 남동생들 착실히 돌본것에 대한 일종의 보상 심리가 아니셨을까 싶다... )
그 당시 나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가.... PC통신 (역사 동호회 덕후..) 각종 글 읽기, 그리고 여행.... 요가 그리고 연애 .... (아이 죄송해...)
아직도 이모들은 그 때를 두고 두고 회자 하시며 얘기 하신다.... ' 하여간 쟈는 간도 커.... '
'난 쟈가 사람 구실 못 할줄 알았잖아요~ ' ㅎㅎㅎㅎㅎㅎ
물론 그 몇년 후 갑자기 대학교 가겠다고 선언, 경제학과 입학증 들고 와서 돈 내달라고 해서 어른들 입에서 거품 물게 한 사건은 그냥 넘어 갈까 싶다....
그래도 그때는 나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셨다고 생각하고 싶기 때문에.... 허허허허허
당시는 요가가 붐을 일으키던 시대였다.
너도 나도 요가를 배우고 싶어하던 시절....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딸리던 시기였다....
공급은 택도 없이 딸리는데 너도 나도 사겠다고 난리다. 그럴때 무슨 현상이 발생 하느냐.... 사기가 판을 친다... 검증도 안 된 상품이 높은 가격에 팔려 나간다.... 나도 그 대열에 살짝 묻어간 경우인데, 일주일에 한두번씩 요가 좀 몇년 배웠다고 내가 요가 선생이 될수 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YES다.
그 당시는 요가 선생이라는 지위는 검증되지 않은 협회에서 남발하는 자격증만 손에 쥐고 있으면 치킨집 아줌마도, 화장품 가게 아줌마도 누구나 될 수 있던 시기였다.
가히 요가계의 춘추 전국시대...
그렇게 협회에서는 나름 몇년 간 요가를 했던 나를 살살 꼬셔서 (ㅎㅎ) 얼굴에 화장 하고 가르치면 니 나이를 모를 꺼라는 둥, 높은 시급을 제시하며 잘 구슬렸다.
$_$
나는 그렇게 꼬임에 넘어갔다. ㅎㅎㅎ (그렇다고 지금 내가 순진한 양이었다는 변명을 늘어 놓고자 하는 건 아님)
얼굴에 솜털이 보송보송 했던 22살의 나는 회사를 다니다 스트레스에 치여 새롭게 인생을 모색 해보고자 하시던 20대 후반, 30대 초 중반의 언니들과.... (직업은 다양했다. 대사관 직원 -그런데 지금은 이 언니가 이해가 안감- 나름 대기업에 다녔던 언니, 무용 하던 언니, 간호사 하던 언니, 중소 기업에서 경리하던 언니, 스테이크 전문점 경영하시던 언니 등등등, 다들 뭔가 자기 인생의 회의를 갖고 계셨던 듯 ) 또는 일종의 목적을 가지고 (건강 증진 + 특별한 목적의 체력 & 신체 보강 등등) 수업에 들어 오시는 40대 50대 아줌마들에게 요가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아.... 다시 생각해도 등줄기에 식은 땀이..... -_-
우습게도 나는 그 인생 선배님들께 마음에 담고 있는 인생의 짐을 내려 놓고 지금 이 순간에는 호흡에만 집중하자 -_- 는 택도 없는 소리를 해댔고.... 선생이라는 감투는 그리도 대단한 것이었던가!!! 인생의 단맛 쓴맛은 다 보셨을 법한 언니들은 순진하게 눈을 감고 내 말을 따라하곤 했는데 그게 과연 마음에 와 닿아서였는지 120만원이라는 협회비가 아까워 나도 자격증 하나 받아보자는 생각이었는지는 아직도 확인할 길이 없다.
그 중.... 일부는 나를 애기 처럼 예뻐하셨고 일부는 나를 지깟게 무슨 선생이야... 라는 태도로 대하셨다. 생각없었던 나는 나를 예뻐해 주시던 언니들 뒷꽁무니 졸졸 쫓아 다니며 언니들이 사주는 거 넙죽넙죽 받아 먹으며 예쁨을 독차지 했다.... 뭐랄까... 화려한 밤문화는 덤으로 얻을수 있었고... 덕분에 다른 언니들에겐 협회 회장 며느리 자리를 노리는 당돌한 뇬! 취급을 받았다. (당시 프리미엄 얹어 줘도 싫은 외모를 자랑하시고 저급한 지적 수준을 지녔던 아들님을 두신 협회장님....)참 다양한 인생 경험을 했다고 할까....
사실 내가 요가 강사를 하겠다고 나선것은 높은 시급 때문이었다. 당시는 시간당 페이가 약 십오만원에 육박했었으니... 할말 다했지... 쩝
기업 출강이라도 나가는 경우 23만원 정도도 받아 본것 같다.
음.... 좋은 시절이었지...
당시 내가 요가 선생을 하겠다고 하자 우리 가족들은 다들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갑자기 요가라니??
그 삐짝 마른 할아버지들이 하는 거 아냐??
밥 안 먹고 이상한 포즈 취하는 거 아냐? 가 우리 가족들이 요가에 대해 이해하는 전부였으니... 나는 단순히 경제적 목적을 위해서 그리 결정 한 것인데 (솔직히 말하면 유흥비 마련 ㅎㅎㅎㅎ 그래봤자 내 수준은 기껏해서 신사동 뻐꾸기에서 닭똥집에 소주 2잔이 전부... 그런데 그렇게 술만 마시면 내가 계산을 하겠다고 지X을 떨었다는 후문... ) 우리 가족들은 인도의 빼짝 마른 수염 기른 할아버지를 연상 하신 듯....
역시나 우리 이모님들은 '쟈는 정상이 아녀... 우리 동생 불쌍 해서 워쩐디야....' 하시며 저녁 상에서 소주를 들이키셨던 기억이.... 흠.....
물론 그 기우는 오래 가지 않았다. ㅎㅎㅎ
참 신기한게... 그 당시 새벽 수업을 했었는데 (주3회) , 밤에 술처먹고 2~3시에 들어가도 (다시 말하지만 그래봐야 소주2잔에 맥주 1잔.... 아 이 저렴한 술 실력...그 당시에 어떻게 고것 조금 먹고 그리 늦게 까지 놀수 있었는가가 미스테리...) 어쩌면 그렇게 새벽 5시에 발딱 일어났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
지금은 밤에 늦게 까지 술마시고 들어간 다음날....부장님이 9시에 전화 하시면 벌떡 일어나서 목소리 가다듬고 가는 길인데요... 하고 말하지만 항상 딱 틀킴...
그래도 티 안내려고 그런날이면 꼭 화장함...
그런 날 부장님이 물끄러미 한번 더 바라 보실때가 있는데 그 느낌이 마치 너 오늘 왜 화장했는지 알아 ㅎㅎㅎ 하고 딱 알아 차리시는 것 같은 느낌에 제발 저리는 하루를 보냄
그러고 보니 내 과거가 파란 만장 하였군.....
두부집 총각이 한겨울에 우리 집 앞에 와서 5시간 기다리다가 우리집 식구들 다 보고 인사 드리고 나는 집에서 쿨쿨 자느라 이모들한테 남의집 아들 눈물 뺀다고 욕 바가지로 먹은 일, 장사한다고 갑자기 동대문에서 새벽에 옷 팔고 다니다 들겨서 어린년이 겁도 없이 밤에 장사한다고 또 욕을 바가지로 먹었던 일, 말도 없이 여행가서 혼자 요리 조리 놀고 다니다가 경찰한테 걸려 행불자로 경찰차 타고 목포 삼촌집으로 급 이송되어 문 앞에서 이모들한테 빗자루로 맞은 일 (이렇게 쓰니 나는 엄마가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 학교 생활 잘 하다가 어학연수 보내주신다는 어마마마의 말씀 붙잡고 2주만에 급 결정하여 몰타라는 섬에 간다 보고 드리자 다들 거기가 어디냐.... 인신 매매하는 섬 아니냐... 등등 도대체 몰타가 어디에 붙어 먹은 곳이냐 왜 영국이나 캐나다 미국 호주 놔두고 그런 깡촌에 들어가느냐 니가 제정신이냐 겁을 상실했냐 등등 -_- 의 협박과 훈계와 꾸중의 삼중고를 이겨내고 비행기에 올랐던 일, 그러고 가서 6개월간 연락 딱 2번 했더니 귀국날 엄마 이모 공항에 나와 지중해에서 맨날 수영하고 노느라 까맣게 탄 내 모습을 보시고 내 새끼 뭔 고생을 이리 했느냐 대성 통곡 하신일 등등 ( 다음해에 연수 떠난 사촌 동생은 어른들 말씀 착실히 듣고 호주로 ㄱㄱ )
아 불효막심했던 내 과거....... 나 진짜.....효도 해야 하는데... 정말
그래도 나는 참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능.... (우리 엄마가 그래도 참 방목 스타일이신데 내가 하고 개념이 없어 조금 숨 막혀 하긴 하였으나.....)
뭐 폴란드 올때도 난리도 아니었음.. 이건 전에 썼으니 생략....
나와 비교하면 천사와도 같았던 내 사촌 동생, 사촌 언니들.... (여자들만 봤을때.... 그래도 남자 사촌들도 사고 친놈은 그 많은 넘들 중 딱 2명) 덕분에 욕 많이 먹고 컸다.... -_-
아... 한명만 좀 반항 좀 해 줬어도 같이 으쌰으쌰 했을텐데... 나는 앞에서는 웃으면서 네네네 하고 꼭 뒤에가서 사고 치는 성격이라 예쁨도 참 많이 받았지만 덕분에 혼나기도 많이 혼남.... 너는 호기심도 없니? 하는 내 질문에 별로~ 라고 대답했던 내 사촌 동생... (이 냔은 대학교 1학년때부터 한 남자만 만나서 내 후년쯤에 결혼 한다는데.... 휴....니네는 안싸우니... 어릴때 만나면 싸우다 깨질법도 한데 나참... 내가 미성숙한건지...) 독일 유학 나가서 스위스에서 일하는 동안에도 연애에는 눈도 안 돌리고 열~~심히 일만 하시고 수녀와도 같은 생활을 하신우리 사촌 언니.... 언니는 남자 안 만나고 싶어? 하는 내 질문에... 별로.... 울 언니는 예술성으로 본능을 초월한 걸까.......하고 생각했었는데... 그랬던 언니가 한국 들어와서 3개월만에 급 결혼 발표.... 세상은 요지경.... 난 정말 우리 언니가 남자 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구름위를 둥둥 떠 다니신단다.... 나는 참 그런 부분이 부럽다.... 어떻게 그렇게 사람을 금방 좋아하고 믿을 수 있지?
그 외에도 어렸을때부터 사고라곤 한번도 쳐 본적 없고.... 지금도 착실히 사회 생활 + 열렬한 신앙 생활이 인생의 전부인 하나님의 어린양 울 사촌 언니 1, 28에 척 시집가서 열심히 신랑 뒷바라지 하고 있는 배태랑 주부 사촌 언니2 등등.....
나만 우리 집에서 까만양이얏!!!!!
나는 옛날부터 누가 하지 말라면 늘 왜? 하고 물어 봤다고 한다.
그러니까 왜 하면 안되는 거냐구.... 설명해 달라고..... 쪼끄만 뇬이 요렇게 물어 봤다고 울 이모 + 삼촌 + 사촌 언니들이 간증하여 주셨다. 뭐 하라고 하면 무조건 '싫어! ' 라고 해서 같이 놓아 주기 왕 짜증 났다는 증언과 함께....
곰곰히 앉아서 나란 인간에 대해서 생각해보면....나는 틀이 강한 사람을 싫어하는 것 같다.
(불편해.... )
마땅한 이유 없이 고집 부리는 사람이 싫다. 이상한 원조 의식에 사로 잡혀 다른 건 무조건 배재하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힘들다... 세계관도 좁고 보는 것도 적으면서 자신이 믿는게 최선이기 때문에 남한테 감히 충고 하려는 그 모습이 불편하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그런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
다른 사람이야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 가겠는데.......이런 내 성향 때문에 요즘 우리 엄마랑 같이 있으면 불편한 것 같다.
뭐랄까... 나의 모친 께서는 어떨땐 한 없이 관대하고 개방적이면서 삶의 조건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폐쇄적이고 고정적이다.
그동안 내가 울 엄마를 몰라도 한참 몰랐지....
남자가 주는 돈 받아 살림하고 사는게 복 있는 여자다 라는 관념
차 몰고 예쁜 주방 용품 사모으고 예쁜 옷 입고 화장하고 살랑 살랑 다니는게 여자인생의 최고 성공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우리 엄마는 나를 그렇게 키우지 않으셨다.
지금까지 니가 하고 싶은 것 다 해봐라, 궁금 한것 있으면 참지 말고 해봐라, 늦게 들어와도 괜찮다, 여자라고 해도 하고 싶은 공부 다 시켜주마... 뭐 어떠냐~ 하고 지금까지 끝도 없는 자유를 주셨으면서.... 이제와 결혼 문제가 결부되자 갑자기 태도를 바꾸곤 너무나 낯선 모습을 보여주시니... 내가 놀랄 수 밖에
본인도 평생을 일하셨으면서.... 그럼 지금까지의 모습은 진심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조금 씁쓸하기도 하고....
다행히 우리 엄마는 고집을 부리거나 억지를 부리는 분은 아니라.... 그냥 둘이 있으면 말이 없을 뿐
뭐 우리 모녀가 원래 그렇게 친근하게 굴거나 다정하게 지내는 사이는 아니니.... 씁쓸할것도 슬플것도 없다. 어차피 그 어떤것도 강요하실 분은 아니니.....
그런데 왜 나는 엄마의 지나가는 한마디에 약해질까....
그나저나 오늘도 산으로 가는 나의 이야기.....
뭐랄까... 마무리 하자면....
나는 그냥.... 세상에 안될게 뭐 있어? 하고 생각하는 그냥 호기심 많은 인간일 뿐인데
다들 나를 너무 과격하고 개념 없고 겁 없는 인간으로 생각하셔서 좀 슬픔....
왜 그렇게 정도만 걸으시는지... 그냥 좀 길에서 벗어나도 재미있게 살면 안됨?
젊을때 사고 좀 칠수 있는거 아님?
그리고 가던 길이라도 좀 아닌거 같으면 돌아 갈수 있는거지....
왜 나를 그리 간댕이 부은냔으로만 보십니까 가족 여러분! 하고 오늘도 속으로 삭인다....
언니 결혼식 5월이라는데 거기 가면 또 무슨 소리를 들을까.... ㅎㅎㅎㅎㅎ
벌써부터 기대 만빵....
몹시도 비범한 삶을 사셨다는...^^
답글삭제근데 때 되면 멋진 신랑감 나타나 자리 잡으실 것이니 조급해 하지 마시길. 지금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지만 결혼해 사오십대에 이르면 그놈이 그놈인것을...
전 대기만성을 믿습니다. ㅎ ㅎ
감사합니다.
답글삭제한국에 있었으면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것 같은데 여기는 저한테 그럴 사람이 없어서 마음 편하게 살고 있어요 ㅎ
엄마랑 전화 할때만 빼면요.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