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바에서 산지 2년 6개월, 당연히 늘어야 할 폴란드어는 잘 안 늘고 김장 실력만 나날이 늘어 간다.
한국에서 남동생 3명 둔 죄(?)로 필요에 의해 다져진 요리 경험 덕분에 밥은 잘 챙겨 먹지만, 손이 커져서 독신 생활을 시작했건만 요리를 한번 했다 하면 1~2인분이 아니라 4~5인분 요리를 하게 되어 고민이 컸다.
한창 요리를 하던 때는 내가 어리고 솜씨가 별로 없었던 터라 마른 반찬 같은 걸 잘 안해먹어서 이모들이 나물 반찬 챙겨주는 것 이외에는 늘 일품 요리 또는 전골등을 하나 크게 해서 밥과 먹곤 했는데, 남동생들이 워낙에 반찬 투정을 안하고, 남김 없이 다 먹어치우는 지라 집에 음식이 남는 날이 없었다. 남는 양념까지 밥위에 척 올려 김을 싸먹는 싹수를 발휘하시던 동생 분들 덕분에 나는 식탁 매너가 별로다. 입도 짧고 음식에 빨리 질려 한가지 음식을 많이 못 먹는다. 배가 불러서가 아니가 정말 맛에 금방 실증을 내기 때문이다. 별로 좋은 습관은 아닌듯 한데 그래서 늘 음식을 남기게 된다. 전에야 동생들이 다 먹어 줘서 별 문제가 없었지만 혼자 살기 시작한 후로.... 이 부분이 참 마음에 걸린다. 동생들 덕분에 집에서 살 때 음식물 쓰레기는 요리하다 나오는 부산물 정도 였는데, 크게 음식을 하다 혼자 먹을 음식을 하려니 늘 양 조절에 실패하고 마는 것이다.
잠시 딴소리를 좀 하자면...양희빈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나의 폭압에 눌려 맛에 상관없이 해주는대로 잘먹고 상 차리기도 잘 하고, 요리하다보면 볶거나 써는 등의 잔 심부름도 잘하고 또 뒷 정리도 잘하고 (본인은 늘 요리만 하고 뒷 정리는 동생들이....투정 부리면 밥 없다고 늘 으름장.... 그런데 남자들은 정말 밥에 약한 것 같다. 그렇게 내가 치사하게 굴고 눈물 콧물 쏙 빠지게 혼내 놔도 음식 크게 차려 놓으면 헤헤 거리고 앉아서 누나가 최고라며 밥을 먹는 걸 보면.... 아무튼 이런 동생들 덕분에 나는 참 뒷 정리가 서툴다.) 나중에 누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동생들과 결혼하는 자매 분들은 식사에 대해선 별 걱정이 없으실꺼라 예상 되는 바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그럼 김치는 어떻게 먹었느냐....
나중에는 엄마네 세대도 동생둔 게 죄인지... 큰 이모가 크게 김장을 하셔서는 동생들에게 나눠 주시곤 하셨지만, 내가 어렸을 때 김장은 늘 아빠 몫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엄마도 돕긴 하셨지만, 배추 절이는 거나 양념 만드는 등의 주된 역할은 아빠 몫이었다.
워낙에 민감 하셨던 분이라....
어렸을 때부터 온갖 잡일에 호기심이 많았던 나는 김장하는 날이면 옆에서 알짱 거리면서 대충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고 있었으나 동참한 적은 없고 가끔 아빠가 실험을 하실때 (사이다를 깍두기에 처음으로 넣으시던 날 손을 덜덜 떠셨다는...ㅎㅎ) 옆에서 돕곤 했지만 본격적으로 김장을 하기 시작한 건 바르샤바로 이사하고 난 이후다.
처음 한국 배추의 3분의 1크기의 배추를 5포기를 사서 담그고 난 후에 몸살에 시달렸는데, 누워서 앓는 동안 50포기 100포기 김치 담그신다던 큰 이모 생각이 많이 났더랬다. 8남매의 큰 누나면 (물론 오빠가 위로 두분 계시긴 하나) 그 정도는 해야 하는 가보다.. 하고
그래도 다행히 이것 저것 만들어 본 가닥이 있어서인지 맛은 좋았다.
서양 배를 갈아 넣어 약간 떫은 맛이 느껴지긴 했지만 천일염도 아닌 암염으로 담근 김치이건만 다행히 쓴맛은 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두 세달에 한번씩 서너포기를 담궈 먹은지 어언 2년, 그 사이에 오이 소박이도 여러번 담그고 양배추 김치도 담궈 보고 파김치도 담궈 보면서 서서히 내공이 쌓여 가는 것 같아 스스로가 조금 대견하다. ㅎㅎ
처음에는 옆에다 인터넷 창 여러개 띄워 놓고 레시피 비교해 가면서 재료 하나 떨어지면 패닉을 일으키며 달려 나가 사오면서 담궜는데 요새는 대충 감으로 배추도 절이고 양념도 재료 하나 없어도 다른 걸로 대체해 가면서도 잘 만드는 걸 보면 역시 요리는 감이야..... 이러면서 흐뭇해 하고 있다.
신난한 타향 살이 이런 작은 기쁨이라도 없으면 어쩌나 싶다.
그렇게 어제 다시 오이 소박이, 파김치, 배추 김치를 담그고 기쁜 마음에 오늘은 돼지고기를 삶았다.
어렸을 때 외할머니는 손주들이 놀러가면 돼지고기를 삶아주시곤 하셨는데 생강과 누런 콩을 넣어 삶아 내셨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 다들 좋아서 무채를 듬뿍 올려 입안으로 가져가기 바빴다.
오늘 그 생각이 나서 냉장고에 있던 된장 조금, 생강에 양파 껍질을 넣고 어제 김장하다 남은 배 반쪽을 넣고, 노란콩이 떨어져 그냥 검정콩을 넣고 삶았는데 그 맛이 어린시절의 추억을 자극하는 맛이었다.
어제 잘 담근 김장 김치가 살포시 익어 오늘 점심은 정말 진수 성찬이 따로 없었다.
폴란드 돼지가 참 맛있다.
왜 그럴까?
전해지는 말로는 투르크 족이 침략해 왔을때 먹을 만한 것들은 싹다 잡아가고 자기들이 안 먹는 돼지만 남겨 두고 가서 돼지를 재료로 한 음식이 발달 되었다 하는데 그거야 요리법이 잘 발달된 거고 돼지 맛 자체가 좋은 건 무슨 이유일까?
폴란드의 자연을 생각해보면...땅에 석회질이 많아 감자가 맛있다는 것, 추운 겨울이 길고 해 나는 날이 적다는 것? 날이 추워 돼지들이 양질의 지방을 축적하나?
맛있게 먹으면 될일을 참 별 생각을 다하고 있다.
참고로 폴란드 돼지 목살을 사서 구으면 기름이 거의 안나오고, 삼겹살 부분을 사도 한국에서 구울때 나오는 기름의 반의 반도 안나온다. 이건 왜 일까? 궁금하다.
아 그리고 여기는 냉동 고기 파는데 없다. 물론 찾아 보면 있겠지만 동네에서 찾아 보기 힘들고 대부분이 생고기다.
싱싱해보이는 고기 사와서 양념없이 소금만 쳐서 구워도 그 맛이 기가 막히다.
김장으로 냉장고가 가득차서 그런가 마음까지 부자가 된 기분이다.
5/13/2012
5/12/2012
글쓴김에 아쉬워서... Czardas
Vittorio Monti의 Czardas
이태리 작곡가가 쓴 헝가리 무곡이라니!! @_@ 요래 막 흥분하면서 처음 들었을때는 그래도 아직은 동유럽에 대한 환상이 있었는데.... 지금은 흠.... ㅎㅎ
Csárdás 또는 Czárdás라고도 하고, csárda 라는 헝가리어에서 유래 했는데 그 뜻은 선술집, 여관 같이 숙박업도 하고 사람들이 모여 술을 마시곤 했던 장소를 뜻하는 말이다.
헝가리 뿐만 아니라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우크라이나 및 폴란드까지
동유럽 국가들에서 널리 사랑 받는 민속 음악이라고 보면 될 듯 싶다.
Vittorio Monti 아저씨는 나폴리 출신인데 이태리 사람들도 지역마다 워낙 개성들이 뚜렷하셔서... 어쩌고 저쩌고 말하기가 꺼려진다.
따지고 보면 서유럽과 동유럽으로 단순히 나눠서 말하는 것도 좀 위험한 발상이긴 한데.... 자꾸만 나도 모르게 동유럽 동유럽 하고 말하게 되니.... 고쳐야 할텐데 쉽지가 않네....
그래도 뭐랄까 러시아 음악도 그렇고.... 동유럽 음악도 그렇고..... 구름이 잔뜩 껴서 우중충한 하늘에 마음까지 답답해지는 폴란드 겨울의 어느 날, 일하다 잠깐 커피 타서 듣다보면 막 가슴을 후벼 파는 것 같은 느낌에 정신줄 놓고 계속 듣게 된다.... 그러다 보면 야근 당첨.... ㅎㅎ
연주자에 역량에 따라 참으로 다양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
비교해서 들어 보면 확실히 알수 있다.
아.... 아저씨 포스 쩐다...
내가 완전 사랑하는 곡 중 하나인데....
아쉬운 건 작곡가 아저씨 곡 완전 많이 쓰셨다는데 사랑 받는 곡인 이 곡 하나 뿐이라묘...
한곡도 사랑 못 받는 작곡가도 물론 많지만.... 그래도 뭔가 서글프고 아쉬운 느낌
그나저나 아래의 이 아가씨 굉장히 화려하고 파워풀하다는 평이 많아서 봤더니...
(음.... 말을 아껴야지... ㅎㅎ )
화려하다기 보다는.... 열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곡을 그렇게 연주해서 그런지 몰라도 굉장히 관능적인 느낌도 나고...
무대 장악력도 좋고...
그런데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굉장히 몰두한 느낌은 나는데....어려서 그런가? 뭐랄까 조절이 안되는 듯? 어깨에 힘 좀 빼고 연주 하면 좋을 텐데....그런데 그런건 원래 내공이 좀 쌓여야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는데.... 처음엔 다들 그렇지 않나? 흥분하고 막막 열정이 가득차서 잘 하고 싶다는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도취 되어 다른게 잘 안보이는 그런 상태.... 누구나 있을것 같은데....
그러다 시간 지나다 보면 어느 순간 긴장감도 좀 풀고, 스스로를 돌아 볼수 있는 여유도 생기고 하면서 더 풍부하게 자기가 갖고 있는 풀어 놓는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나? 싶다.
소리가 수수한 느낌은 아니더라만....다른 연주를 좀 더 들어 보고 싶다.
롱티보에서 1등 한 경력도 있는데....유럽은 안 오나.... 일본 연주는 자주 간다던데....
이태리 작곡가가 쓴 헝가리 무곡이라니!! @_@ 요래 막 흥분하면서 처음 들었을때는 그래도 아직은 동유럽에 대한 환상이 있었는데.... 지금은 흠.... ㅎㅎ
Csárdás 또는 Czárdás라고도 하고, csárda 라는 헝가리어에서 유래 했는데 그 뜻은 선술집, 여관 같이 숙박업도 하고 사람들이 모여 술을 마시곤 했던 장소를 뜻하는 말이다.
헝가리 뿐만 아니라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우크라이나 및 폴란드까지
동유럽 국가들에서 널리 사랑 받는 민속 음악이라고 보면 될 듯 싶다.
Vittorio Monti 아저씨는 나폴리 출신인데 이태리 사람들도 지역마다 워낙 개성들이 뚜렷하셔서... 어쩌고 저쩌고 말하기가 꺼려진다.
따지고 보면 서유럽과 동유럽으로 단순히 나눠서 말하는 것도 좀 위험한 발상이긴 한데.... 자꾸만 나도 모르게 동유럽 동유럽 하고 말하게 되니.... 고쳐야 할텐데 쉽지가 않네....
그래도 뭐랄까 러시아 음악도 그렇고.... 동유럽 음악도 그렇고..... 구름이 잔뜩 껴서 우중충한 하늘에 마음까지 답답해지는 폴란드 겨울의 어느 날, 일하다 잠깐 커피 타서 듣다보면 막 가슴을 후벼 파는 것 같은 느낌에 정신줄 놓고 계속 듣게 된다.... 그러다 보면 야근 당첨.... ㅎㅎ
연주자에 역량에 따라 참으로 다양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
비교해서 들어 보면 확실히 알수 있다.
아.... 아저씨 포스 쩐다...
내가 완전 사랑하는 곡 중 하나인데....
아쉬운 건 작곡가 아저씨 곡 완전 많이 쓰셨다는데 사랑 받는 곡인 이 곡 하나 뿐이라묘...
한곡도 사랑 못 받는 작곡가도 물론 많지만.... 그래도 뭔가 서글프고 아쉬운 느낌
그나저나 아래의 이 아가씨 굉장히 화려하고 파워풀하다는 평이 많아서 봤더니...
(음.... 말을 아껴야지... ㅎㅎ )
화려하다기 보다는.... 열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곡을 그렇게 연주해서 그런지 몰라도 굉장히 관능적인 느낌도 나고...
무대 장악력도 좋고...
그런데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굉장히 몰두한 느낌은 나는데....어려서 그런가? 뭐랄까 조절이 안되는 듯? 어깨에 힘 좀 빼고 연주 하면 좋을 텐데....그런데 그런건 원래 내공이 좀 쌓여야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는데.... 처음엔 다들 그렇지 않나? 흥분하고 막막 열정이 가득차서 잘 하고 싶다는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도취 되어 다른게 잘 안보이는 그런 상태.... 누구나 있을것 같은데....
그러다 시간 지나다 보면 어느 순간 긴장감도 좀 풀고, 스스로를 돌아 볼수 있는 여유도 생기고 하면서 더 풍부하게 자기가 갖고 있는 풀어 놓는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나? 싶다.
소리가 수수한 느낌은 아니더라만....다른 연주를 좀 더 들어 보고 싶다.
롱티보에서 1등 한 경력도 있는데....유럽은 안 오나.... 일본 연주는 자주 간다던데....
요새 젊은 음악가들 보며 드는 생각....참 한국 사람들 독한 것 같다.
아님 정말 재능이 많던가....
전반적으로 강하게 느끼는 점은 한국 사람들은 ....감성이 정말정말 풍부 하신 듯!
5/11/2012
간만에 쓰는 잡소리_베토벤 바이러스를 보면서 든 생각
영화 리뷰 같은거 쓰려는 건 아니고....
오랜만에 베토벤 바이러스를 다시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는데.....
그런데 요런 생각 한편으로는 사촌 언니와 함께 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 올랐다.
그 외에도 직장이 있으셨던 어머니 덕분에 ( 밖에서 내가 최대한 시간을 때우고 들어오길 바라셨던 어머니의 상황으로 인하여...?) 피아노 레슨 후 매일 같이 출근 도장을 찍고 있었던 화실 생활로 피아노 아니면 미술이 내 길인줄로만 알고 있었던 그 시절.... 물론 힘든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잘 기억 나지 않고 (비 오는날 집에서 쉬고 싶었는데 비 맞고 화실 갔는데 서러웠던거? 밖에서 사먹는거 지겨워서 집 밥 먹고 싶다고 울던거? 그러다 5학년때 요리 한다고 부엌 엉망으로 만들어 놔서 엄마가 싫어 하시는 모습 보고 혼자 상처 받았던거? 뭐 고정도야 웃으며 넘어갈수 있는 추억이라고 생각함) 곰곰히 생각해보면 참으로 소중하고 보물 같은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것은 바로 바로 바로 사촌언니와의 연탄 기억이다.
내가 놀러가거나 언니가 우리집에 놀러 오면 함께 앉아 같이 피아노를 치며 놀기도 하고 가끔은 언니가 노래를 하면 내가 반주를 맞추곤 했다.
작은 방에 둘이 앉아 그렇게 몇 시간을 피아노 같이 치고 놀면서 노래도 하고, 언니한테 내가 못치는 곡 연주 해 달라고 떼쓰고.... 언니한테 즉흥으로 코드 넣어 달라고 하고 또 떼쓰고.... 그러다 몇 대 맞고 -_- 이러면서 놀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한데 어느 순간 나는 피아노를 그만 두고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고 언니는 성악가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런 언니가 이제는 무대에서 훌륭하게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볼때면 어린 시절에 언니네 집에 놀러 가는 길의 흥분이 가슴속에서 다시금 일어 난다.
몇주전 리히텐슈타인에 다녀왔다. 언니가 베르디의 레퀴엠 소프라노 솔로이스트로 공연한다고 하여 갑작스럽게 회사에 휴가를 내고 다녀왔는데, (유럽은 참 휴가를 자유롭게 쓸수 있어 너무 좋다 +_+ ) 그 지휘자 선생님... 연습 참 빡세게 하시더만.... 미국 분이라고 하시더니.... 합창단 소리 엄청 예쁘게 다듬어 놓으셔서 약간 나는 움찔 하는 기분이 들긴 했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4명의 솔로이스트들이 엄청 파워풀 해서 균형이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더 돋보이기도 하고...
그런데 우리 언니.... 우와 이제 정말 프로가 된것 같더라.
아라이자 선생님이 삑사리 내는 와중에 하나의 실수 없이, 아니 나아가 정말 이젠 깊이가 느껴진다. 지휘자 선생님이 첫날 공연 후 말씀 하시길.... 네 목소리는 정말 특별하다고, 내 말은 네가 잘한다는게 아니라....네 목소리는 듣고나면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특별하다는 거라고.... 아.... 울 언니 이제는 정말 성악가가 되었군... 하고 처음으로 느꼈다.
(우리 사촌 언니 공연은 아니고 -_- 베르디 레퀴엠이 뭐임? 하시는 분들을 위해....여기 지휘하시는 분이 누군지 아실지....ㅎ 재미를 위해 남겨 두겠습니동.... )
(* 추가 : 아 그런데 쓰고 나서 다시보니 영상 첫 머리에 지휘자 이름이 나오네요 ㅎ)
집안 사정으로 인해 음악을 그만 두려고 했었던 과거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소리를 어떻게 다듬어야 할지 모르고 미래에 대한 불안,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방황 하던 언니의 모습도 기억이 나고, 또 거의 음악을 포기하려던 시점 기적같이 찾아온 유학의 기회, 영어 한마디도 제대로 못하고, 책이 어색하다던 언니가 정말로 독하게 독일어를 배우고 대학교를 다시 들어가 아기 처럼 걸음마 부터 다시 배우는 기억이라고 말하던 그 때와, 취리히 오페라 하우스에 들어가 기뻐하던 모습, 콩쿨에서 떨고, 또 울고, 수상도 하고, 또 공연도 하며 언니의 모습을 옆에서 봐온 나로서는 지금의 언니가 너무 사랑스럽고 꼭 안아주고 싶은 느낌이 든다. 어린시절부터 언니와 쌓아온 모든 기억이 지금까지 마음에 남아 꾸준히 음악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게 해주는 것 같다.
다시 잠시 딴소리를 하자면...내가 혹여 다음 생에 남자로 태어나면.... 피아노를 좀 열정적으로 다시 배워 보고 싶다.
아무래도 피아노는 남자가 하는게 더 멋지다능 +_+
(아.... 또 이런 무식한 소릴...ㅎ)
아니면.....만약에 목숨이 여러개라서 여러가지 인생을 살수있다면 배워 보고 싶은 악기가 두 가지가 더 있는데 바로 첼로와 오보에다.
피아노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사실 첼로 소리만 들으면 눈물이 날것 같다.
(음악은 역시 직접 연주 하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함)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피아졸라의 liebertango 연주날 갑작스럽게 솔로를 첼로 아줌마한테 주는데... (그것도 당일)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너무 극적으로 써버리면 현실성이 너무 떨어지지 않습니까!!! 하고 말하고 싶으나.... 그래도 첼로 연주를 매우 좋아하는 1인으로 좀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여담으로....한국에 반도네온 연주자가 1명 있다는데 고상지라고, 고구려 출신의 당나라 장군 고선지가 생각난다. 소리 참 특색 있긴 한데... 별로 배우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걸 보면... 역시 사람은 다들 취향이 다른 듯.... (역시 첼로가... 짱이야~)
잠시 반도네온에 대해 써 보자면, 콘서티나라고 하는 아코디언 같이 생긴 작은 악기의 종류인데 지금이야 남미의 열정적인 특성을 잘 표현하는 대표 악기지만 원래는 독일에서 종교 음악에 쓰려고 고안된 악기라는 사실... ㅎ 그런데 고것이 독일이나 이태리 등지에 서 19세기 말쯤 아르헨티나로 건너가 일을 하곤 했던 사람들이나 뱃사람들에 의해 현지에 전해지게 되면서 밀롱가 같은데서 연주 되기 시작했다.
난 이런 뒷 얘기가 너무 좋더라 ㅎ
아래는 너무나도 유명한 요요마 슨상님 (아아아 아빠 미소~ 넘후 좋다! 첼로 도입 부분 정말 죽이지 않습니까!!! )
오보에는..... 기쁠때나 슬플때나 언제 들어도 참으로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신비한 소리를 가지고 있는 듯.... (물론 잘 연주해 주셔야...) 넬라 판타지아로 많이 유명해진것 같은데 사실 내가 오보에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이 곡이다. K413으로 내 머릿속에 입력 되어 있는 이 곡은 Mozart Oboe Concerto in C major, K.314 으로 듣고 있자면 엄청난 기교가 머릿속에서 춤출 춘다. 연주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악기이기도 하고... 워낙에 관악기는 침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는데... 리드 깎아 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닐것 같고.... 듣는 사람 입장에서야 소리는 천상의 소리와 같으나 연주자의 입장에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지옥의 그것일 듯....
음악하시는 분들이 내 글을 보면 콧방귀 뀌시며 매우 못 우습게 생각 하시겠지만....베토벤 바이러스 드라마를 보면서 고취된 기분으로 그냥 느낀바를 계속 끄적여 보자면....
드라마에서 강마에가 고민 있을때마다 치거나 배경으로 깔리는 곡은 바로 그 유명한 쇼팽의 연습곡.... Etude Op.25 No.11 으로 Winter Wind라고도 잘 알려져 있다.
드라마에 너무 자주 나와서 쇼팽 바이러스라고 하지 왜? -_- 요런 생각까지 들었다능....
깜짝 까메오 출현 했던 임동혁이 흑건도 연주하는데, 캐릭터가... 참 잘 어울리더라....
흑건이야 워낙에 유명하고 앞에 Secret 영상의 첫머리에도 나오니 각설하고
이 드라마 넘후 재미 있는데 은근히 아쉬운것이....
아니 쇼팽 연습곡중에 좋은 곡이 얼마나 많은데!!! 자꾸 이곡 만!!! 좀 이것 저것 깔아주지! 하고 생각이 든다.
Etude는 사실 쇼팽이 연습용으로 만든 것들이다.
아니 어쩌면 쇼팽은 이렇게 연습곡들을 아름답게 만들수가 있는 걸까....아오 천재들은 정말 다른가봐.... 하고 처음 에튀드를 접했을때는 엄청 감탄을 했다능.....
정말 하루종일 듣고 또 듣고를 반복했던 기억이 난다.
(원래 한곡에 빠지면 하루 종일 그 곡만 반복해서 들어서 주변 사람들이 매우 힘들어 함)
어렸을때 손가락 연습용으로 하농이라고 하는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곡들을 쳤었는데, 물론 그런 단순 연습르고 기본기가 되어야 쇼팽의 에튀드 같은 곡도 칠수가 있다고 그때 선생님은 생각 하셨겠지.......하고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에튀드를 들을때면 배신감에 몸을 아직도 부르르 떤다.... 이렇게 아름다운 선율로 연습을 할수 있다면 정말 하루 종일 연습만 했을 것 같다. +_+ (재능도 없었지만 노력도 별로 안했던 1인)
다음으로 내가 베토벤 바이러스에 나왔으면.... 하고 바랬던 곡은 바로 Etude Opus 10 No.4
홍수 나서 악기 망가지고 트럭에서 악기 못 빼게 이재민이랑 시비 붙고 하는 장면에서 강마에의 초조한 심리 뒤에 뭔가 단호함고 같이 센척 하지만 안으로는 불안해 하고, 시간은 자꾸만 가고 하는 상황에서 썼으면... 하고 아주 잠깐 생각이 들었다능...
아... 사족인데 지난 쇼팽 콩쿨 첫 스테이지에서 한국인 김 다솔군이 이 곡을 쳤었는데... 재미있는 평이 많더라.
쇼팽 콩쿨 당시 사랑니를 뽑은 와중에도 첫 번째 스테이지는 매일 같이 가서 봤고, 김다솔군이 연주하던 그 날도 현장에 있었는데, (생각보다 체구도 작고 어려 보이더라...) 내 기억으론 그리 나쁘지 않았다 아니 난 솔직히 잘쳤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에 사람들이 못치네 어쩌네 하며 악평을 써놔서 이 동네 분위기 왜 이래? 이러고 있었는데 어떤 논객 한분이 등장하셔서.... 내가 들어본 중 탑 수준이다! 솔까 악평 쓰는거 동양 남자애가 치고 있다는게 너네 눈에 보여서 그런것 아님? 화면 없이 들었으면 너네 이렇게 말 안할꺼임! 이러면서 판을 엎어 놓고 나니 슬슬 평이 바뀌더라는 말씀...
해외 논객들의 주고 받는 이야기를 보고 있을때면 한국의 포털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쇼팽 콩쿨 당시 1등으로 점찍었던 니콜라이 군의 Waterfall 연주....
우와 난 정말 깜짝 놀라서 얘 정말 대박이다!! 이러면서 막 흥분 했었는데, 점점 올라가면서 스트레스 조절에 실패 했는지... 아직 어려서 압박감을 잘 이기지 못했는지..... 점점 연주가 하향세를 그리더란 말씀.... 다시 생각해도 조금 씁쓸하다답.....
아니면... -_- 그냥 내 귀가 병맛 같아서 전문가 분들께서 듣기론 그냥 그럴지도...
그런데 정말 나 처럼 연주자가 아니라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테크닉이 좀 떨어질수도 있고, 박자가 떨어지더라도.... 정말 소리가 반짝 반짝 거리는 사람이 있다능....
(그렇다고 아래의 소년이 그렇다는 말은 아님, 그런데 테크닉적으로 봐도....연주 엄청 잘하지 않음? )
뭐라고 잘 설명할수는 없지만 가끔 심장이 두근 거리면서 천둥 소리 같이 마음 안으로 확 들어올때가 있는데, 그 때 나는 이 소년이 연주할때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사랑니 뽑아서 아픈 그 느낌도 싹 사라져 버렸다는 말씀....
아참.... 이 곡은 Etude op.10 no.1 임.
내가 정말 넘후 좋아하는 곡임.... 이곡은 어디에 쓰면 좋을까.... 글쎄... 생각 좀 해봐야 겠네...
나중에 시간 나면 내가 좋아하는 Etude 목록 싹 뽑아 정리하고 싶다... ㅎ
이상 오늘의 잡담 끝
오랜만에 베토벤 바이러스를 다시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는데.....
다른 여성분들은 음악하는 남자....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모르겠다만 나는 사실 음악하는 남자한테 금방 빠지는 나쁜 버릇이 있다.
물론 음악하는 남자를 별로 안 좋아하는 우리 사촌 언니한테 은근 세뇌 당해서 연애까지는 가지 못했고, 사실 음악하는 남자중에 멋진 남자가 별로 없어서... 경외의 대상에서 연애의 대상으로까지는 발전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를 땅을 치고 후회 하게 만드는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주걸륜이 시나리오를 쓰고 주연에 감독, 물론 피아노 연주도 직접하고 OST까지, 정말 주걸륜의 주걸륜에 의한, 주걸륜을 위한 영화 'Secret'이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하기 전에.... 약 4분 43초 가량 부터 나오는 주걸륜의 작업 실력을 먼저 감상해 보자....
솔직히 처음 주걸륜 보고 (황후화) 얘는 왜 이렇게 덜 떨어지게 생겼느뇨... 저 헬멧이 안습이로세.....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더랬다.
그런데 이 영화 보고는 눈에 하트 뿅뿅 해서는 역시 남자는 피아노가!!! (이러면서 김선욱 군을 열렬히 더 사랑하게 되었다는....) 아 나도 좀 저런 남자랑 연애를 해 봤으면 하는 생각이.... 이 영화 본 여자라면 누구나 들었을듯 싶다만....
아 그런데 주걸륜 내 동생이랑 동갑인 여자애랑 연애를 한다는 얘기가.. -_-
(거의 스무살 차이가 날 텐데.... 대화가 되나? )
참고로... 이 영화 보고 주걸륜 멋지다! 하면서 다른 영상 찾아보다 얘가 사실은 가수라는 걸 알고 멘붕이 왔다가.... 뮤직 비디오 보고 다시 한번 멘붕을 겪고 나서 깔끔하게 마음 접었다.
그래도 영화 다시 보면 심장이 말랑말랑해 지는 느낌 ㅎ
잠시 딴 얘기를 하자면.... 주걸륜이 연주할 때 손가락을 보면 손가락을 구부리지 않고 펴서 연주하는 것을 볼수 있는데, 이 부분에서 다시 한번 내 마음을 울렸으니... 흠...
본인은 손가락 힘이 매우 세다.
팔 힘은 정말 정말 형편 없는데 손가락으로 안마를 하거나 팔을 움켜 쥐거나 꼬집는다거나 할때 사람들이 아귀 힘이 왜 이리 세냐... 고들 하신다.
내 생각으론 약 8년간 거의 하루도 빠짐 없이 훈련했던 피아노 주법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본인이 어렸을 때 주걸륜의 연주법과는 달리 신체의 다른 부분들은 고정하고 손가락을 구부려 손끝을 세워 높이 들었다 내리며 건반을 누르는 방식의 주법을 연습 하였는데 소리가 그렇게 예쁘게 빠지는 편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클레멘티인가 하는 아자씨가 요래 하라고 했다 하던데.... 하프시코드랑 연주법 다르다고 이렇게 막 가도 되는 겁니까...)
손가락도 잘 꼬이고... (그거야 주법 때문이라기 보담은 실력이 떨어져서 그런걸수도 있음)
요새는 이렇게 안 가르친다묘? 역시 자연스러운게 짱이야.... 흠
처음엔 슨상님이 계란을 쥐고 연습 하라 하셔서 그것을 그대로 따라한 적도 있었으니... 내 지난 시절 받은 교육에 대해 더 얘기 하자면 좀 긴데.... 흠.... 지금 생각하면 그냥 안타까울뿐이다.
요약하자면.... 음악하는 남자랑 연애를 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하였고, 마음 접었으나 영화 시크릿 보면서 땅을 치고 후회를 하였고, 이를 서서히 잊어가는 무렵 베토벤 바이러스로 모든 기억이 생생해졌다.... 정도?
지금은 성악을 하는 사촌언니와 나는 둘 다 피아노를 배웠었다.
당시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가 장식용으로 피아노를 들여 가구로의 역할만 하다가 사촌언니가 놀러 오면 곧잘 제 기능을 하곤 하였는데, 그 모습에 눈이 뒤집혀 나도 피아노!! 하면서 초등학교 들어가기도 전인 6살부터 피아노 학원을 들락 날락 거렸다.
사실 연습도 잘 안하고 그냥 나는 왜 이리 못치나... 하고 불평만 하고 별로 진지하게 생각 하고 있지 않다가 학교에서 음악 시간에 반주나 하고, 장기 자랑 같은거 할때 피아노 좀 쳐주면서 자연스럽게 나는 당연히 피아노 쪽으로 가겠거니...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직장이 있으셨던 어머니 덕분에 ( 밖에서 내가 최대한 시간을 때우고 들어오길 바라셨던 어머니의 상황으로 인하여...?) 피아노 레슨 후 매일 같이 출근 도장을 찍고 있었던 화실 생활로 피아노 아니면 미술이 내 길인줄로만 알고 있었던 그 시절.... 물론 힘든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잘 기억 나지 않고 (비 오는날 집에서 쉬고 싶었는데 비 맞고 화실 갔는데 서러웠던거? 밖에서 사먹는거 지겨워서 집 밥 먹고 싶다고 울던거? 그러다 5학년때 요리 한다고 부엌 엉망으로 만들어 놔서 엄마가 싫어 하시는 모습 보고 혼자 상처 받았던거? 뭐 고정도야 웃으며 넘어갈수 있는 추억이라고 생각함) 곰곰히 생각해보면 참으로 소중하고 보물 같은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것은 바로 바로 바로 사촌언니와의 연탄 기억이다.
내가 놀러가거나 언니가 우리집에 놀러 오면 함께 앉아 같이 피아노를 치며 놀기도 하고 가끔은 언니가 노래를 하면 내가 반주를 맞추곤 했다.
작은 방에 둘이 앉아 그렇게 몇 시간을 피아노 같이 치고 놀면서 노래도 하고, 언니한테 내가 못치는 곡 연주 해 달라고 떼쓰고.... 언니한테 즉흥으로 코드 넣어 달라고 하고 또 떼쓰고.... 그러다 몇 대 맞고 -_- 이러면서 놀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한데 어느 순간 나는 피아노를 그만 두고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고 언니는 성악가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런 언니가 이제는 무대에서 훌륭하게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볼때면 어린 시절에 언니네 집에 놀러 가는 길의 흥분이 가슴속에서 다시금 일어 난다.
몇주전 리히텐슈타인에 다녀왔다. 언니가 베르디의 레퀴엠 소프라노 솔로이스트로 공연한다고 하여 갑작스럽게 회사에 휴가를 내고 다녀왔는데, (유럽은 참 휴가를 자유롭게 쓸수 있어 너무 좋다 +_+ ) 그 지휘자 선생님... 연습 참 빡세게 하시더만.... 미국 분이라고 하시더니.... 합창단 소리 엄청 예쁘게 다듬어 놓으셔서 약간 나는 움찔 하는 기분이 들긴 했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4명의 솔로이스트들이 엄청 파워풀 해서 균형이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더 돋보이기도 하고...
그런데 우리 언니.... 우와 이제 정말 프로가 된것 같더라.
아라이자 선생님이 삑사리 내는 와중에 하나의 실수 없이, 아니 나아가 정말 이젠 깊이가 느껴진다. 지휘자 선생님이 첫날 공연 후 말씀 하시길.... 네 목소리는 정말 특별하다고, 내 말은 네가 잘한다는게 아니라....네 목소리는 듣고나면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특별하다는 거라고.... 아.... 울 언니 이제는 정말 성악가가 되었군... 하고 처음으로 느꼈다.
(우리 사촌 언니 공연은 아니고 -_- 베르디 레퀴엠이 뭐임? 하시는 분들을 위해....여기 지휘하시는 분이 누군지 아실지....ㅎ 재미를 위해 남겨 두겠습니동.... )
(* 추가 : 아 그런데 쓰고 나서 다시보니 영상 첫 머리에 지휘자 이름이 나오네요 ㅎ)
집안 사정으로 인해 음악을 그만 두려고 했었던 과거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소리를 어떻게 다듬어야 할지 모르고 미래에 대한 불안,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방황 하던 언니의 모습도 기억이 나고, 또 거의 음악을 포기하려던 시점 기적같이 찾아온 유학의 기회, 영어 한마디도 제대로 못하고, 책이 어색하다던 언니가 정말로 독하게 독일어를 배우고 대학교를 다시 들어가 아기 처럼 걸음마 부터 다시 배우는 기억이라고 말하던 그 때와, 취리히 오페라 하우스에 들어가 기뻐하던 모습, 콩쿨에서 떨고, 또 울고, 수상도 하고, 또 공연도 하며 언니의 모습을 옆에서 봐온 나로서는 지금의 언니가 너무 사랑스럽고 꼭 안아주고 싶은 느낌이 든다. 어린시절부터 언니와 쌓아온 모든 기억이 지금까지 마음에 남아 꾸준히 음악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게 해주는 것 같다.
다시 잠시 딴소리를 하자면...내가 혹여 다음 생에 남자로 태어나면.... 피아노를 좀 열정적으로 다시 배워 보고 싶다.
아무래도 피아노는 남자가 하는게 더 멋지다능 +_+
(아.... 또 이런 무식한 소릴...ㅎ)
아니면.....만약에 목숨이 여러개라서 여러가지 인생을 살수있다면 배워 보고 싶은 악기가 두 가지가 더 있는데 바로 첼로와 오보에다.
피아노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사실 첼로 소리만 들으면 눈물이 날것 같다.
(음악은 역시 직접 연주 하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함)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피아졸라의 liebertango 연주날 갑작스럽게 솔로를 첼로 아줌마한테 주는데... (그것도 당일)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너무 극적으로 써버리면 현실성이 너무 떨어지지 않습니까!!! 하고 말하고 싶으나.... 그래도 첼로 연주를 매우 좋아하는 1인으로 좀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여담으로....한국에 반도네온 연주자가 1명 있다는데 고상지라고, 고구려 출신의 당나라 장군 고선지가 생각난다. 소리 참 특색 있긴 한데... 별로 배우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걸 보면... 역시 사람은 다들 취향이 다른 듯.... (역시 첼로가... 짱이야~)
잠시 반도네온에 대해 써 보자면, 콘서티나라고 하는 아코디언 같이 생긴 작은 악기의 종류인데 지금이야 남미의 열정적인 특성을 잘 표현하는 대표 악기지만 원래는 독일에서 종교 음악에 쓰려고 고안된 악기라는 사실... ㅎ 그런데 고것이 독일이나 이태리 등지에 서 19세기 말쯤 아르헨티나로 건너가 일을 하곤 했던 사람들이나 뱃사람들에 의해 현지에 전해지게 되면서 밀롱가 같은데서 연주 되기 시작했다.
난 이런 뒷 얘기가 너무 좋더라 ㅎ
아래는 너무나도 유명한 요요마 슨상님 (아아아 아빠 미소~ 넘후 좋다! 첼로 도입 부분 정말 죽이지 않습니까!!! )
오보에는..... 기쁠때나 슬플때나 언제 들어도 참으로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신비한 소리를 가지고 있는 듯.... (물론 잘 연주해 주셔야...) 넬라 판타지아로 많이 유명해진것 같은데 사실 내가 오보에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이 곡이다. K413으로 내 머릿속에 입력 되어 있는 이 곡은 Mozart Oboe Concerto in C major, K.314 으로 듣고 있자면 엄청난 기교가 머릿속에서 춤출 춘다. 연주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악기이기도 하고... 워낙에 관악기는 침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는데... 리드 깎아 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닐것 같고.... 듣는 사람 입장에서야 소리는 천상의 소리와 같으나 연주자의 입장에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지옥의 그것일 듯....
음악하시는 분들이 내 글을 보면 콧방귀 뀌시며 매우 못 우습게 생각 하시겠지만....베토벤 바이러스 드라마를 보면서 고취된 기분으로 그냥 느낀바를 계속 끄적여 보자면....
드라마에서 강마에가 고민 있을때마다 치거나 배경으로 깔리는 곡은 바로 그 유명한 쇼팽의 연습곡.... Etude Op.25 No.11 으로 Winter Wind라고도 잘 알려져 있다.
드라마에 너무 자주 나와서 쇼팽 바이러스라고 하지 왜? -_- 요런 생각까지 들었다능....
깜짝 까메오 출현 했던 임동혁이 흑건도 연주하는데, 캐릭터가... 참 잘 어울리더라....
흑건이야 워낙에 유명하고 앞에 Secret 영상의 첫머리에도 나오니 각설하고
이 드라마 넘후 재미 있는데 은근히 아쉬운것이....
아니 쇼팽 연습곡중에 좋은 곡이 얼마나 많은데!!! 자꾸 이곡 만!!! 좀 이것 저것 깔아주지! 하고 생각이 든다.
(음 딱히 연주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악보가 있길래 가져왔음 )
아니 어쩌면 쇼팽은 이렇게 연습곡들을 아름답게 만들수가 있는 걸까....아오 천재들은 정말 다른가봐.... 하고 처음 에튀드를 접했을때는 엄청 감탄을 했다능.....
정말 하루종일 듣고 또 듣고를 반복했던 기억이 난다.
(원래 한곡에 빠지면 하루 종일 그 곡만 반복해서 들어서 주변 사람들이 매우 힘들어 함)
어렸을때 손가락 연습용으로 하농이라고 하는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곡들을 쳤었는데, 물론 그런 단순 연습르고 기본기가 되어야 쇼팽의 에튀드 같은 곡도 칠수가 있다고 그때 선생님은 생각 하셨겠지.......하고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에튀드를 들을때면 배신감에 몸을 아직도 부르르 떤다.... 이렇게 아름다운 선율로 연습을 할수 있다면 정말 하루 종일 연습만 했을 것 같다. +_+ (재능도 없었지만 노력도 별로 안했던 1인)
다음으로 내가 베토벤 바이러스에 나왔으면.... 하고 바랬던 곡은 바로 Etude Opus 10 No.4
홍수 나서 악기 망가지고 트럭에서 악기 못 빼게 이재민이랑 시비 붙고 하는 장면에서 강마에의 초조한 심리 뒤에 뭔가 단호함고 같이 센척 하지만 안으로는 불안해 하고, 시간은 자꾸만 가고 하는 상황에서 썼으면... 하고 아주 잠깐 생각이 들었다능...
쇼팽 콩쿨 당시 사랑니를 뽑은 와중에도 첫 번째 스테이지는 매일 같이 가서 봤고, 김다솔군이 연주하던 그 날도 현장에 있었는데, (생각보다 체구도 작고 어려 보이더라...) 내 기억으론 그리 나쁘지 않았다 아니 난 솔직히 잘쳤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에 사람들이 못치네 어쩌네 하며 악평을 써놔서 이 동네 분위기 왜 이래? 이러고 있었는데 어떤 논객 한분이 등장하셔서.... 내가 들어본 중 탑 수준이다! 솔까 악평 쓰는거 동양 남자애가 치고 있다는게 너네 눈에 보여서 그런것 아님? 화면 없이 들었으면 너네 이렇게 말 안할꺼임! 이러면서 판을 엎어 놓고 나니 슬슬 평이 바뀌더라는 말씀...
해외 논객들의 주고 받는 이야기를 보고 있을때면 한국의 포털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쇼팽 콩쿨 당시 1등으로 점찍었던 니콜라이 군의 Waterfall 연주....
우와 난 정말 깜짝 놀라서 얘 정말 대박이다!! 이러면서 막 흥분 했었는데, 점점 올라가면서 스트레스 조절에 실패 했는지... 아직 어려서 압박감을 잘 이기지 못했는지..... 점점 연주가 하향세를 그리더란 말씀.... 다시 생각해도 조금 씁쓸하다답.....
아니면... -_- 그냥 내 귀가 병맛 같아서 전문가 분들께서 듣기론 그냥 그럴지도...
그런데 정말 나 처럼 연주자가 아니라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테크닉이 좀 떨어질수도 있고, 박자가 떨어지더라도.... 정말 소리가 반짝 반짝 거리는 사람이 있다능....
(그렇다고 아래의 소년이 그렇다는 말은 아님, 그런데 테크닉적으로 봐도....연주 엄청 잘하지 않음? )
뭐라고 잘 설명할수는 없지만 가끔 심장이 두근 거리면서 천둥 소리 같이 마음 안으로 확 들어올때가 있는데, 그 때 나는 이 소년이 연주할때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사랑니 뽑아서 아픈 그 느낌도 싹 사라져 버렸다는 말씀....
내가 정말 넘후 좋아하는 곡임.... 이곡은 어디에 쓰면 좋을까.... 글쎄... 생각 좀 해봐야 겠네...
나중에 시간 나면 내가 좋아하는 Etude 목록 싹 뽑아 정리하고 싶다... ㅎ
이상 오늘의 잡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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