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남자친구의 형수인 Anna를 빼면 (시어머니랑 같은 이름... ㅎㄷㄷ, 근데 난 할머니랑, 조카딸 이름이랑 같다는 거 -_-;;; 집안에 여자라고는 Anna랑 Sofia뿐.... 그나마 발음이 좀 달라서 다들 나는 Sofi하고 부르고 할머니는 Zofi 조카는 작은 Zofia라는 뜻의 Socia 정도의 발음으로 부른답) 엔지니어 집안인 남자친구네 가족.
재료 공학 교수님인 아부지에 기계 공학 전공해서 자동화 기계 설계자인 어마마마, 컴퓨터 엔지니어인 두 아들.... -_-;; 뭔가 무지 폴란드스럽다...(폴란드 : 공학이 발달)
뭔가... 얘기가 좀 엇나가는 느낌이 드는 군....
다시 주제로 돌아오자면....이거슨 남자친구 엄마 Anna Mama의 나에 대한 견해 이야기다 (나는 그냥 Mamo하고 부른다 )
남자친구집을 처음 방문한 건 지난 크리스마스...아직 안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바르샤바에서 혼자 크리스마스를 보낼 내가 안쓰러워 남자친구가(그때는 아직 뭔가 정립이 되지 않은 관계) 본인의 집에 초대했을 때다. (아직 사귀기도 전이고 사실 둘이 폴란드어 & 한국어를 공부하던 뭔가 미지근한 상태였는데 물론 나는 이 녀석이랑 사귈꺼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을 때...) 그 당시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바르샤바에서 혼자 친구가(나중에 들어보니 지는 회사의 그 누구도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 다고... -_-;; 그럼 나는 뭐야... )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어마마마께서 기꺼이 초대해 주셨다고 떡밥을 던져서 거기에 걸려든 나는 형수 Anna의 식구들까지 다 있는 자리에 껴서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맞이 했었다.
아무튼 나는 일주일간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매일 밤마다 그 집 와인랙에 전시 되어 있는 와인을 바닥내며 늦게까지 KBS world를 시청하며 (남자친구는 그때까지만 해도 별 다른 의사 표현 안함.... 요새는 내가 지네집에서 KBS만 틀면 온 몸을 비비 꼬아대며 소리 없는 반항을.....) 아침 11시 기상을 모토로 삼아 지냈다.... (이제와서 생각하면 완전 짐)
그때는 손님이었으니까.. 그럴수도 있지 하고 넘어 갈 수도 있다.
하지만....그 이후 6월까지만 해도 거의 한달에 한번 꼴로 그 집에 가서 남자친구와 함께 냉장고 & 와인랙을 털며 역시나 극진한 대접을 받고 왔는데..... 6월에 한국에 가서 남자친구와 엄마를 만나고 온 이후 인식했다.
나 엄청 개념 없는 짓 하고 있는거 아냐?!!!!!!!!! 하고.....
여기서 잠시 나의 행태에 대해서 돌아보자면....
금요일 11시쯤 집에 도착(이미 부모님은 취침 중), 창고에 가서 생강 맥주를 턴다 ( 그 집 창고에는 늘 온갖 먹을 거리가 가득....) 남자친구랑 TV 틀고 낄낄 대며 맥주 마시고 놀다가 2~3시쯤 올라가서 잠을 청한다. 10시쯤 남자친구가 기다리다 못해 올라와서 나를 깨운다.
10시 반이 되어 겨우 기상.... 내려가보면 온갖 과일을 잘라서 그릇에 담아 놓고 나를 기다리시는 부모님... Dzien Dobry 한마디 하고 잽싸게 식탁에 앉으면 Mama가 와서 플레인 요구르트를 과일위에 뿌려준다. 그리곤 오믈렛 먹을래? 하고 물어 보신다.
내가 웃으며 Tak! 하고 대답하면 남자친구 아빠가 따뜻한 차를 따라 준다.
그럼 차를 마시면서 커피 없어? 하면 잽싸게 남자친구가 가서 증류식 모카 포트에 커피 물을 올린다. 그 사이 나는 천천히 과일을 포크로 플레인 요구르트 싹싹 발라가며 천천히 먹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제일 늦게 먹는다.... ) 왼손엔 커피 오른손엔 차를 들고 과일을 먹고 있을 때면 남자친구 엄마가 와서 오믈렛을 접시에 담아 준다. 완전 환상!!!!!!
냠냠 먹고 있으면 우유에 라즈베리 및 온갖 베리 종류를 갈아 음료수를 만들어 주시는데 요것까지 마시고 나면 완전 배가 빵빵해진다.
휴.....
그릇만 부엌에 갖다 올려주고는 뾰로롱 마당으로 나가서 전에 심어둔 깻잎과 부추를 관찰....
꽃도 너무 예쁘게 피어 있다. 한참을 구경하고 놀다 들어오면 이미 상황 완료....
눈치 보다가 실실 대며 폴란드 말로 어눌하게 몇마디 하면서 다 함께 앉아서 얘기하고 논다.
하하 호호~
그리곤 남자친구랑 옷을 대충 갖춰 입고 산책을 나간다.
숲으로 가서(숲이 엄청 큼, 겨울엔 늑대도 나온다 함, 눈 오면 사슴이 왔다리~ 갔다리~하는 곳, 길 잃으면 어떻하지 하는 불안감에 굉장히 자주 핸드폰으로 GPS 켜서 위치를 확인 하라고 남자친구를 닥달함 ) 한참을 허우적 대며 헤메이다 2~3시간 소요~ 돌아와선 뜨거운 물에 샤워 하고 (언제나 산책 후엔 땀 범벅, 신발은 난장판, 좀 빡셈 ) TV앞에 앉아서 남자친구 부모님이 (어머니인지 아버지인지 확실히 않음..) 준비해 준 간식을 먹는답 샐러드 종류나 간단한 카나페 비스무리한 것들을 준비해 주시는 데 매우 다양한 레시피를 갖고 계신 듯... @-@
가끔은 빵에 치즈 종류 올려서 오븐에 구워 주시는 데 완전 환상..... 허겁 지겁 먹고는 그대로 TV 앞에서 담요를 돌돌 말고 한숨 잔다. 그러면 남자친구 아빠가 얼른 벽난로에 불을 더 지핀다. (벽난로를 지피면 바닥이 더 따땃해 짐)
일어나면 이미 저녁 대령.... 폴란드 식으로 준비된 매우 헤비한 저녁을 먹고 남자친구랑 영화를 보러 나가거나 차 마시면서 쇼파에 앉아 시시덕거린다.
그 사이에 어마마마와 아부지는 부엌을 정리.... 사이가 참 좋으시다.
뭐 이딴 행태가 그 동안 되풀이 되었는 데.... 나 이러다 나중에 완전 미움 받으면 어떻하지? 하는 걱정이 갑자기 들었다.
사실 전에는 남자친구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하 헤헤 하고 개념없이 굴었는데.... 언제부턴가 농담을 해도 Sofia 뿅뿅뿅ska니 뭐니 하는 이름 관련 농담이 나오기 시작하는 걸 봐도.... 다들 조금씩 나를 미래의 며느리로 인식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개념없이 굴었다간 막장 드라마에 나오는 고부 갈등의 주인공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친구한테 내 얘기라고는 안하고 집안에 며느리가 들어왔는데 하면서 내가 하는 행태를 살짝 흘렸더니 그런 무개념이 어딨냐며 펄펄 뛰었다.... -_-;;;
그렇게 하루하루 불안감에 떨다 진지하게 내가 남자친구랑 결혼 생각이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 봤는데.... 역시나 높은 가능성에 몸을 떨며 내 행동의 개선 가능성을 타진해 보았다...허나 이미 나사가 풀려 이게 과연 바뀔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돌아오는 희박한 가능성에 다시 한번 몸을 부르르 떨고는.... 선물 공세를 좀 해야지! 하고 한국에 계신 엄마한테 막걸리를 비롯 손뜨게로 짠 스웨터 등을 부탁해서 공수 받았다....
그렇게 몇일.....이 지난 후
남자친구의 한마디가 상황을 완전 뒤집었다.
내용인 즉슨... 동양 관련하여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학교에서 좋은 며느리가 되는 법을 옛날에 가르쳤다는 뭐 고런 여성 교육 관련 내용인 것 같은데... 혹시 그런 교육이 아직도 한국에 있냐는 거였다.
그건 왜? 하고 물었더니.... Mamo가 Sofi도 혹시 그런데 다닌거 아니니? 어쩜 그렇게 남자친구 가족한테 잘하니? 하셨다는 말씀.... '_'a 오잉? 이건 무슨 말씀?
내가 한 거라곤 생글생글 웃으며 너무 맛있어요!! 하면서 싹싹 그릇을 비운거랑....
말하는 중간에 끼어들지 않고 그냥 웃으면서 들었던거 (사실 폴란드 말을 못 알아 들어서 할말이 없었던 것 뿐임), 안되는 폴란드어로 한 두마디씩 하면서 웃음 줬던게 귀엽게 보였을 수도 있고.... 가끔 아부지랑 어마마마 하시는 일에 대해서 질문 했던 게 단데.... 럴수럴수 이럴 수가....
잠깐 들었더니 전에 집에 초대 받아 왔던 부모님 친구 딸들 & 지 학교 친구들...(전 여자친구라고는 말 안하더라마는.... -_-+++) 은 생선을 못 먹네....자기는 콩이 싫네 하거나 대화 내내 뚱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거나 밥 먹은 후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뿅하고 나타나서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좀 힘들어 하지만 이것저것 먹으려고 노력하고 생글생글 웃어서 너무 예쁘다는 오마니 말씀.... (남자친구 말로는 오마니께서 이마에 뽀뽀해주고 싶은데 다큰 처자한테 그러면 안 될것 같아서 꾹 참으셨다능....정말?)
여기서 서양과 동양의 차이를 정말이지 극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만약 내가 했던 행동을 한국에서 했다면? 난 아마 남자친구 형수한테나 엄마한테나 엄청 욕듣고 막장 소리 들었겠지?
급 로또 맞은 느낌이 들었다.
우연히 타고 타다가 여기 블로그까지 오게 되었는데
답글삭제글 너무 재밌어요 ㅋㅋㅋ 정말 좋은 미래의 시부모님(?)을 두셨다는 !
누군가가 여기를 들어 오긴 하는군요!
답글삭제지금 보니 오탈자가 많네요... ㅋ
재미 있게 읽어 주셨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지나다 들어왔는데 그 곳 생활 이야기가 무지 재미있습니다. 미래를 잘 엮어 가시길...
답글삭제Follow해도 부담이 안 되실런지 궁금합니다. ^^
안녕하세요.
답글삭제Follow가 뭔지도 모르고 지내다가 새로운 기능(?)을 발견 했네요!
부담은 커녕 남겨주신 덕담에 감사한 마음 가득 입니다.
제 벨라루스 남친도 집안이 공학도 집안이예요
답글삭제아버지도 통신쪽 엔지니어, 엄마는 생물선생님, 할아버지는 구소련때 아주 유명한 과학자....
그래서 그런지 성격이 공대라능..ㅠㅠ
Love에 대한 3가지 단어 있죠?
이녀석도 딱 그렇게 대답했을거예요-.-;;;
아...저 고냉이입니다 :)
http://ppjini.egloos.com
rss 추가 하고 싶은데 rss가 없어서 링크 추가가 안돼네요...슬퍼라ㅠㅠ
안냐세요 :)
답글삭제동유럽에서도 미녀 많은 나라로 소문난....
심지어는 대통령이 젊은여자들 출국 금지 시켰다는 나라.... 바로 그 벨라루스 출신의 남자친구를 두셨군요
러시아어 구사자를 남자친구로 두시다니... 저는 그 것도 넘후나 부럽습니다. ㅎㅎ
제가 이글루 아이디도 없고 한국 핸드폰도 없어서 구글에 만들었어염.... ㅎㅎ 지송
근데 저는 추가 가능해서 바로 했다능....
자주 뵐께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