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4/2014

강동원 배우님.... 속 많이 상하시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강동원이라는 배우를 참 좋아합니다. 
잘 만들어진 청아한 도자기를 보는 것 같습니다. 용도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나, 바라 보고 있으면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듯 합니다. 
본인은 이런 얘기를 좋아할지 싫어할지 알수 없으나, 내가 강배우라면.... 이 영화를 보고 참 속 많이 상할 것 같습니다.

본인 성격이 어떨지 모르나... 나라면 이런 생각... 한번 쯤 했을 것 같습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나, 나는 지금 어디에 있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현재의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니 말입니다. 
하정우를 보면 조폭에, 촌뜨기, 호스트바 선수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섭렵하고 있고, 얼굴 잘생긴 배우로 보자면.... 송중기만 봐도 사극에 현대물에 과하지 않은 잘생긴 얼굴로 시대를 넘나들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으며 요새 나오는 젊은 배우들...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정말 잘하고 있는 친구들까지.......

우리 강배우를 보자면.... 초능력자에 형사, 그놈 목소리,우행시, 전우치.... 그 동안 그가 선택한 작품을 바탕으로 짐작했을때.... 물론 당연한 얘기 입니다만,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맡고 싶어하는 마음이 보이나 사실 몸에 맞는 역할은 전우치 하나였다고 봅니다. 

아름다운 몸동작은 과하지 않을 때 그 아름다움이 빛나고, 그의 아름다움은 적재적소에 맞게 배치 될때 그 진가가 발휘되는 법입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후반부로 갈수록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많이 떠 올랐습니다.
앞섬을 풀어헤치고 칼을 쓰는 장면보다는 상복을 입고 부채를 쓸때의 움직임이 강렬했고, 정두홍 무술 감독께서 도는 액션을 좋아하시는지... 옷이 날리는 선을 살리고 싶어 의도해서 합을 짜셨는지.... 돌격하며 빠르게 치고 나가는 장면에서 긴장감을 높이고는 슬로우에서 난데없이 옷깃이 나풀거리는 액션 신은.... 사실 강동원이기에 아름다웠지 조금 식상한 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강동원의 얼굴을 크게 잡아주는데.... 영화사에서 입김이라도 불어 넣었나.. 새삼 강동원이라는 배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셨는가.... 좀 뜬금없이 강동원을 후반부로 갈수록 소비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왕 망한거 강동원 얼굴을 빌어 여성 관객이라도 잡아보자... 뭐 이런 마음 이셨을까요?)
그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감독께서 인터뷰에서 강동원팬이라고 말씀 하신 부분이 함께 머릿속에서 맴돌며.... 감독님께서 무게를 잡지 못하실때 영화가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던 것 같습니다. 
강동원의 팬으로서는... 사실 기쁘기도 하고 속도 상합니다. 강동원을 이렇게 아름답게 볼수 있다는 점은 기쁘지만, 강배우의 앞날을 생각해 봤을때 자꾸만 이런 이미지로 소비 된다는 점이 장기적으로 그에게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독님께서는 놈놈놈에 대한 동경, 형사에서 본 강동원 이미지에 대한 욕심, 너무 무겁지 않게 영화를 만들고자 한 의도와 B급 서부 영화에 대한 선호가 강하신 것 같습니다. 
민란 이야기의 대부분은 비극으로 끝납니다.
권선징악의 메세지를 담기에 민란 이야기는 좋은 소재가 아닙니다. 
정의에 불타오르고 공평하고 용맹한 리더와 그를 보필하는 두뇌, 무식하고 힘센 돌격대장격 캐릭터는 민란 무리의 전형적인 삼총사 세트인데, 이 영화에서는 그 캐릭터가 너무 많은 사람에게 부여 되어 겹치면서 이야기를 흐립니다.
보통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민란 무리에 속한 사람들의 각자의 속사정은 당연히 비극적이며 그로 인해 군도의 무리가 됨은 부연 설명 없이도 자연스럽게 관객들에게 인지 됩니다. 
다시 말해 굳이 개연성을 높이고자 과거의 이야기를 무리해서 끌어 들일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도치나 조윤의 경우 또한 지나치게 많은 얘기를 담으려 하다 이야기가 늘어지고 나레이션까지 동원하여 캐릭터를 살려주려 하나 결국은 이야기가 이를 뒷받침 하여 주지 못해 죽어 버립니다. 
도치는 과거 이야기를 빼고는 특색 없는 행동 대장으로 몰락해 후반부로 갈 수록 그 빛을 잃고, 조윤이라는 캐릭터는 악역을 부여하고자 과거 얘기 장황하게 꺼내 겨우 악역으로 거듭나나 하였더니 갑자기 등장한 아기 (조카)에 의해 그 캐릭터가 산산히 흩어져 버립니다. 조윤은.... 정말 강동원이 아니었다면 (그 아름다운 얼굴과 움직임) 아무 특색 없고 무미 건조한 인물이 되었을 것입니다. 
(차라리 아기가 나오지 않거나, 조윤이 그 아이를 단칼에 베어 버렸다면 특색이 살지 않았을까..... )
악역은.... 이유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타짜에서 김윤식이 그렇게 뜰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악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매력적이었다는 점입니다.
그의 과거가 어땠는지, 그가 왜 악인이 되었는가는 전혀 필요 없었습니다,그 매력만으로 관객의 눈을 사로 잡았지요.
저는 조윤의 캐릭터에서 이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아... 그렇구나 하고 이해는 되지만, 매력적이지 않은 악역, 하지만 아름다워서 보게는 되는.... 
(매력적인 악역은 슬프고 눈에 힘주고, 시종일관 진지하고.... 뭐 이런걸로 결정 되지는 않은 듯 합니다. )
조윤이라는 캐릭터가 무거운 트라우마를 어깨에 지고 있다는 점을 잘 조절하며 캐릭터 자체만으로 매력적으로 보일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기억에 남는건 머리 풀어 헤친 처녀귀신 같은 모습과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극찬 하지만, 저는 솔직히 그냥... 처녀 귀신 같아 보였습니다, 강동원이니 그나마.... ) 옷자락 나풀나풀 뿐입니다. 

그 외에도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참 많습니다.....

하정우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가 아닙니다. 하정우씨 표정도 좋고 에너지도 좋지만 어떤 영화를 봐도 대사만 치면 그냥 하정우가 되어 버려서.... 안타깝습니다. (표정은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노사장역으로 나오는 이성민씨의 연기는 아까울만큼 좋습니다. 이경영씨의 캐릭터와 조금만 더 구분이 되었더라면... 
아니 차라리 이경영씨가 나오지 않고, 강동원이 이성민씨와 결전을 벌인 뒤 그를 잡아가서 고문을 했더라면 (개인적으로 이경영씨가 왜 나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캐릭터가 너무 겹칩니다.) 출연료도 아끼고 이성민이라는 배우도 더 잘 활용 할 수 있었을 텐데요....  
조진웅씨 역시 연기 좋았고... 늘 그렇지만 그 분의 대사 치는 솜씨는 참으로 수려합니다. 귀여움까지 갖추고 계시니... 앞으로도 좋은 영화에 많이 나오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김성균씨 그냥 안나오셨으면... 감독님께서 억지로 넣은 느낌이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초반부터 별 영향력 없이 농민1,2 같은 인물을 얼굴 계속 잡아 주시길래 뭐지? 하는 생각 했는데... 그렇게 마지막에 한방 쓰시려고 의도 하신 거라면 전반부에 필름 낭비 너무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감독님께서는 참으로 의리의 사나이 이신듯...) 계속 뭐지? 뭐지? 하고 집중력을 떨어뜨려 안타까웠습니다. 김성균이라는 좋은 배우를 이렇게 쓰시다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뭐랄까... 민중의 손으로 악을 처단했다... 이런 메세지라도 담고 싶으셨던 걸까요? 이건 감독님의 의도였을까요 영화사의 의도 였을까요? 

그냥 영화를 보고 나니 많이 씁쓸합니다. 
저는.....  사실 배우 중에 강배우를 가장 좋아합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개봉일을 맞춰 본 영화가 군도입니다. 
오직 강동원을 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참... 영화를 보는 동안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우리 강배우도 이제 형사를 벗어날때가 된 것 같은데...  그 이미지를 차용해 뭔가 해보시려는 감독님이 아직도 계셨네요... 이쪽으로만 굳어질까 걱정입니다. 
우습게 들릴수 있으나, 팬인 저보다.... 본인이 더 마음이 안 좋으실까봐 좀 걱정도 됩니다.... 

아! 그리고 음악! 
Abbey road에 가서 녹음해 왔다는 그 음악....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하정우 테마송입니다.... 그런데 말도 안되는 상황에 말도 안되는 음악 집어 넣었습니다. 이 또한 감독의 욕심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데요.... (뭐하러 거기까지 갔을까? )
레몬이랑 소금없이 미지근한 데낄라를 맥주잔에 따라 마시는 느낌이랄까요 -_- 
마지막에 석양에 말타고 달려가는 뒷모습 잡아주고 하정우 테마송 나오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뭔가 있을 것 처럼 시작해서 끝은 B급 서부 영화로 끝나는 느낌...
아...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인물 소개 부터 서부 영화 풍이었네요... 
도대체 이 영화의 정체성은 뭐지? 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조합이었습니다.... 



뭐 위에 이렇게 장황하게 써 놓고 뒷 통수 치는 것 같겠지만.... 저는 이번 주말에 다시 한번 군도를 볼 생각입니다. 
영화가 아니라 우리 강배우를 보기 위해서...  --> 이게 바로 감독의 의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만... 기꺼이 넘어가줄 생각이 있습니다.


사설이지만.... 한국에 들어오니... 아직까진 참 좋네요.
(강배우님 영화 개봉일에 맞춰 볼수도 있고.,,.. 또  영화관도 많고... ㅎ)
25년을 살다가 몇년 나갔다 왔다고 서울이 이렇게 낯설줄은 몰랐는데...
참 많이 변했고 또 그대로네요


3/14/2013

바르샤바에서 방을 구할때 어디가 좋을까?

이 글을 쓰려고 참 많은 시간 생각만 하다가.....

직장의 이동으로 인해 현재 다른 곳에다 방을 알아보는 나의 절박한 심정과 같은 누군가가 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에 당장에 마음을 다 잡고 앉아서 글을 쓰기로 했다.
방 알아보는 도중에 다른분들께서 올리신 글을 보고 고마운 마음이 참 많이 들었는데.... 지금 느끼는  감사한 마음을 누군가 나눌수 있기를.... 또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바이다.

이 글은 바르샤바로 오는 직장인, 싱글, 아이가 없는 젊은 사람을 위한 글이다.
가족이 있으신 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의 이야기 이기 때문에, 이 점을 먼저 분명히 하고 싶다.

우선 내 경우를 설명 드리자면......

내가 처음 바르샤바로 올 때 원했던 바는 아래와 같다.
1) 회사에서 가까울것 또는 30분 이내 통근 가능, 이왕이면 트램을 타고 다닐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었음.
2) 공원 가까이
3) 창문이 클것

약 3년 하고도 몇개월을 더 지난 지금 시점의 조건은 아래와 같다.

1) 슈퍼가 무조건 가까워야 하고 이 슈퍼는 이왕이면 11시 이전에는 문 안 닫았으면 좋겠음.
아니면 까르푸 익스프레스라도 (10시에 닫음) 있는 곳
2) 회사에서 30분 이내 거리 무조건, 하지만 걷는 거리는 10분 이내여야 함! (겨울에 엄청 춥기 때문에)
3) 공원 필요 없고, 시내에서 가까울 것 (술 먹거나 밥 먹고 날 좋은날 집으로 걸어가면 매우 좋음, 그러나 일년중 단 몇개월에 불과하다는 점)
4) 엘레베이터 낡지 않은 건물
5) 배수 잘 되고 뜨신 물이 펑펑 나오는 집 ( 시내 가까이의 집들은 거의 대부분이 낡았는데 내부를 수리 해서 새 것 같은 집이 많은데, 왕왕 뜨거운 물이 나오기까지 약 2분의 시간이 소요 되는 집도 있음)
6) 조용한 집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유럽내 많은 집들이 고요한 밤 옆집의 말소리가 또는 TV 소리가 들릴때가 있다. 내용을 식별할 정도는 아니지만, 젊은 애들이 가끔 친구들이라도 초대해서 노래 틀고 지들끼리 놀때면 잠을 이룰수가 없음, 할머니 할아버지 사시면 좋은데, 이 분들은 또 내 소음에 괴로워 하실수 있음, 민감한 할머니는 밤 11시에 퇴근해서 구두 벗으면 이 소리 때문에 천장을 쿵쿵 쳐대시는 경우도...)

* 폴란드의 대부분의 집들은 매우 따뜻하다 외벽이 두껴워 외풍도 별로 없고 (창가는 물론 따로 살펴봐야 함), 하지만 역시 잘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아래의 조잡한 지도를 보면, 노란색은 내가 다시 집을 구한 다면... 선호하는 지역
(밤에 걸어다녀도 안전한 지역- 폴란드는 굉장히 안전한 나라여요)
빨간색 동그라미 부분은 큰 백화점이 있는 곳,
연두색 부분은 한국 식당, 작은 곳은 일식집 (비싼곳) 이 있는 곳이며, 분홍색으로 표시한 지역은, 내 무조건 살고 싶다 +_+ 하는 .....내가 가장 선호하는 거리다.
아! 그리고 빨간 X표는 지하철 역이며 파란 줄이 지하철 라인이다.

한창 2호선이 공사 중이나 현재 바르샤바에는 지하철이 1개 라인이 다다.

중심 지역을 Srodmiescia 라고 하고, 그 아래를 Mokotow 라고 하는데 이 밑으로 대규모의 거주 밀집 지역이 있다. 큰 집들도 많고 교외라 건물이나 회사 보다는 거의 대부분이 아파트와 공원이라 아이들 키우기에 좋은지 가족 단위로 많이 사는 것 같다. 지하철도 트램도 없는데다 버스는 약 10여분에 한대씩 다니는 지라 차가 필수 같아 보인다.
나같은 뚜벅이 족은 가뜩이나 걸어 다니는 걸 좋아하니 시내를 벗어날수가 없다는 말씀....
(클릭하시면 커짐)

물론 이 외의 지역이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내 선호와 내 취향을 고려한 추천 지역이기 때문에 이 점을 염두에 두셨으면 한다.




 


내 지금까지의 기억으로는 집을 구하는 방식은 이렇다.

1) 부동산
2) 인터넷
3) 지인

부동산의 경우 월세의 한달치 정도를 서비스 비용으로 지불해야 하는데 보통 반반씩 나눠서 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2000즈워티 이하의 집은 왕왕 혼자서 비용을 다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잘 살펴 봐야 하며, 최근 부동산들이 대여 보다는 판매쪽에 주력을 다하는 지라 자기네 싸이트에서 대여건들을 관리하는 건 드문것 같고 인터넷에 올라온 공고를 잘 살펴보고 연락을 하면 이게 에이전트가 올린 광고인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아무리 본인이 찾았어도 주인과 연락하고 약속 잡는걸 에이전트가 하기 때문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여기서 재미 있는건, 인터넷에 보면 똑같은 공고가 여러건 올라와 있는 경우가 있는데, 주인이 올리고 에이전트가 올리는 경우일수 있다.
잘 살펴봐서 주인이 직접 올린 것 같은 광고(회사 로고나 이름이 없이 개인 이름과 연락처만 있는 경우)의 연락처로 연락을 직접하면 대답은 좀 늦을수 있으나 비용을 줄일수도 있다.

약속을 잡고 방문을 하면 이곳 저곳 꼼꼼히 살펴 보고, 주인의 됨됨이도 잘 살펴 보는 게 좋다. 
주인이 가끔 시도 때도 없이 오겠다고 하는 경우, 문제가 생겨도 책임지지 않거나 오히려 뒤집어 씌우는 경우 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심술궂게 생긴 주인은 피하는게 좋다.

주인도 갠츈하다 생각이 들면, 적극적으로 자기 직업과 성실히 월세를 납부할 것임을 어필하는 것이 좋다. 회사가 좀 유명한 곳이면 좋고...
잘 웃고, 당당하게 어필하면 폴란드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인상을 받는 것 같다. 물론 예의는 필수....  기본적으로 한달치 집세를 보증금으로 내는데, 외국인이기 때문에 세 달치 받고 싶다 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인 능력으로 좋은 인상과 말솜씨를 발휘하여 깎을수 있다.

간혹 주인이 한달에 한번씩 직접 와서 월세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주인이 세금 신고를 안하고 싶어 하기 때문일수 있다.... 주인이 마음에 들고 그렇게 하고 싶다하는데 안된다 하기도 그렇고.... 하면 내 경우, 회사 앞으로 오라고 해서 매달 회사 앞에서 현금으로 줬다.
보니까 주변에 이런 경우 좀 있던데, 계좌가 없는 할머니, 전쟁 이후에 공공 서비스를 못 믿는 노인분들 같은 경우도 직접 오셔서 받아가신다고 한다.

자....이제 어디서 아파트를 찾느냐.... 하면 나는 아래의 싸이트를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Gumtree도 있긴 하지만.. 아래의 싸이트가 훨씬 나은 것 같다.

http://dom.gratka.pl

가서 아파트 Mieszkania 를 선택하고, 대여인 Wynajmy를 선택, 도시(Miasto)는 Warszawa, 마지막으로 지역(Dzielnica) 은  Srodmiescia (시내 중심지역의 경우, 약간 남쪽의 경우 Mokotow를 선택! ) 를 선택해서 가격 범위를 결정한 다음 찾기 Szukaj 를 클릭하면 된다.

(이 지역이 좀 광범위 하므로 지역을 선택했다고 마음 놓지 마시고 거리 이름을 보고 꼭 지도에서 찾아 보실 것을 강추 함!  아래에 사진을 넣고자 하나 어째 크기가 조정이 안되네?! 클릭하시면 커질 듯?!)



 
 
가격대는 참 뭐라 말씀 드리기 어려운 사항이나....
나같이 비자가 필요한 외국인의 경우, 집 주인이 본인을 거주 등록에 포함 시켜 줘야 하는데, 이걸 멜두넥 Meldunek이라고 한다. 집 주인이 직접 해주거나 또는 집 계약서와 특정 서류를 갖고 있으면 회사 HR에서 할수 있긴 한데 이게.... 번거로운 일이라 집주인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싼 집일수록....
2000즈워티가 넘어가는 집의 경우, 나름 고가의 집이라 할수 있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쉽게 해주지만, 1500즈워티 아래의 집주인들이 멜두넥을 선뜻 해주리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뭐 불가능한 건 아니고.... )
 
새 집의 경우 거의 대부분 1900 이상인 것 같고,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은 3년전에 새로 고쳤다고 하는데, 나름 깔끔하고 약 40sqm로 이케아 4인용 식탁이 들어가고도 남는 큰 부엌하나 방 (큰 서랍과 넒은 장농 포함) 그리고 샤워 부스와 세탁기가 있는 깔끔한 화장실이 있는 곳으로 1800즈워티를 내고 살고 있다, 그리고 가스, 전기, 물등 약 한달에 100즈워티 정도 내고...
 
나보다 싸게 또는 약간 비싸게 주고 오래 되었으나 보수 공사 된 시내의 아파트에서 살고 계시는 분도 있고, 훨신 싸게 오래된 -_- 정말 오래된 아파트에서 사시는 분도 있고, 약간 교외이나 지하철 가까운 곳에서 새로 지은 번쩍번쩍한 아파트에서 훨씬 비싸게 내고 주고 사는 분들도 있지만.... 각자 원하는 바가 다를수 있으니, 이 부분은 위의 정보를 가지고 본인의 취향에 맞게 골라서 사시면 될 것 같다.  
 
나도 지금은 새로운 곳에 아파트를 구해야 하는 실정이라 찾아보느라 눈이 빠질 지경이나, 혹시라도 바르샤바에서 정착하시는 분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후다닥 써보 았다는 이야기....
 
 
* 덧붙임
 
여기도 나갈때 청소 상태 안 좋으면 보증금에서 까고 줍니다.
그러니 청소 잘 하시고 공과금 잘 내시면 보증금 그대로 돌려 받는 경우도 있는데, 안 그런 사람들도 많아서 나갈때쯤 공과금도 안내고~ 청소도 안하고,어차피 안 돌려줄지도 모르는데 에라 모르겠다 하는 분들도 있고....
제 경우.... 여기 청소 점검하는 기준이 워낙 높아 제가 1박 2일을 꼬박 청소만 하여도 모자랄 것 같아 그냥 마지막 달에 집주인에게 협상 조건을 제시 합니다.
막달은 보증금에서 반은 그냥 청소도 하고~ 고장난데 있으면 고치고~ 너 가지거라 그러니 마지막 월세는 반만 주겠다.... 
(이건 상대적으로 허술한?! 좀 인정있는 폴란드에서나 통하는 얘기일 것임)
 
 
 
 
 
 

고향 생각

날마다 뜨는 신난한 뉴스에.... 마음을 주지 않으려 하다가도 문득 문득 머릿속을 파고 드는 고향 생각에 일손을 놓고 한참을 상념에 젖게 된다.

유럽에 살게 된 이후, 아름다운 마을, 성, 도시를 수 없이 갔지만 그 어느 풍광 보다도 내 마음을 흔드는 건, 여전히 기억속에 사진처럼 선명하게 각인 되어 있는 어린시절의 봄이다.
아직은 차가운 공기지만 따뜻한 햇살에 봄꽃이 천지에 피어,  그 향기가 은은히 퍼지는  봄 내음이 너무나 그립다.
누군가는 일본의 잔재라고 하지만 봄이면 평범했던 우리 동네를 동화속 환상의 세상 같이 만들어 버리던....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벛꽃, 교정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던 목련꽃 향기가 너무 좋아 한참을 나무 밑에 서 있곤 했던 그 순간과 또 이름을 알수 없는 갖은 봄 꽃의 향기들이 떠올라 머릿속을 뒤집어 놓을때면 그렇게 멍하니 책상앞에 앉아 어린시절의 추억으로 걷잡을수 없이 빨려 들어간다.

이 맘때면 상위에 오르던 향기로운 봄 나물과, 냉이국, 김이 오르는 막 지은 밥을 먹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물론 겨우내 먹던 음식이 결코 모자랐던건 아니다.
묵은지에 갖은 장아찌와 젓갈 종류는 전라도 사람들의 소울푸드와 같아서 겨울 내내 부족함 없이 밥을 먹었던 나다.
그때를 생각하면....감사하게도 먹는 것에 대한 즐거움,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도록 풍성한 식생활을 누렸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나는 아직도 샌드위치로 한끼 식사를 때우는 서구 식생활에 적응이 되지 않는다. 나에게 식사 시간이란 굉장히 소중하고 중요한 충전이자 기쁨의 시간이기에, 누군가와 식사를 하는 건... 그 사람과 영혼을 나누는 것이라고 했던 어느 유명한 요리사의 말처럼 가끔은 식사 시간이 신성하게 느껴질때도 있다.
그래서 어렸을때는 별 생각 없이 하던 밥이나 한번 먹자 하던 얘기가 나이를 먹을수록 잘 나오지 않는다. 정말로 같이 그 순간을 같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는.... 인사치레로도 그런 말을 하고 싶지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아직 어려 젓가락질이 서툴었던 때, 입맛이 없어 반찬 투정을 할때면, 할머니는 보릿물에 밥을 말아 굴미 한마리 구워 살을 발라 내가 밥을 퍼서 입에 넣을때 그 위에 올려 주시다가 내 손이 더뎌질때 쯤이면 젓가락 위에 명란젓을 조금씩 얹어 내 입에 넣어 주곤 하셨다.
그 기억 때문일까? 나는 유독 명란젓을 좋아한다.
(! 하지만 금방 무친 조개젓도 어디에 비할데 없는 맛이다. )

그렇게 내가 할머니와 밥을 먹고 있을때 엄마는 할머니집 마당에서 자라는 새파란 호박을 따다가 빨갛게 양념한 고등어와 보글보글 끓여 저녁식사 준비를 하고 계셨는데, 저녁 상에는 또 마당 한구석에서 따온 고추와 갖은 야채가 가득해서, 밥 한뭉텅이와 야채를 크게 싸서 된장을 올려 먹던 여름의 기억과... 그리고 어린시절의 내가 봄을 맞이하며 여름이 머지 않았다는 기대감에 설레이던 그 어린 마음도 떠올라 웃음이 난다.
고향이란 이런 건가 보다....
그때를 생각하면 온갖 색깔과 향기와 맛이 복합적으로 머릿속에서 피어 오른다.
어린 시절 역사 시간에 옛 조상들이 중국에 유학가 십년씩 생활하며 고향을 그리워 하며 쓰던 싯구를 읽을때나, 수구초심 같은 고사성어를 배울때면 이해가지 않았던 마음이 이제는 뼈에 사무치게 공감이 간다...

나는 친가 외가 모두 전라도 쪽이라 유난히 음식에 대한 기억이 많다.
철마다 목포에서 삼촌네가 보내 주던 바다 음식들, 그 중에서도 겨울에 올라온 감태를 장과 참기름에 무쳐 밥위에 올려 먹으면 얼마나 맛있던지...  목포에서 큰 박스가 도착하던 날이면 상위가 푸짐해지곤 했다.  멀건 국물에서 깊은 맛이 느껴지는 연포탕, 그냥 삶아 내기만 해도 눈이 뒤집힐 만큼 맛난 꽃게찜, (참고로 나는 꽃게를 정말 잘 발라 먹는다), 그 냄새만으로도 어질거릴 만큼 향긋한 간장게장에 갓김치가 상위에 올라오는 꿈을 아직도 나는 가끔 꾸곤 한다.

또 영광이 친가라 항상 냉장고에는 굴비가 있었는데....  정확히 말하면  조기지만, 늘 냉장고에 꽉꽉 차 있었다..  이걸 엄마가 기가 막히게 소금 간을 해서 (엄마님 친구 분께서는 소금 장수를 하시기 때문에 늘 양질의 소금이 집에는 가득) 구워 먹어도 그 맛이 천국, 졸여 먹어도 밥 두공기를 뚝딱 하곤 했다. 그렇게 먹어도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는 늘 반에서 키가 작아 1번을 내내 도맡아 했는데, 고등학교때까지도 작던 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약 6센치 정도가 컸으니 지금 그 친구들을 만나면 언제 이렇게 키가 컸냐며 놀라기도 한다.

예전엔 가을이 끝날 무렵 갑자기 차가워진 공기에 그렇게 마음이 심란하더니... 이제는 봄이 될쯤이면 옛 생각에 마음이 흔들거린다.
나는 언제쯤 고향에 돌아갈수 있을까...


아니 내가 생각하는 고향은 그 모습 그대로 거기에 있을까?
이제와 생각하면 내가 생각하는 고향은 내 마음안에만 남아 그 어느곳에도 남아 있지 않을 것만 같다.
특히 요새 신문을 읽으때면 마음 한구석에서 쿵하고 내려 앉는 느낌이 들어 더 그런지...
마음이 많이 심란하다.

11/26/2012

인종 차별을 성토하는 누군가를 볼때

이런 생각이 든다.
그가 당했던 그 일이 단지 그 사람의 출신 때문일까?
단편적인 생각으로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본인의사고의 수준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나온 불명확하고 미확인 된 상황 판단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 때가 많다.
특히나 말하는 사람의 수준에 따라 가끔 이 생각은 더 강해진다.

마트에서 또는 길에서 당하는 불쾌한 경험은 고국이라면 절대 경험하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먼저 묻고 싶다.... 나는 한국에서 약 26년을 줄곧 살았고, 그 시간 동안 불쾌하고 비이성적인 대접을 받은 경험이 수차례 있다.
외국에서 사는 지금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어렵지 않게 신문을 통해 접할수 있고, 가끔은 누군가가 지하철에서 맞기도 하고, 누군가는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당신이 만약 그 상황의 피해자라면,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어떤 이유를 가져다 붙일까? 한국에서 당했다면 아무도 인종 차별을 그 이유라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외국에서 이런 경우를 당하면 거의 대부분은 인종차별을 그 이유라고 생각하고 상황을 이해하려고 한다.

세상을 살다보면 억울한 일 당하는 경우 같은것.... 누구나 인생에서 경험해볼 수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서비스 직종에서 나도 일해 본적이 있고 그 덕분에 서비스직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
누군나 가끔 힘든 날이 인생에 찾아올 때가 있다. 아무리 일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쓰는 것이 녹록치 않은 날, 하필이면 내가 손님이 되는 경우, 살다보면 일상에서 이런 상황에서 내가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 법이다.
한국이라면 그러겠지....

저 사람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에이 오늘 운이 나쁘네....

그런데 외국에서 살면 사람들은 곧잘 그 상황을 상황 그대로 이해하기보다, 본인에게 가장 쉬운 설명거리를 핑계 삼아 위안하고 스스로를 위로 한다.
물론 다른 모습의 사람, 다른 생각의 사람, 다른 배경의 사람에게 느끼는 친밀도는 많은 것을 공유하는 사람에게 느끼는 것보다 확연히 적을수는 있다.  그리고 이런 배타적인 감정이 발전하여 때로는 사람의 역사에서 볼수 있듯이 처참하고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것을 차별이라는 단어로 단순화 하여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수준의 일들을 바라보기엔 무리가 있다.
물론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이 모든 이야기는 우리가 정신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을지라도 사람이라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이타심과 다른 사람의 아픔에 대해 공감할줄 아는 아주 기본적인 수준의 사회적 존재를 전제로 하고 있다.

생각해보시라, 내가 오늘 눈에 다래끼가 나서 욱씬 거리는 눈으로 수퍼마켓에서 일하는데 어느 순간 내 앞에 나와는 다른 모습을 한 사람이, 익숙한 물건을 들고 계산을 하기 위해 다가왔다. 당연히 말이 안통할것 같아 긴장도 살짝 되긴 하지만, 나는 아침 조회때 눈에 다래끼가 나서 어떤 상품이 세일에 들어갔는지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바로 그 손님이 내가 몇달이 넘게 팔아온 너무나 익숙한 물건에 대해 나에게 가격에 대해 뭔가를 말하려고 한다면.... 당신이라면 얼굴에 웃음을 가득 띄우고 그 사람의 언어로 그 사람이 이해 할수 있도록 차근히 설명해 줄수 있을까?
게다가 그 사람뒤로 이미 5~6명의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면?

그런데 나아가 알고보니 그 사람이 가격에 대해 말하려던 것이 맞았다, 그래서 그 가격은 내가 알던 일반 가격의 반 가격에 오늘 팔리고 있었으며 나와 비슷한 머리색, 비슷한 눈을 가진 사람들은 그 줄 뒤에 서서 나를 바라 보고 있다면?  게다가 눈은 점점 더 아파온다면?
'나' 는 과연 친절하게 그 사람이 알아 들을수 있도록 사과하고 일을 처리 할수 있을까?
이 경우 내가 느끼는 감정이 그 사람에 대한 것일까? 그 상황에 대한 것일까 아니면 나 자신에 대한 것일까?
'나'라는 사람은 인종이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을 차별한 것일까?
만약 이 손님이 이 상황에서 '나'를 인종차별 했다며 고소 한다면.... ??

그리고 이 상황에서 만약 그 손님이 바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라면?

당신은 인종 차별을 당했다고 느끼지 않을까?
다시 바꿔서 당신이 바로 그 점원이며 이 상황으로 인해 인종 차별 당했다며 고소를 당하거나 직장에서 처벌을 받았다면?

나 또한 유럽에서 산지 몇년이 되었고, 종종 불쾌한 경험이 있었지만, 그 사람이 단지 나의 외모로 인해 나를 인종 차별 했다는 느낌은 거의 받은적이 없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적은 종종 있었다) 그 사람의 인성이 또는 성품이 원래 그렇거나, 그 날 정말 힘들고 운수가 나쁜 날이라 나 또한 그로 인해 영향을 받은 것 뿐이거나, 단지 언어로 인해 그 사람이 어쩔줄 몰라 하다 나에게 자신이 스트레스 받은것을 숨기고자 하는 과정에서 불쾌하게 굴었던 경험이 대부분이었다. 때로는 방귀 낀 놈이 성낸다는 말처럼 내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못난 모습 때문에 오히려 더 다른 사람에게 날카롭게 대하기도 하는게 사람이라는 걸... 다들 알고 있지 않나?
그 상황을 잘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그래서 내 인생의 오류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있다면 타향살이가 그렇게 힘든 것만은 아니다.

사실 그럴때는 있다. 내 말이 모자라서, 내가 그 언어를 못해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 하지만 이 경우는 인종차별도 아니고 내 능력이 모자라서 벌어지는 상황일 뿐이다.
의사소통이 안 되는데 어쩌겠는가....
단순히 내가 동양인이라서, 단순히 내가 그들과 달라고 인종 차별을 당했다고 생각이 든다면 잘 생각해보시라, 객관화 시켜서,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호들갑 떨며 인종차별이 남의 일이 아니라 어쩌고 저쩌고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그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시면 좋겠다.

당신이 경험하는 불쾌하고 서럽고 기분 나쁜 대부분의 일은 한국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며 오히려 어떤 부분은 외국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당신이 한국에서 겪어야 할 다른 종류의 서러움과 힘든 경험들을 배재하고 있을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시면, 지금 내가 겪는 것이 과장할 필요도 없고 민감하게 받아 들일 필요도 없는 인생의 어느 한 부분임을, 어렵지 않게 깨달으시리라 생각한다.





5/13/2012

김장의 묘미

바르샤바에서 산지 2년 6개월, 당연히 늘어야 할 폴란드어는 잘 안 늘고 김장 실력만 나날이 늘어 간다.
한국에서 남동생 3명 둔 죄(?)로 필요에 의해 다져진 요리 경험 덕분에 밥은 잘 챙겨 먹지만, 손이 커져서 독신 생활을 시작했건만 요리를 한번 했다 하면 1~2인분이 아니라 4~5인분 요리를 하게 되어 고민이 컸다.
한창 요리를 하던 때는 내가 어리고 솜씨가 별로 없었던 터라 마른 반찬 같은 걸 잘 안해먹어서 이모들이 나물 반찬 챙겨주는 것 이외에는 늘 일품 요리 또는 전골등을 하나 크게 해서 밥과 먹곤 했는데,  남동생들이 워낙에 반찬 투정을 안하고, 남김 없이 다 먹어치우는 지라 집에 음식이 남는 날이 없었다. 남는 양념까지 밥위에 척 올려 김을 싸먹는 싹수를 발휘하시던 동생 분들 덕분에 나는 식탁 매너가 별로다. 입도 짧고 음식에 빨리 질려 한가지 음식을 많이 못 먹는다. 배가 불러서가 아니가 정말 맛에 금방 실증을 내기 때문이다. 별로 좋은 습관은 아닌듯 한데 그래서 늘 음식을 남기게 된다. 전에야 동생들이 다 먹어 줘서 별 문제가 없었지만 혼자 살기 시작한 후로.... 이 부분이 참 마음에 걸린다. 동생들 덕분에 집에서 살 때 음식물 쓰레기는 요리하다 나오는 부산물 정도 였는데, 크게 음식을 하다 혼자 먹을 음식을 하려니 늘 양 조절에 실패하고 마는 것이다.

잠시 딴소리를 좀 하자면...양희빈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나의 폭압에 눌려 맛에 상관없이 해주는대로 잘먹고 상 차리기도 잘 하고, 요리하다보면 볶거나 써는 등의 잔 심부름도 잘하고 또 뒷 정리도 잘하고 (본인은 늘 요리만 하고 뒷 정리는 동생들이....투정 부리면 밥 없다고 늘 으름장.... 그런데 남자들은 정말 밥에 약한 것 같다. 그렇게 내가 치사하게 굴고 눈물 콧물 쏙 빠지게 혼내 놔도 음식 크게 차려 놓으면 헤헤 거리고 앉아서 누나가 최고라며 밥을 먹는 걸 보면....  아무튼 이런 동생들 덕분에 나는 참 뒷 정리가 서툴다.) 나중에 누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동생들과 결혼하는 자매 분들은 식사에 대해선 별 걱정이 없으실꺼라 예상 되는 바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그럼 김치는 어떻게 먹었느냐....
나중에는 엄마네 세대도 동생둔 게 죄인지... 큰 이모가 크게 김장을 하셔서는 동생들에게 나눠 주시곤 하셨지만, 내가 어렸을 때 김장은 늘 아빠 몫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엄마도 돕긴 하셨지만, 배추 절이는 거나 양념 만드는 등의 주된 역할은 아빠 몫이었다.
워낙에 민감 하셨던 분이라....
어렸을 때부터 온갖 잡일에 호기심이 많았던 나는 김장하는 날이면 옆에서 알짱 거리면서 대충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고 있었으나 동참한 적은 없고 가끔 아빠가 실험을 하실때 (사이다를 깍두기에 처음으로 넣으시던 날 손을 덜덜 떠셨다는...ㅎㅎ) 옆에서 돕곤 했지만 본격적으로 김장을 하기 시작한 건 바르샤바로 이사하고 난 이후다.

처음 한국 배추의 3분의 1크기의 배추를 5포기를 사서 담그고 난 후에 몸살에 시달렸는데, 누워서 앓는 동안 50포기 100포기 김치 담그신다던 큰 이모 생각이 많이 났더랬다.  8남매의 큰 누나면 (물론 오빠가 위로 두분 계시긴 하나) 그 정도는 해야 하는 가보다.. 하고
그래도 다행히 이것 저것 만들어 본 가닥이 있어서인지 맛은 좋았다.
서양 배를 갈아 넣어 약간 떫은 맛이 느껴지긴 했지만 천일염도 아닌 암염으로 담근 김치이건만 다행히 쓴맛은 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두 세달에 한번씩 서너포기를 담궈 먹은지 어언 2년, 그 사이에 오이 소박이도 여러번 담그고 양배추 김치도 담궈 보고 파김치도 담궈 보면서 서서히 내공이 쌓여 가는 것 같아 스스로가 조금 대견하다. ㅎㅎ
처음에는 옆에다 인터넷 창 여러개 띄워 놓고 레시피 비교해 가면서 재료 하나 떨어지면 패닉을 일으키며 달려 나가 사오면서 담궜는데 요새는 대충 감으로 배추도 절이고 양념도 재료 하나 없어도 다른 걸로 대체해 가면서도 잘 만드는 걸 보면 역시 요리는 감이야..... 이러면서 흐뭇해 하고 있다.
신난한 타향 살이 이런 작은 기쁨이라도 없으면 어쩌나 싶다.

그렇게 어제 다시 오이 소박이, 파김치, 배추 김치를 담그고 기쁜 마음에 오늘은 돼지고기를 삶았다.
어렸을 때 외할머니는 손주들이 놀러가면 돼지고기를 삶아주시곤 하셨는데 생강과 누런 콩을 넣어 삶아 내셨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 다들 좋아서 무채를 듬뿍 올려 입안으로 가져가기 바빴다.
오늘 그 생각이 나서 냉장고에 있던 된장 조금, 생강에 양파 껍질을 넣고 어제 김장하다 남은 배 반쪽을 넣고, 노란콩이 떨어져 그냥 검정콩을 넣고 삶았는데 그 맛이 어린시절의 추억을 자극하는 맛이었다.
어제 잘 담근 김장 김치가 살포시 익어 오늘 점심은 정말 진수 성찬이 따로 없었다.

폴란드 돼지가 참 맛있다.
왜 그럴까?
전해지는 말로는 투르크 족이 침략해 왔을때 먹을 만한 것들은 싹다 잡아가고 자기들이 안 먹는 돼지만 남겨 두고 가서 돼지를 재료로 한 음식이 발달 되었다 하는데 그거야 요리법이 잘 발달된 거고 돼지 맛 자체가 좋은 건 무슨 이유일까?
폴란드의 자연을 생각해보면...땅에 석회질이 많아 감자가 맛있다는 것, 추운 겨울이 길고 해 나는 날이 적다는 것? 날이 추워 돼지들이 양질의 지방을 축적하나?
맛있게 먹으면 될일을 참 별 생각을 다하고 있다.

참고로 폴란드 돼지 목살을 사서 구으면 기름이 거의 안나오고, 삼겹살 부분을 사도 한국에서 구울때 나오는 기름의 반의 반도 안나온다. 이건 왜 일까? 궁금하다.
아 그리고 여기는 냉동 고기 파는데 없다. 물론 찾아 보면 있겠지만 동네에서 찾아 보기 힘들고 대부분이 생고기다.
싱싱해보이는 고기 사와서 양념없이 소금만 쳐서 구워도 그 맛이 기가 막히다.

김장으로 냉장고가 가득차서 그런가 마음까지 부자가 된 기분이다.

5/12/2012

글쓴김에 아쉬워서... Czardas

Vittorio Monti의 Czardas
이태리 작곡가가 쓴 헝가리 무곡이라니!! @_@ 요래 막 흥분하면서 처음 들었을때는 그래도 아직은 동유럽에 대한 환상이 있었는데.... 지금은 흠....  ㅎㅎ

Csárdás 또는 Czárdás라고도 하고, csárda 라는 헝가리어에서 유래 했는데 그 뜻은 선술집, 여관 같이 숙박업도 하고 사람들이 모여 술을 마시곤 했던 장소를 뜻하는 말이다.
헝가리 뿐만 아니라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우크라이나 및 폴란드까지
동유럽 국가들에서 널리 사랑 받는 민속 음악이라고 보면 될 듯 싶다.
Vittorio Monti 아저씨는 나폴리 출신인데 이태리 사람들도 지역마다 워낙 개성들이 뚜렷하셔서...  어쩌고 저쩌고 말하기가 꺼려진다.
따지고 보면 서유럽과 동유럽으로 단순히 나눠서 말하는 것도 좀 위험한 발상이긴 한데.... 자꾸만 나도 모르게 동유럽 동유럽 하고 말하게 되니.... 고쳐야 할텐데 쉽지가 않네....

그래도 뭐랄까 러시아 음악도 그렇고.... 동유럽 음악도 그렇고..... 구름이 잔뜩 껴서 우중충한 하늘에 마음까지 답답해지는 폴란드 겨울의 어느 날, 일하다 잠깐 커피 타서 듣다보면 막 가슴을 후벼 파는 것 같은 느낌에 정신줄 놓고 계속 듣게 된다.... 그러다 보면 야근 당첨.... ㅎㅎ

연주자에 역량에 따라 참으로 다양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
비교해서 들어 보면 확실히 알수 있다.


아.... 아저씨 포스 쩐다... 
내가 완전 사랑하는 곡 중 하나인데....
아쉬운 건 작곡가 아저씨 곡 완전 많이 쓰셨다는데 사랑 받는 곡인 이 곡 하나 뿐이라묘...
한곡도 사랑 못 받는 작곡가도 물론 많지만.... 그래도 뭔가 서글프고 아쉬운 느낌


그나저나 아래의 이 아가씨 굉장히 화려하고 파워풀하다는 평이 많아서 봤더니...
(음.... 말을 아껴야지... ㅎㅎ )
화려하다기 보다는.... 열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곡을 그렇게 연주해서 그런지 몰라도 굉장히 관능적인 느낌도 나고...
무대 장악력도 좋고...
그런데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굉장히 몰두한 느낌은 나는데....어려서 그런가? 뭐랄까 조절이 안되는 듯? 어깨에 힘 좀 빼고 연주 하면 좋을 텐데....그런데 그런건 원래 내공이 좀 쌓여야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는데.... 처음엔 다들 그렇지 않나? 흥분하고 막막 열정이 가득차서 잘 하고 싶다는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도취 되어 다른게 잘 안보이는 그런 상태.... 누구나 있을것 같은데....
그러다 시간 지나다 보면 어느 순간 긴장감도 좀 풀고, 스스로를 돌아 볼수 있는 여유도 생기고 하면서 더 풍부하게 자기가 갖고 있는 풀어 놓는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나? 싶다.

소리가 수수한 느낌은 아니더라만....다른 연주를 좀 더 들어 보고 싶다.
롱티보에서 1등 한 경력도 있는데....유럽은 안 오나.... 일본 연주는 자주 간다던데....

요새 젊은 음악가들 보며 드는 생각....참 한국 사람들 독한 것 같다.
아님 정말 재능이 많던가....

전반적으로 강하게 느끼는 점은 한국 사람들은 ....감성이 정말정말 풍부 하신 듯!

5/11/2012

간만에 쓰는 잡소리_베토벤 바이러스를 보면서 든 생각

영화 리뷰 같은거 쓰려는 건 아니고....
오랜만에 베토벤 바이러스를 다시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는데.....

다른 여성분들은 음악하는 남자....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모르겠다만 나는 사실 음악하는 남자한테 금방 빠지는 나쁜 버릇이 있다.
물론 음악하는 남자를 별로 안 좋아하는 우리 사촌 언니한테 은근 세뇌 당해서 연애까지는 가지 못했고, 사실 음악하는 남자중에 멋진 남자가 별로 없어서...  경외의 대상에서 연애의 대상으로까지는 발전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를 땅을 치고 후회 하게 만드는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주걸륜이 시나리오를 쓰고 주연에 감독, 물론 피아노 연주도 직접하고 OST까지, 정말 주걸륜의 주걸륜에 의한, 주걸륜을 위한 영화 'Secret'이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하기 전에....  약 4분 43초 가량 부터 나오는 주걸륜의 작업 실력을 먼저 감상해 보자.... 


솔직히 처음 주걸륜 보고 (황후화) 얘는 왜 이렇게 덜 떨어지게 생겼느뇨... 저 헬멧이 안습이로세.....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더랬다. 
그런데 이 영화 보고는 눈에 하트 뿅뿅 해서는 역시 남자는 피아노가!!! (이러면서 김선욱 군을 열렬히 더 사랑하게 되었다는....) 아 나도 좀 저런 남자랑 연애를 해 봤으면 하는 생각이.... 이 영화 본 여자라면 누구나 들었을듯 싶다만....

아 그런데 주걸륜 내 동생이랑 동갑인 여자애랑 연애를 한다는 얘기가.. -_-
(거의 스무살 차이가 날 텐데.... 대화가 되나? )
참고로... 이 영화 보고 주걸륜 멋지다! 하면서 다른 영상 찾아보다 얘가 사실은 가수라는 걸 알고 멘붕이 왔다가.... 뮤직 비디오 보고 다시 한번 멘붕을 겪고 나서 깔끔하게 마음 접었다.
그래도 영화 다시 보면 심장이 말랑말랑해 지는 느낌 ㅎ
잠시 딴 얘기를 하자면.... 주걸륜이 연주할 때 손가락을 보면 손가락을 구부리지 않고 펴서 연주하는 것을 볼수 있는데, 이 부분에서 다시 한번 내 마음을 울렸으니... 흠...
본인은 손가락 힘이 매우 세다.
팔 힘은 정말 정말 형편 없는데 손가락으로 안마를 하거나 팔을 움켜 쥐거나 꼬집는다거나 할때 사람들이 아귀 힘이 왜 이리 세냐... 고들 하신다.
내 생각으론 약 8년간 거의 하루도 빠짐 없이 훈련했던 피아노 주법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본인이 어렸을 때 주걸륜의 연주법과는 달리 신체의 다른 부분들은 고정하고 손가락을 구부려 손끝을 세워 높이 들었다 내리며 건반을 누르는 방식의 주법을 연습 하였는데 소리가 그렇게 예쁘게 빠지는 편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클레멘티인가 하는 아자씨가 요래 하라고 했다 하던데.... 하프시코드랑 연주법 다르다고 이렇게 막 가도 되는 겁니까...)  
손가락도 잘 꼬이고... (그거야 주법 때문이라기 보담은 실력이 떨어져서 그런걸수도 있음)
요새는 이렇게 안 가르친다묘? 역시 자연스러운게 짱이야.... 흠

처음엔 슨상님이 계란을 쥐고 연습 하라 하셔서 그것을 그대로 따라한 적도 있었으니...  내 지난 시절 받은 교육에 대해 더 얘기 하자면 좀 긴데....  흠....  지금 생각하면 그냥 안타까울뿐이다.

요약하자면.... 음악하는 남자랑 연애를 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하였고, 마음 접었으나 영화 시크릿 보면서 땅을 치고 후회를 하였고, 이를 서서히 잊어가는 무렵 베토벤 바이러스로 모든 기억이 생생해졌다.... 정도?


그런데 요런 생각 한편으로는 사촌 언니와 함께 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 올랐다.
지금은 성악을 하는 사촌언니와 나는 둘 다 피아노를 배웠었다.

당시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가 장식용으로 피아노를 들여 가구로의 역할만 하다가 사촌언니가 놀러 오면 곧잘 제 기능을 하곤 하였는데, 그 모습에 눈이 뒤집혀 나도 피아노!! 하면서 초등학교 들어가기도 전인 6살부터 피아노 학원을 들락 날락 거렸다.
사실 연습도 잘 안하고 그냥 나는 왜 이리 못치나... 하고 불평만 하고 별로 진지하게 생각 하고 있지 않다가 학교에서 음악 시간에 반주나 하고, 장기 자랑 같은거 할때 피아노 좀 쳐주면서 자연스럽게 나는 당연히 피아노 쪽으로 가겠거니...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직장이 있으셨던 어머니 덕분에 ( 밖에서 내가 최대한 시간을 때우고 들어오길 바라셨던 어머니의 상황으로 인하여...?) 피아노 레슨 후 매일 같이 출근 도장을 찍고 있었던 화실 생활로 피아노 아니면 미술이 내 길인줄로만 알고 있었던 그 시절.... 물론 힘든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잘 기억 나지 않고 (비 오는날 집에서 쉬고 싶었는데 비 맞고 화실 갔는데 서러웠던거? 밖에서 사먹는거 지겨워서 집 밥 먹고 싶다고 울던거? 그러다 5학년때 요리 한다고 부엌 엉망으로 만들어 놔서 엄마가 싫어 하시는 모습 보고 혼자 상처 받았던거? 뭐 고정도야 웃으며 넘어갈수 있는 추억이라고 생각함) 곰곰히 생각해보면 참으로 소중하고 보물 같은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것은 바로 바로 바로 사촌언니와의 연탄 기억이다.
내가 놀러가거나 언니가 우리집에 놀러 오면 함께 앉아 같이 피아노를 치며 놀기도 하고 가끔은 언니가 노래를 하면 내가 반주를 맞추곤 했다.
작은 방에 둘이 앉아 그렇게 몇 시간을 피아노 같이 치고 놀면서 노래도 하고, 언니한테 내가 못치는 곡 연주 해 달라고 떼쓰고.... 언니한테 즉흥으로 코드 넣어 달라고 하고 또 떼쓰고.... 그러다 몇 대 맞고 -_- 이러면서 놀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한데 어느 순간 나는 피아노를 그만 두고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고 언니는 성악가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런 언니가 이제는 무대에서 훌륭하게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볼때면 어린 시절에 언니네 집에 놀러 가는 길의 흥분이 가슴속에서 다시금 일어 난다.

몇주전 리히텐슈타인에 다녀왔다. 언니가 베르디의 레퀴엠 소프라노 솔로이스트로 공연한다고 하여 갑작스럽게 회사에 휴가를 내고 다녀왔는데, (유럽은 참 휴가를 자유롭게 쓸수 있어 너무 좋다 +_+ ) 그 지휘자 선생님... 연습 참 빡세게 하시더만.... 미국 분이라고 하시더니.... 합창단 소리 엄청 예쁘게 다듬어 놓으셔서 약간 나는 움찔 하는 기분이 들긴 했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4명의 솔로이스트들이 엄청 파워풀 해서 균형이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더 돋보이기도 하고...
그런데 우리 언니.... 우와 이제 정말 프로가 된것 같더라.
아라이자 선생님이 삑사리 내는 와중에 하나의 실수 없이, 아니 나아가 정말 이젠 깊이가 느껴진다. 지휘자 선생님이 첫날 공연 후 말씀 하시길.... 네 목소리는 정말 특별하다고, 내 말은 네가 잘한다는게 아니라....네 목소리는 듣고나면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특별하다는 거라고.... 아.... 울 언니 이제는 정말 성악가가 되었군... 하고 처음으로 느꼈다.
(우리 사촌 언니 공연은 아니고 -_- 베르디 레퀴엠이 뭐임? 하시는 분들을 위해....여기 지휘하시는 분이 누군지 아실지....ㅎ 재미를 위해 남겨 두겠습니동.... )
(* 추가 : 아 그런데 쓰고 나서 다시보니 영상 첫 머리에 지휘자 이름이 나오네요 ㅎ)


집안 사정으로 인해 음악을 그만 두려고 했었던 과거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소리를 어떻게 다듬어야 할지 모르고 미래에 대한 불안,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방황 하던 언니의 모습도 기억이 나고, 또 거의 음악을 포기하려던 시점 기적같이 찾아온 유학의 기회, 영어 한마디도 제대로 못하고, 책이 어색하다던 언니가 정말로 독하게 독일어를 배우고 대학교를 다시 들어가 아기 처럼 걸음마 부터 다시 배우는 기억이라고 말하던 그 때와, 취리히 오페라 하우스에 들어가 기뻐하던 모습, 콩쿨에서 떨고, 또 울고, 수상도 하고, 또 공연도 하며 언니의 모습을 옆에서 봐온 나로서는 지금의 언니가 너무 사랑스럽고 꼭 안아주고 싶은 느낌이 든다. 어린시절부터 언니와 쌓아온 모든 기억이 지금까지 마음에 남아 꾸준히 음악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게 해주는 것 같다.

다시 잠시 딴소리를 하자면...내가 혹여 다음 생에 남자로 태어나면.... 피아노를 좀 열정적으로 다시 배워 보고 싶다.
아무래도 피아노는 남자가 하는게 더 멋지다능 +_+
(아.... 또 이런 무식한 소릴...ㅎ)
아니면.....만약에 목숨이 여러개라서 여러가지 인생을 살수있다면 배워 보고 싶은 악기가 두 가지가 더 있는데 바로 첼로와 오보에다.
피아노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사실 첼로 소리만 들으면 눈물이 날것 같다.
(음악은 역시 직접 연주 하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함)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피아졸라의 liebertango 연주날 갑작스럽게 솔로를 첼로 아줌마한테 주는데... (그것도 당일)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너무 극적으로 써버리면 현실성이 너무 떨어지지 않습니까!!! 하고 말하고 싶으나.... 그래도 첼로 연주를 매우 좋아하는 1인으로 좀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여담으로....한국에 반도네온 연주자가 1명 있다는데 고상지라고, 고구려 출신의 당나라 장군 고선지가 생각난다. 소리 참 특색 있긴 한데... 별로 배우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걸 보면... 역시 사람은 다들 취향이 다른 듯....  (역시 첼로가... 짱이야~)
잠시 반도네온에 대해 써 보자면, 콘서티나라고 하는 아코디언 같이 생긴 작은 악기의 종류인데 지금이야 남미의 열정적인 특성을 잘 표현하는 대표 악기지만 원래는 독일에서 종교 음악에 쓰려고 고안된 악기라는 사실... ㅎ 그런데 고것이 독일이나 이태리 등지에 서 19세기 말쯤 아르헨티나로 건너가 일을 하곤 했던 사람들이나 뱃사람들에 의해 현지에 전해지게 되면서 밀롱가 같은데서 연주 되기 시작했다.
난 이런 뒷 얘기가 너무 좋더라 ㅎ

아래는 너무나도 유명한 요요마 슨상님 (아아아 아빠 미소~ 넘후 좋다! 첼로 도입 부분 정말 죽이지 않습니까!!! )

오보에는..... 기쁠때나 슬플때나 언제 들어도 참으로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신비한 소리를 가지고 있는 듯.... (물론 잘 연주해 주셔야...) 넬라 판타지아로 많이 유명해진것 같은데 사실 내가 오보에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이 곡이다. K413으로 내 머릿속에 입력 되어 있는 이 곡은 Mozart Oboe Concerto in C major, K.314 으로 듣고 있자면 엄청난 기교가 머릿속에서 춤출 춘다. 연주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악기이기도 하고... 워낙에 관악기는 침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는데... 리드 깎아 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닐것 같고.... 듣는 사람 입장에서야 소리는 천상의 소리와 같으나 연주자의 입장에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지옥의 그것일 듯....


음악하시는 분들이 내 글을 보면 콧방귀 뀌시며 매우 못 우습게 생각 하시겠지만....베토벤 바이러스 드라마를 보면서 고취된 기분으로 그냥 느낀바를 계속 끄적여 보자면....
드라마에서 강마에가 고민 있을때마다 치거나 배경으로 깔리는 곡은 바로 그 유명한 쇼팽의 연습곡....  Etude Op.25 No.11 으로  Winter Wind라고도 잘 알려져 있다.
드라마에 너무 자주 나와서 쇼팽 바이러스라고 하지 왜? -_- 요런 생각까지 들었다능....
깜짝 까메오 출현 했던 임동혁이 흑건도 연주하는데, 캐릭터가... 참 잘 어울리더라....
흑건이야 워낙에 유명하고 앞에 Secret 영상의 첫머리에도 나오니 각설하고

이 드라마 넘후 재미 있는데 은근히 아쉬운것이....
아니 쇼팽 연습곡중에 좋은 곡이 얼마나 많은데!!! 자꾸 이곡 만!!! 좀 이것 저것 깔아주지! 하고 생각이 든다.
(음 딱히 연주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악보가 있길래 가져왔음 )

Etude는 사실 쇼팽이 연습용으로 만든 것들이다.
아니 어쩌면 쇼팽은 이렇게 연습곡들을 아름답게 만들수가 있는 걸까....아오 천재들은 정말 다른가봐....  하고 처음 에튀드를 접했을때는 엄청 감탄을 했다능.....

정말 하루종일 듣고 또 듣고를 반복했던 기억이 난다.
(원래 한곡에 빠지면 하루 종일 그 곡만 반복해서 들어서 주변 사람들이 매우 힘들어 함)
어렸을때 손가락 연습용으로 하농이라고 하는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곡들을 쳤었는데, 물론 그런 단순 연습르고 기본기가 되어야 쇼팽의 에튀드 같은 곡도 칠수가 있다고 그때 선생님은 생각 하셨겠지.......하고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에튀드를 들을때면 배신감에 몸을 아직도 부르르 떤다.... 이렇게 아름다운 선율로 연습을 할수 있다면 정말 하루 종일 연습만 했을 것 같다. +_+  (재능도 없었지만 노력도 별로 안했던 1인)

다음으로 내가 베토벤 바이러스에 나왔으면.... 하고 바랬던 곡은 바로 Etude Opus 10 No.4
홍수 나서 악기 망가지고 트럭에서 악기 못 빼게 이재민이랑 시비 붙고 하는 장면에서 강마에의 초조한 심리 뒤에 뭔가 단호함고 같이 센척 하지만 안으로는 불안해 하고, 시간은 자꾸만 가고 하는 상황에서 썼으면...   하고 아주 잠깐 생각이 들었다능...

아... 사족인데 지난 쇼팽 콩쿨 첫 스테이지에서 한국인 김 다솔군이 이 곡을 쳤었는데... 재미있는 평이 많더라.
쇼팽 콩쿨 당시 사랑니를 뽑은 와중에도 첫 번째 스테이지는 매일 같이 가서 봤고, 김다솔군이 연주하던 그 날도 현장에 있었는데, (생각보다 체구도 작고 어려 보이더라...) 내 기억으론 그리 나쁘지 않았다 아니 난 솔직히 잘쳤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에 사람들이 못치네 어쩌네 하며 악평을 써놔서 이 동네 분위기 왜 이래? 이러고 있었는데 어떤 논객 한분이 등장하셔서....  내가 들어본 중 탑 수준이다! 솔까 악평 쓰는거 동양 남자애가 치고 있다는게 너네 눈에 보여서 그런것 아님? 화면 없이 들었으면 너네 이렇게 말 안할꺼임! 이러면서 판을 엎어 놓고 나니 슬슬 평이 바뀌더라는 말씀...

해외 논객들의 주고 받는 이야기를 보고 있을때면 한국의 포털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쇼팽 콩쿨 당시 1등으로 점찍었던 니콜라이 군의 Waterfall 연주....
우와 난 정말 깜짝 놀라서 얘 정말 대박이다!! 이러면서 막 흥분 했었는데, 점점 올라가면서 스트레스 조절에 실패 했는지... 아직 어려서 압박감을 잘 이기지 못했는지..... 점점 연주가 하향세를 그리더란 말씀.... 다시 생각해도 조금 씁쓸하다답.....
아니면... -_- 그냥 내 귀가 병맛 같아서 전문가 분들께서 듣기론 그냥 그럴지도...
그런데 정말 나 처럼 연주자가 아니라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테크닉이 좀 떨어질수도 있고, 박자가 떨어지더라도.... 정말 소리가 반짝 반짝 거리는 사람이 있다능....
(그렇다고 아래의 소년이 그렇다는 말은 아님, 그런데 테크닉적으로 봐도....연주 엄청 잘하지 않음? )
뭐라고 잘 설명할수는 없지만 가끔 심장이 두근 거리면서 천둥 소리 같이 마음 안으로 확 들어올때가 있는데, 그 때 나는 이 소년이 연주할때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사랑니 뽑아서 아픈 그 느낌도 싹 사라져 버렸다는 말씀....
아참.... 이 곡은 Etude op.10 no.1 임.
내가 정말 넘후 좋아하는 곡임....  이곡은 어디에 쓰면 좋을까.... 글쎄... 생각 좀 해봐야 겠네...

나중에 시간 나면 내가 좋아하는 Etude 목록 싹 뽑아 정리하고 싶다... ㅎ
이상 오늘의 잡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