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6/2010

9월의 폴란드




금요일밤 갑자기 말도 없이 찾아 온 남자친구 덕분에 9월의 폴란드를 만끽 할 수 있었다.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계속 전화기에 대고 징징 대다가 결국엔 그냥 안 받아 버렸더니 감기 걸린 몸으로 깜짝 놀라서 달려 온 것 같다....  바부.... 난 그냥 놔두면 풀리는데...

우리의 문제는 늘 여자답지 않은 나다.
보통 여자들이 화났을땐 남자가 달래주고 풀어주면 상황이 좋아지는데 나는 내가 화났을때 나에게 말 거는게 너무너무 싫다.

나는 그냥 거리를 두고 놔두면 알아서 풀어진다. 즉.....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내 남자친구는 그걸 그냥 놔두질 못하고 안절부절..... 옆에서 풀어 주려고 말시키고 노력하다가 오히려 내 화를 돋구고 마는데.... 다들 그런 남자친구가 좋은 거라고 하지만 나는 정말 그 점이 싫다.  (그냥 내 기분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

하지만 이번엔 그냥 넘어가주기로 했다. 
사실 그 녀석이 잘못한것도 없는데.... 내 앞에서 쭈뼛거리며 미안하다고 말하는 걸 보니 마음이 안 좋아졌다.  자꾸 무언가 내가 잘못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냥 한숨을 내쉬곤 우리 둘다 조금씩 서로에게 익숙해져 가는 거겠지? 하고 말하곤 토닥토닥 해줬더니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는지 얼굴이 풀어지는 걸 보고 나도 그냥 웃고 말았다. 

화내고 싸우기엔 주말이 너무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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