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4/2014

강동원 배우님.... 속 많이 상하시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강동원이라는 배우를 참 좋아합니다. 
잘 만들어진 청아한 도자기를 보는 것 같습니다. 용도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나, 바라 보고 있으면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듯 합니다. 
본인은 이런 얘기를 좋아할지 싫어할지 알수 없으나, 내가 강배우라면.... 이 영화를 보고 참 속 많이 상할 것 같습니다.

본인 성격이 어떨지 모르나... 나라면 이런 생각... 한번 쯤 했을 것 같습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나, 나는 지금 어디에 있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현재의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니 말입니다. 
하정우를 보면 조폭에, 촌뜨기, 호스트바 선수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섭렵하고 있고, 얼굴 잘생긴 배우로 보자면.... 송중기만 봐도 사극에 현대물에 과하지 않은 잘생긴 얼굴로 시대를 넘나들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으며 요새 나오는 젊은 배우들...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정말 잘하고 있는 친구들까지.......

우리 강배우를 보자면.... 초능력자에 형사, 그놈 목소리,우행시, 전우치.... 그 동안 그가 선택한 작품을 바탕으로 짐작했을때.... 물론 당연한 얘기 입니다만,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맡고 싶어하는 마음이 보이나 사실 몸에 맞는 역할은 전우치 하나였다고 봅니다. 

아름다운 몸동작은 과하지 않을 때 그 아름다움이 빛나고, 그의 아름다움은 적재적소에 맞게 배치 될때 그 진가가 발휘되는 법입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후반부로 갈수록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많이 떠 올랐습니다.
앞섬을 풀어헤치고 칼을 쓰는 장면보다는 상복을 입고 부채를 쓸때의 움직임이 강렬했고, 정두홍 무술 감독께서 도는 액션을 좋아하시는지... 옷이 날리는 선을 살리고 싶어 의도해서 합을 짜셨는지.... 돌격하며 빠르게 치고 나가는 장면에서 긴장감을 높이고는 슬로우에서 난데없이 옷깃이 나풀거리는 액션 신은.... 사실 강동원이기에 아름다웠지 조금 식상한 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강동원의 얼굴을 크게 잡아주는데.... 영화사에서 입김이라도 불어 넣었나.. 새삼 강동원이라는 배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셨는가.... 좀 뜬금없이 강동원을 후반부로 갈수록 소비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왕 망한거 강동원 얼굴을 빌어 여성 관객이라도 잡아보자... 뭐 이런 마음 이셨을까요?)
그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감독께서 인터뷰에서 강동원팬이라고 말씀 하신 부분이 함께 머릿속에서 맴돌며.... 감독님께서 무게를 잡지 못하실때 영화가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던 것 같습니다. 
강동원의 팬으로서는... 사실 기쁘기도 하고 속도 상합니다. 강동원을 이렇게 아름답게 볼수 있다는 점은 기쁘지만, 강배우의 앞날을 생각해 봤을때 자꾸만 이런 이미지로 소비 된다는 점이 장기적으로 그에게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독님께서는 놈놈놈에 대한 동경, 형사에서 본 강동원 이미지에 대한 욕심, 너무 무겁지 않게 영화를 만들고자 한 의도와 B급 서부 영화에 대한 선호가 강하신 것 같습니다. 
민란 이야기의 대부분은 비극으로 끝납니다.
권선징악의 메세지를 담기에 민란 이야기는 좋은 소재가 아닙니다. 
정의에 불타오르고 공평하고 용맹한 리더와 그를 보필하는 두뇌, 무식하고 힘센 돌격대장격 캐릭터는 민란 무리의 전형적인 삼총사 세트인데, 이 영화에서는 그 캐릭터가 너무 많은 사람에게 부여 되어 겹치면서 이야기를 흐립니다.
보통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민란 무리에 속한 사람들의 각자의 속사정은 당연히 비극적이며 그로 인해 군도의 무리가 됨은 부연 설명 없이도 자연스럽게 관객들에게 인지 됩니다. 
다시 말해 굳이 개연성을 높이고자 과거의 이야기를 무리해서 끌어 들일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도치나 조윤의 경우 또한 지나치게 많은 얘기를 담으려 하다 이야기가 늘어지고 나레이션까지 동원하여 캐릭터를 살려주려 하나 결국은 이야기가 이를 뒷받침 하여 주지 못해 죽어 버립니다. 
도치는 과거 이야기를 빼고는 특색 없는 행동 대장으로 몰락해 후반부로 갈 수록 그 빛을 잃고, 조윤이라는 캐릭터는 악역을 부여하고자 과거 얘기 장황하게 꺼내 겨우 악역으로 거듭나나 하였더니 갑자기 등장한 아기 (조카)에 의해 그 캐릭터가 산산히 흩어져 버립니다. 조윤은.... 정말 강동원이 아니었다면 (그 아름다운 얼굴과 움직임) 아무 특색 없고 무미 건조한 인물이 되었을 것입니다. 
(차라리 아기가 나오지 않거나, 조윤이 그 아이를 단칼에 베어 버렸다면 특색이 살지 않았을까..... )
악역은.... 이유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타짜에서 김윤식이 그렇게 뜰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악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매력적이었다는 점입니다.
그의 과거가 어땠는지, 그가 왜 악인이 되었는가는 전혀 필요 없었습니다,그 매력만으로 관객의 눈을 사로 잡았지요.
저는 조윤의 캐릭터에서 이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아... 그렇구나 하고 이해는 되지만, 매력적이지 않은 악역, 하지만 아름다워서 보게는 되는.... 
(매력적인 악역은 슬프고 눈에 힘주고, 시종일관 진지하고.... 뭐 이런걸로 결정 되지는 않은 듯 합니다. )
조윤이라는 캐릭터가 무거운 트라우마를 어깨에 지고 있다는 점을 잘 조절하며 캐릭터 자체만으로 매력적으로 보일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기억에 남는건 머리 풀어 헤친 처녀귀신 같은 모습과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극찬 하지만, 저는 솔직히 그냥... 처녀 귀신 같아 보였습니다, 강동원이니 그나마.... ) 옷자락 나풀나풀 뿐입니다. 

그 외에도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참 많습니다.....

하정우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가 아닙니다. 하정우씨 표정도 좋고 에너지도 좋지만 어떤 영화를 봐도 대사만 치면 그냥 하정우가 되어 버려서.... 안타깝습니다. (표정은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노사장역으로 나오는 이성민씨의 연기는 아까울만큼 좋습니다. 이경영씨의 캐릭터와 조금만 더 구분이 되었더라면... 
아니 차라리 이경영씨가 나오지 않고, 강동원이 이성민씨와 결전을 벌인 뒤 그를 잡아가서 고문을 했더라면 (개인적으로 이경영씨가 왜 나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캐릭터가 너무 겹칩니다.) 출연료도 아끼고 이성민이라는 배우도 더 잘 활용 할 수 있었을 텐데요....  
조진웅씨 역시 연기 좋았고... 늘 그렇지만 그 분의 대사 치는 솜씨는 참으로 수려합니다. 귀여움까지 갖추고 계시니... 앞으로도 좋은 영화에 많이 나오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김성균씨 그냥 안나오셨으면... 감독님께서 억지로 넣은 느낌이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초반부터 별 영향력 없이 농민1,2 같은 인물을 얼굴 계속 잡아 주시길래 뭐지? 하는 생각 했는데... 그렇게 마지막에 한방 쓰시려고 의도 하신 거라면 전반부에 필름 낭비 너무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감독님께서는 참으로 의리의 사나이 이신듯...) 계속 뭐지? 뭐지? 하고 집중력을 떨어뜨려 안타까웠습니다. 김성균이라는 좋은 배우를 이렇게 쓰시다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뭐랄까... 민중의 손으로 악을 처단했다... 이런 메세지라도 담고 싶으셨던 걸까요? 이건 감독님의 의도였을까요 영화사의 의도 였을까요? 

그냥 영화를 보고 나니 많이 씁쓸합니다. 
저는.....  사실 배우 중에 강배우를 가장 좋아합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개봉일을 맞춰 본 영화가 군도입니다. 
오직 강동원을 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참... 영화를 보는 동안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우리 강배우도 이제 형사를 벗어날때가 된 것 같은데...  그 이미지를 차용해 뭔가 해보시려는 감독님이 아직도 계셨네요... 이쪽으로만 굳어질까 걱정입니다. 
우습게 들릴수 있으나, 팬인 저보다.... 본인이 더 마음이 안 좋으실까봐 좀 걱정도 됩니다.... 

아! 그리고 음악! 
Abbey road에 가서 녹음해 왔다는 그 음악....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하정우 테마송입니다.... 그런데 말도 안되는 상황에 말도 안되는 음악 집어 넣었습니다. 이 또한 감독의 욕심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데요.... (뭐하러 거기까지 갔을까? )
레몬이랑 소금없이 미지근한 데낄라를 맥주잔에 따라 마시는 느낌이랄까요 -_- 
마지막에 석양에 말타고 달려가는 뒷모습 잡아주고 하정우 테마송 나오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뭔가 있을 것 처럼 시작해서 끝은 B급 서부 영화로 끝나는 느낌...
아...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인물 소개 부터 서부 영화 풍이었네요... 
도대체 이 영화의 정체성은 뭐지? 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조합이었습니다.... 



뭐 위에 이렇게 장황하게 써 놓고 뒷 통수 치는 것 같겠지만.... 저는 이번 주말에 다시 한번 군도를 볼 생각입니다. 
영화가 아니라 우리 강배우를 보기 위해서...  --> 이게 바로 감독의 의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만... 기꺼이 넘어가줄 생각이 있습니다.


사설이지만.... 한국에 들어오니... 아직까진 참 좋네요.
(강배우님 영화 개봉일에 맞춰 볼수도 있고.,,.. 또  영화관도 많고... ㅎ)
25년을 살다가 몇년 나갔다 왔다고 서울이 이렇게 낯설줄은 몰랐는데...
참 많이 변했고 또 그대로네요


댓글 2개:

  1. 오랜만의 포스팅을 뵈니 좋습니다. 여전히 재미있고...^^
    완전히 귀국하신건가요? 좋은 시간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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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저는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데 익숙치 않은데, 꾸준히 글 쓰시는 모습이 참 좋네요....
      그동안 마음이 복잡했나? 이상하게 글이 잘 안 써지더라고요
      지금 보니 쓰다가 지운 글도 많고... 뭔가를 쓰고는 싶은데 안 써져서 쓰다 만 글들이 많네요... 이제와 생각해보면 별것도 아닌데 일 때문에 바빠서 그랬나? 싶습니다.

      네 저는 한국에 들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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