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문을 열수가 없다..... 왜? 눈이 너무 와서......
오늘은 겨울인데도 선글라스를 쓰고 나갔다. 왜? 눈 결정이 커서 바람을 타고 눈을 때리면 엄청 따갑기 때문.
현재 베란다에 쌓여 있는 눈의 두께는 약 15cm 바람 때문에 왼쪽에 눈이 몰려서 왼쪽은 약 20cm 정도.....이게 사실 별것 아닌 것처럼 들리지만..... 창틀에 쌓여 있는 눈을 보면 순간 ㅂㄹㄹ 몸을 떨게 된다.
길은 완전 난장판으로 염화 칼슘과 섞여 녹지도 않는 눈 덩이들이 이리저리 굴러 다닌다.
폴란드에서는 좋은 부츠를 사면 오히려 손해
염화 칼슘에 쩔어서 다음 겨울엔 신을 수 없기 때문.....
특히나 어그는 눈을 있는대로 다 흡수해서 처참하게 망가진다.....
옷차림도 완전 엉망이다. 있는대로 겹쳐 입고 둘둘 두르고는 무슨 4차원처럼 하고 다닌다.
(왕잠자리 선글라스에 하얀 샤프카 (머리통 크기 약 2.5배 증가)에 온갖 색깔의 코트에 상, 하의, 껴입고 또 껴입어 몸집도 거의 2배, 거기다 목도리를 둘둘 둘러서 진짜 피난가는 차림 또는 완전 촌년 같아 으흑.....)
그렇게 험난한 하루를 보내고..... 야근도 하고.... 집에 오는 길에는 술도 두병 사서....
집에 앉아 눈 쌓인 베란다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폴란드의 겨울은 정말이지 술을 안마시고는 버틸 수가 없다.
너무 너무 춥고.... 지치고.... 뭔가 위로가 필요 하다고나 할까?
집에 돌아와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는 술 한잔 해줘야 그제서야 마음도 몸도 풀린다.
오늘 선택한 술은....
Polish Honey liqueur 인 Krupnik 한잔만 마셔도 몸이 완전 뜨뜻하게 올라온다.
완전 후끈~ 한 술.... 좋은 사람과 마시면 완전 좋다.
또 다른 선택은 Grzaniec Galicyjski 진짜 너무너무 사랑한다...
발음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쟈니에ㅊ 갈리쩨이스키 정도로 읽어주면 된다.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면 계피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그 풍미가 완전 끝내준다.
겨울에 눈 쌓인 폴란드 구 시가지를 구경하다가 광장에서 구은 치즈랑 같이 한잔 먹어봐야 진짜 폴란드를 느낄수 있답...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하지만 작년 겨울에 그렇게 크라코프 구경하다가 길바닥에서 얼어 죽을 뻔한....) 다시 힘이 불끈 난다. 뱃속 깊은 곳에서 따땃한 기운이 훌훌~
하지만.....그 무엇보다도 한국의 파란 겨울 하늘이 너무나 그립다.
막상 가면 못 참고 또 견디기 힘들어 할꺼면서....
11/30/2010
11/28/2010
여성들이 꼭 의식하고 있었으면 하는 점.
여자들에게 있어 참으로 민감하면서도 불편한 일이 바로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것이다.
내가 처음 산부인과를 방문한 것은 19살 무렵.... 책을 보다 생리가 시작된 여자는 꼭 방문하여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얘기를 보고 엄마를 졸라 따라가게 된 것.
TV에서 보는 이상한 의자가 좀 마음에 걸렸지만, 그래도 호기심이 앞섰던 나는 어차피 가게 될 텐데 뭐 어때? 하는 마음으로 방문, 이 후 주기적으로 잘 방문하고 있다.
아직 어린 나이라 당시에는 생식 능력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하지도 못했고 조금 발달이 느려 성생활에 대한 의식도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4번의 출산을 무사히 마치고도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나도 가서 체크해봐야 하는게 아닌가하고 자연스럽게 인식했던 것 같다. (물론 성생활에 대한 의식은 병원을 다니며 선생님께 엄마한테는 물어보지 못했던 의문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근하며 얻을수 있었음)
자궁 경부암 주사도 맞고, 검사도 주기적으로 하고....처음 방문 할 때의 나의 예상으로는 일년에 한두번? 그런데 생각보다 방문 할 일이 많았다... 민감한 부분인지라 문제가 잘 발생 하였던 것!
우선, 조금만 무리를 하면 바로 소식이 왔다.
내부 균의 이상 번식등으로 불편한 이물감이 느껴져 찾아가면 꼭 초록색 (새파란 초록색은 아니고...) 의 곰팡이 균의 이상번식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고, 이런 일이 불규칙한 생활을 했던 내 생활 패턴 때문인지 일년에 한두번은 꼭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성생활을 하는 여성의 특성상.... 칸디다라던가 하는 등의 세균성 문제가 잊혀질만 하면 발생.
불규칙한 생리 주기로 인한 (일반 여성, 28일, 의 경우와 달리 약 31~38일 정도의 기간 소요, 때때로 2달 만에 하기도.....) 방문 등등
정말이지 옛날 여자들은 산부인과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애용해 주셨다.
믿음 가는 선생님을 만나는게 정말 중요한 데, 내 경우는 선생님 제가 XXX에 대해서 찾아 봤는데 필요한 거 아닐까요? 하고 질문하면 본인의 의견과 학계의 의견을 비교해 주시며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 또 필요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히 제외 하시는 등 정말 믿고 다닐 수 있는, 마음 맞는 선생님을 만나 한국에서의 산과치료는 정말로 마음의 부담 없이 편안하게 잘 하고 있었는데..... (폴란드에 온 이후 쪼금 마음이 편하지 않다. 뭐.... 얼마전 또 생리 주기의 문제로 인해 초음파를 공짜로 받고 나서 약간 마음이 풀어지긴 했지만...다행히 선생님이 구조적으로, 해부학적 관점으로 봤을때 아무 문제 없다고 말씀해 주셔서 안심)
한국에 있을때 이제는 친정언니처럼 편안한 느낌이 드는 선생님께 폴란드로 나가게 되었다고 말씀을 드리자 하시는 말이...
나처럼 조금만 이상한 느낌이 와도 바로바로 찾아와 주는 환자들을 치료 할 때 마음이 놓인다고 하셨다. 아줌마가 되어 찾아온 사람들... 출산 직전에야 30이 다되어 찾아오는 환자들을 보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아직도 한국의 산과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 부정적인 점에 안타깝다는 말씀을 하셨었다.
우리가 꼭 산과를 방문해야 하는 이유는 정말로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가 산부인과를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이유, 즉 가장 공포심을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
자궁 경부암은 난소암에 이어 여성사망 원인 2위이자 가장 흔한 여성암으로 진행까지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만 하면 얼마든지 대처가 가능한 암이다. 백신만 맞아도 예방율이 80%라고 하니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한 병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이한 의식과 교육의 부재로 인해 한국 여성들의 발병률이 현재 OECD국가들 중 1위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유럽보다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발병률이 더 높은 건, 유럽에서는 이미 중학교만 되도 백신을 국가적으로 접종하는 시스템과, 자궁 경부암의 발병률을 낮추고자 노력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의한 것으로 생각됨)
반면에 난소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보통 진행이 어느 정도 된 이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보통 내진이나 초음파 또는 혈액 검사에서 발견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정기적인 검사가 필수다. 난소암의 경우 , 치료라는 방법이 난소와 자궁을 비롯한 암이 퍼져 있는 모든 곳을 제거하고 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으로, 치료한다고 하여도 재발이 잦고, 재발의 경우 어떠한 방법으로도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하니 정말로 예방이 최우선인 병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암은 가족력에 의한 것이 많으나 난소암의 경우 발생하는 여성의 95% 이상이 가족력과는 무관하다고 하니 꼭! 주기적인 산과 방문을 권하고 싶다.
위의 무시무시한 병들 뿐만 아니라 여성이 조심해야 할 것이 한가지 더 있다.
바로 출산의 가능성이다. 요새 불임이 그 어느때보다 흔하고, 이로 인해 고통받는 여성들도 너무나 많다. 결혼이 늦춰지며 특히나 더 이 문제가 그 어느때보다 대두되고 있는데, 민감한 부분이고 자연적으로 균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라 조금만 균형이 깨져도 쉽게 세균 감염등의 문제에 노출되어 있는 곳인데 괜찮겠지...하고 생각하고 그냥 묵혀뒀다 균이 깊숙이 침투해 불임이 되서 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한다.
특히나 식습관의 변화, 생활 패턴의 변화와 함께 스트레스에 노출 되어 있는 현대 여성들에게 조금이라도이상이 있다고 느껴지면 바로 의사와 상담을 받으라고 꼭 말하고 싶다.
내 주변을 둘러봐도 무서워서..... 불편해서.... 처음이라서.... 산부인과를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사람을 만날 때면 어떻게 안가고 살았지? 하는 의문이 든다.
남자친구가 있고 성생활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산부인과 방문이 없다는 건.....
개인적으로 무척 안타깝다.
심지어는 현재 남자친구가 처음이고, 남자친구도 자기가 처음이니 괜찮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면.... 우와.... 진짜 우리 나라 성교육이 정말...부족한 점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심지어는 자궁경부암이 뭔지, 백신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정말이지.... 답답
부디 자신의 몸을 좀 더 진지하게 사랑해달라... 고 말하고 싶다.
특히! 자기 자신을 너무~~ 소중히 여겨서 20대 후반이 되도록 처녀라면 제발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제발~~~ 인터넷에 검색하면 요새는 잘 나와 있으니 좀 찾아보고! 알고! 병원에 들려서 검사도 해달라! 고 외치고 싶다.
내가 처음 산부인과를 방문한 것은 19살 무렵.... 책을 보다 생리가 시작된 여자는 꼭 방문하여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얘기를 보고 엄마를 졸라 따라가게 된 것.
TV에서 보는 이상한 의자가 좀 마음에 걸렸지만, 그래도 호기심이 앞섰던 나는 어차피 가게 될 텐데 뭐 어때? 하는 마음으로 방문, 이 후 주기적으로 잘 방문하고 있다.
아직 어린 나이라 당시에는 생식 능력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하지도 못했고 조금 발달이 느려 성생활에 대한 의식도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4번의 출산을 무사히 마치고도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나도 가서 체크해봐야 하는게 아닌가하고 자연스럽게 인식했던 것 같다. (물론 성생활에 대한 의식은 병원을 다니며 선생님께 엄마한테는 물어보지 못했던 의문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근하며 얻을수 있었음)
자궁 경부암 주사도 맞고, 검사도 주기적으로 하고....처음 방문 할 때의 나의 예상으로는 일년에 한두번? 그런데 생각보다 방문 할 일이 많았다... 민감한 부분인지라 문제가 잘 발생 하였던 것!
우선, 조금만 무리를 하면 바로 소식이 왔다.
내부 균의 이상 번식등으로 불편한 이물감이 느껴져 찾아가면 꼭 초록색 (새파란 초록색은 아니고...) 의 곰팡이 균의 이상번식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고, 이런 일이 불규칙한 생활을 했던 내 생활 패턴 때문인지 일년에 한두번은 꼭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성생활을 하는 여성의 특성상.... 칸디다라던가 하는 등의 세균성 문제가 잊혀질만 하면 발생.
불규칙한 생리 주기로 인한 (일반 여성, 28일, 의 경우와 달리 약 31~38일 정도의 기간 소요, 때때로 2달 만에 하기도.....) 방문 등등
정말이지 옛날 여자들은 산부인과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애용해 주셨다.
믿음 가는 선생님을 만나는게 정말 중요한 데, 내 경우는 선생님 제가 XXX에 대해서 찾아 봤는데 필요한 거 아닐까요? 하고 질문하면 본인의 의견과 학계의 의견을 비교해 주시며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 또 필요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히 제외 하시는 등 정말 믿고 다닐 수 있는, 마음 맞는 선생님을 만나 한국에서의 산과치료는 정말로 마음의 부담 없이 편안하게 잘 하고 있었는데..... (폴란드에 온 이후 쪼금 마음이 편하지 않다. 뭐.... 얼마전 또 생리 주기의 문제로 인해 초음파를 공짜로 받고 나서 약간 마음이 풀어지긴 했지만...다행히 선생님이 구조적으로, 해부학적 관점으로 봤을때 아무 문제 없다고 말씀해 주셔서 안심)
한국에 있을때 이제는 친정언니처럼 편안한 느낌이 드는 선생님께 폴란드로 나가게 되었다고 말씀을 드리자 하시는 말이...
나처럼 조금만 이상한 느낌이 와도 바로바로 찾아와 주는 환자들을 치료 할 때 마음이 놓인다고 하셨다. 아줌마가 되어 찾아온 사람들... 출산 직전에야 30이 다되어 찾아오는 환자들을 보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아직도 한국의 산과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 부정적인 점에 안타깝다는 말씀을 하셨었다.
우리가 꼭 산과를 방문해야 하는 이유는 정말로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가 산부인과를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이유, 즉 가장 공포심을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
자궁 경부암은 난소암에 이어 여성사망 원인 2위이자 가장 흔한 여성암으로 진행까지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만 하면 얼마든지 대처가 가능한 암이다. 백신만 맞아도 예방율이 80%라고 하니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한 병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이한 의식과 교육의 부재로 인해 한국 여성들의 발병률이 현재 OECD국가들 중 1위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유럽보다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발병률이 더 높은 건, 유럽에서는 이미 중학교만 되도 백신을 국가적으로 접종하는 시스템과, 자궁 경부암의 발병률을 낮추고자 노력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의한 것으로 생각됨)
반면에 난소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보통 진행이 어느 정도 된 이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보통 내진이나 초음파 또는 혈액 검사에서 발견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정기적인 검사가 필수다. 난소암의 경우 , 치료라는 방법이 난소와 자궁을 비롯한 암이 퍼져 있는 모든 곳을 제거하고 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으로, 치료한다고 하여도 재발이 잦고, 재발의 경우 어떠한 방법으로도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하니 정말로 예방이 최우선인 병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암은 가족력에 의한 것이 많으나 난소암의 경우 발생하는 여성의 95% 이상이 가족력과는 무관하다고 하니 꼭! 주기적인 산과 방문을 권하고 싶다.
위의 무시무시한 병들 뿐만 아니라 여성이 조심해야 할 것이 한가지 더 있다.
바로 출산의 가능성이다. 요새 불임이 그 어느때보다 흔하고, 이로 인해 고통받는 여성들도 너무나 많다. 결혼이 늦춰지며 특히나 더 이 문제가 그 어느때보다 대두되고 있는데, 민감한 부분이고 자연적으로 균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라 조금만 균형이 깨져도 쉽게 세균 감염등의 문제에 노출되어 있는 곳인데 괜찮겠지...하고 생각하고 그냥 묵혀뒀다 균이 깊숙이 침투해 불임이 되서 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한다.
특히나 식습관의 변화, 생활 패턴의 변화와 함께 스트레스에 노출 되어 있는 현대 여성들에게 조금이라도이상이 있다고 느껴지면 바로 의사와 상담을 받으라고 꼭 말하고 싶다.
내 주변을 둘러봐도 무서워서..... 불편해서.... 처음이라서.... 산부인과를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사람을 만날 때면 어떻게 안가고 살았지? 하는 의문이 든다.
남자친구가 있고 성생활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산부인과 방문이 없다는 건.....
개인적으로 무척 안타깝다.
심지어는 현재 남자친구가 처음이고, 남자친구도 자기가 처음이니 괜찮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면.... 우와.... 진짜 우리 나라 성교육이 정말...부족한 점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심지어는 자궁경부암이 뭔지, 백신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정말이지.... 답답
부디 자신의 몸을 좀 더 진지하게 사랑해달라... 고 말하고 싶다.
특히! 자기 자신을 너무~~ 소중히 여겨서 20대 후반이 되도록 처녀라면 제발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제발~~~ 인터넷에 검색하면 요새는 잘 나와 있으니 좀 찾아보고! 알고! 병원에 들려서 검사도 해달라! 고 외치고 싶다.
남자친구 이야기 (1)
곧 있으면 1년이 되어 간다.
작년 12월 초에 만나서 크리스마스에 연애를 시작했으니 곧 있으면 정말로 1년이 된다.
나는 개띠고 그 친구는 쥐띠, 엄마 말로는 나쁘지 않은 궁합이라고 한다.
우리 엄마는 은근히 점 매니아이신데, 단골 집이 2곳, 한곳은 나도 몇번 따라가본 곳이고, 다른 한 곳은 장님 아저씨가 하시는 곳인데 폴란드 나오기 전 한번 따라가봤다.
(아무튼 이 얘기도 조금 재미 있는데, 나중에.... )
장님 아저씨는 폴란드 나오기 직전에 한달 정도 만났던 남자와의 결혼을 강추 하셨는데, 이유가 물려 받을 재산이 있다는 거였다.
장님 아저씨는 옛날 분이라 점괘의 해석 방식이 좀 뭐랄까..... 굉장히 가부장적인 모습이랄까.... 이 점을 잘 알고 들으면 꽤 재미있는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ㅋ
아무튼 장님 아저씨는 지금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매우 못마땅해 하신다. 이유인 즉, 딸의 오행이 임수(바다)인데 여기에 외국 남자까지 만나면 엄마랑은 점점 더 멀어진다는게 이유다.
하지만 반대로, 진주 아줌마는 대 찬성, 이유인 즉슨 임수인 딸은 태생적으로 엄마로부터 멀어져 멀리 멀리 나갈수 밖에 없으니 외국남자와 결혼하면 타고난 오행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라며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
같은 오행을 두고 다른 해석이 나오다니.... 재미 있는 얘기다.
오행은 미신이고 뭐고를 떠나 참 재미있는 철학이다. 관계를 해석하는 하나의 철학으로 받아들이면, 사는데 꽤 도움이 된다.
아무튼 우리가 처음 만난건 회사 회식날, 우리 팀이 여자 밖에 없는 고로 보통 회식을 할 때 다른 팀과 연합해서 한다. 우선.... 연구소라 엔지니어가 90% 이상이고, 따라서 회사내 여자는 Finance, HR, GA 에 뭉쳐 있어 다른 팀들이 회식 때 조인하려고 접선이 꽤 많이 들어온다.
들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회식에 따라가서 어리둥절~ 해 있는데 회사에 한국말을 정말 native처럼 구사하는 친구와 같은 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리고 그 친구의 동료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 우리 팀의 Olga, 그리고 다른 한국인 직원 언니와 함께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중에 지금의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의 첫 인상은 사실 남아 있는게 없다.
그냥.... 영어를 잘한다는 것과,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것 정도?
사실 그는 아이폰을 잡고 만지작 거리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속으로 뭐야 저 pussy는? 하고 좀 부정적인 느낌을 받았던게 사실.... (미안...아이폰 쓰는 남자따위.... 별로야... 하고 생각하고 있었던 그때의 나....)
이상한 노래 부르던 펍에서 애들 미쳐서 날뛰는 사이 몰래 빠져 나와 집으로 돌아와 아무 생각없이 잠들었던 그 날밤.... 남자친구군이 후에 털어 놓기를 자기는 첫눈에 반했다 한다. (믿거나 말거나)
생각보다 러시아어가 통하지 않던 것에 좌절한 나는.... 생활 폴란드어는 배워 둬야 겠다는 생각에 language exchange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그 한국말 잘하시는 분은 일찍부터 한국어 배우던 친구가 있다며 회식날 본 친구를 추천했는데 이때의 나는 기억조차 하지 못했다.
사실 이 때는 전전 남자친구 때문에 마음이 한창 심란하던 시기로.... 우크라이나를 보러 갈까 말까를 심각히 고민하고 있던 때였다. (당연히 새로운 연애는 생각도 못했고, 혹시나 우연히라도 다시 보게 되면 어떻게 해야하지? 따위를 고민하고 있었음) 사실 그 넘은 런던에 있는데 런던은 차마 갈 생각 못하고 우크라이나나 보러 가고 싶다... 하고 소심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현재의 남자친구가 냉큼 language exchange를 하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나와주는 바람에.... 그래 우선 폴란드 생활이 좀 정착 되고 나면 가자... 기차표 사러 가기도 겁나고.... 하고 마음을 바꿨다.
일주일에 두번,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한번도 빼먹지 않고 매우 적극적으로 열공 모드의 남자친구를 보며 나는 전혀~ 이 녀석이 내게 관심 있을 꺼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이 자식.... 왜 이렇게 공부 열심히 하는 거야, 나랑은 완전 딴판인데... 나한테 공부 열심히 하라고 강요하면 어떻하지? 은근히 까탈스러운 놈이군... 하는 정도?
그런데.... 회사의 크리스마스 파티 날, 피곤하여 일찌감치 돌아오려고 11시 무렵 회사에서 마련한 버스에 올라 탔는데 그 녀석이 있길래 옆 자리에 앉아 주거니 받거니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Centrum에 내려 트램을 타려고 하는데, 지하철을 타도 되는데 데려다 주겠다며 기사도 정신을 발휘 했다. 그 길에 크리스마스 때 뭐 할꺼니? 라고 물어 별 계획 없다. 집에서 쉬겠다라고 대답했더니 급 놀라며 그럴 순 없다고 펄펄 뛰는 것이 아닌가....
그러며 자신이 크라코프에 있는 친구 집에 가는데 같이 보러 가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연말인데 그래도 뭔가 해야 한다며 나를 꼬시길래... 어차피 일도 별로 없고, 괜찮겠지 하고 생각해서 주말+1일 휴가를 내고 가기로 결심했다. 뭐 친구도 있는데 별일 있겠어? 하며....
그리고 숙박도 제공 되고 크라코프 가고 싶었는데 가이드도 있고 앗싸~ 좋구나~ 하는 정도로 승낙했다.
그리고 따라간 크라코프....
우와 진짜 엄청 추웠다. 죽을 것 처럼....
그 추운 날씨에 토멕이라는 친구는 장갑도 안끼고 잘도 돌아 다녔다...괴물 같은 것들...
광장에서 뜨거운 와인 한잔 먹고 나니 난 정말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지쳐서 죽어가는데
지금의 남자친구는 정말 펄펄 날아 다녔다. -_-;;;
그렇게 힘겨운 크라코프의 관광이 끝나고 떠나는 날, 셋이 앉아 수다를 떠는데 Love하면 떠오르는 단어 3가지 대기 놀이를 했다.
토멕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다음에 만나서 얘기 해 주겠다고 했고, 나는 unexpectable, unconditional, unbearable을 얘기 했고, 지금의 남자친구는 secure, trust, faith를 얘기 했다...
뭔가 시각차이가 느껴졌다. 거기에 덧붙여 내가 지금 연애 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내 말에 절대로 no라고 하지 않는 남자가 있다면 다시 생각해 볼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수다를 떨며 아침을 먹고 크라코프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10분 정도 기차가 늦게 온다는 방송이 나왔다.
너무 추워서 덜덜 떨고 있는데 지금의 남자친구가 미안하다 내가 지금 너한테 뭘 해줄수 있을까? 라고 얘기 했는데 내가 너 입고 있는 코트 벗어서 나 줘라고 웃으며 얘기 했다.
그랬더니 순간 얘가 정말? 나 여기서 Yes라고 하면 니가 말한 그런 남자가 되는 거야? 하고 웃으며 얘기 하길래 나는 또 쿨하게 농담인 줄 알고 'Sure! You will be special in my life'라고 대답했는데 이 자식이 덥석 코트를 벗어 내 어깨에 둘러 주는게 아닌가....
헉스.... 그러며 하는 말, 나도 네가 yes라고 대답해 줬으면 하는게 있어, 크리스마스에 정식으로 집에 초대 하고 싶은데, 부담 갖지 말고 놀러와, 기차표는 내가 끊어 놓을 께, 그냥 걱정없이 와서 폴란드식 크리스마스를 경험해봐 라고 하는게 아닌가....
얼떨결에 어버버 하고 있는 사이 기차가 왔고 나는 그냥 냉큼 올라탔는데, 뭔가.... 나 일 저질렀나봐.... -_-;;; 하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떨림도 없었고, 솔직히 말해 조금 부담 스러웠다.
그래서 연락 하지 않고 있었는데... 바르샤바로 돌아와 회사에서 다시 일하고 있는 데 이틀 후 연락이 왔다. 직행 기차는 스케줄이 하루에 2번 있다. 아침과 오후, 언제가 좋아? 하고....
한숨을 쉬고 팀장에게 휴가를 몇일 더 낼까 생각한다고 말했더니 어차피 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 데다 연말에 일도 별로 없고 일주일 푹 쉬다와 하고 말하는게 아닌가.... 우와 역시 외국인 보스는 화끈해! 하고 생각하고 아침 하고 짧게 대답했더니, 잘 생각 했다. 24일 오전 기차표야 하고 5분 후에 연락이 왔다. -_-;;
그렇게 일주일간 사귀기도 전에.... 그 집 부모부터 만나게 되었다.
OMG..........
작년 12월 초에 만나서 크리스마스에 연애를 시작했으니 곧 있으면 정말로 1년이 된다.
나는 개띠고 그 친구는 쥐띠, 엄마 말로는 나쁘지 않은 궁합이라고 한다.
우리 엄마는 은근히 점 매니아이신데, 단골 집이 2곳, 한곳은 나도 몇번 따라가본 곳이고, 다른 한 곳은 장님 아저씨가 하시는 곳인데 폴란드 나오기 전 한번 따라가봤다.
(아무튼 이 얘기도 조금 재미 있는데, 나중에.... )
장님 아저씨는 폴란드 나오기 직전에 한달 정도 만났던 남자와의 결혼을 강추 하셨는데, 이유가 물려 받을 재산이 있다는 거였다.
장님 아저씨는 옛날 분이라 점괘의 해석 방식이 좀 뭐랄까..... 굉장히 가부장적인 모습이랄까.... 이 점을 잘 알고 들으면 꽤 재미있는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ㅋ
아무튼 장님 아저씨는 지금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매우 못마땅해 하신다. 이유인 즉, 딸의 오행이 임수(바다)인데 여기에 외국 남자까지 만나면 엄마랑은 점점 더 멀어진다는게 이유다.
하지만 반대로, 진주 아줌마는 대 찬성, 이유인 즉슨 임수인 딸은 태생적으로 엄마로부터 멀어져 멀리 멀리 나갈수 밖에 없으니 외국남자와 결혼하면 타고난 오행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라며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
같은 오행을 두고 다른 해석이 나오다니.... 재미 있는 얘기다.
오행은 미신이고 뭐고를 떠나 참 재미있는 철학이다. 관계를 해석하는 하나의 철학으로 받아들이면, 사는데 꽤 도움이 된다.
아무튼 우리가 처음 만난건 회사 회식날, 우리 팀이 여자 밖에 없는 고로 보통 회식을 할 때 다른 팀과 연합해서 한다. 우선.... 연구소라 엔지니어가 90% 이상이고, 따라서 회사내 여자는 Finance, HR, GA 에 뭉쳐 있어 다른 팀들이 회식 때 조인하려고 접선이 꽤 많이 들어온다.
들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회식에 따라가서 어리둥절~ 해 있는데 회사에 한국말을 정말 native처럼 구사하는 친구와 같은 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리고 그 친구의 동료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 우리 팀의 Olga, 그리고 다른 한국인 직원 언니와 함께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중에 지금의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의 첫 인상은 사실 남아 있는게 없다.
그냥.... 영어를 잘한다는 것과,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것 정도?
사실 그는 아이폰을 잡고 만지작 거리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속으로 뭐야 저 pussy는? 하고 좀 부정적인 느낌을 받았던게 사실.... (미안...아이폰 쓰는 남자따위.... 별로야... 하고 생각하고 있었던 그때의 나....)
이상한 노래 부르던 펍에서 애들 미쳐서 날뛰는 사이 몰래 빠져 나와 집으로 돌아와 아무 생각없이 잠들었던 그 날밤.... 남자친구군이 후에 털어 놓기를 자기는 첫눈에 반했다 한다. (믿거나 말거나)
생각보다 러시아어가 통하지 않던 것에 좌절한 나는.... 생활 폴란드어는 배워 둬야 겠다는 생각에 language exchange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그 한국말 잘하시는 분은 일찍부터 한국어 배우던 친구가 있다며 회식날 본 친구를 추천했는데 이때의 나는 기억조차 하지 못했다.
사실 이 때는 전전 남자친구 때문에 마음이 한창 심란하던 시기로.... 우크라이나를 보러 갈까 말까를 심각히 고민하고 있던 때였다. (당연히 새로운 연애는 생각도 못했고, 혹시나 우연히라도 다시 보게 되면 어떻게 해야하지? 따위를 고민하고 있었음) 사실 그 넘은 런던에 있는데 런던은 차마 갈 생각 못하고 우크라이나나 보러 가고 싶다... 하고 소심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현재의 남자친구가 냉큼 language exchange를 하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나와주는 바람에.... 그래 우선 폴란드 생활이 좀 정착 되고 나면 가자... 기차표 사러 가기도 겁나고.... 하고 마음을 바꿨다.
일주일에 두번,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한번도 빼먹지 않고 매우 적극적으로 열공 모드의 남자친구를 보며 나는 전혀~ 이 녀석이 내게 관심 있을 꺼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이 자식.... 왜 이렇게 공부 열심히 하는 거야, 나랑은 완전 딴판인데... 나한테 공부 열심히 하라고 강요하면 어떻하지? 은근히 까탈스러운 놈이군... 하는 정도?
그런데.... 회사의 크리스마스 파티 날, 피곤하여 일찌감치 돌아오려고 11시 무렵 회사에서 마련한 버스에 올라 탔는데 그 녀석이 있길래 옆 자리에 앉아 주거니 받거니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Centrum에 내려 트램을 타려고 하는데, 지하철을 타도 되는데 데려다 주겠다며 기사도 정신을 발휘 했다. 그 길에 크리스마스 때 뭐 할꺼니? 라고 물어 별 계획 없다. 집에서 쉬겠다라고 대답했더니 급 놀라며 그럴 순 없다고 펄펄 뛰는 것이 아닌가....
그러며 자신이 크라코프에 있는 친구 집에 가는데 같이 보러 가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연말인데 그래도 뭔가 해야 한다며 나를 꼬시길래... 어차피 일도 별로 없고, 괜찮겠지 하고 생각해서 주말+1일 휴가를 내고 가기로 결심했다. 뭐 친구도 있는데 별일 있겠어? 하며....
그리고 숙박도 제공 되고 크라코프 가고 싶었는데 가이드도 있고 앗싸~ 좋구나~ 하는 정도로 승낙했다.
그리고 따라간 크라코프....
우와 진짜 엄청 추웠다. 죽을 것 처럼....
그 추운 날씨에 토멕이라는 친구는 장갑도 안끼고 잘도 돌아 다녔다...괴물 같은 것들...
광장에서 뜨거운 와인 한잔 먹고 나니 난 정말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지쳐서 죽어가는데
지금의 남자친구는 정말 펄펄 날아 다녔다. -_-;;;
그렇게 힘겨운 크라코프의 관광이 끝나고 떠나는 날, 셋이 앉아 수다를 떠는데 Love하면 떠오르는 단어 3가지 대기 놀이를 했다.
토멕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다음에 만나서 얘기 해 주겠다고 했고, 나는 unexpectable, unconditional, unbearable을 얘기 했고, 지금의 남자친구는 secure, trust, faith를 얘기 했다...
뭔가 시각차이가 느껴졌다. 거기에 덧붙여 내가 지금 연애 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내 말에 절대로 no라고 하지 않는 남자가 있다면 다시 생각해 볼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수다를 떨며 아침을 먹고 크라코프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10분 정도 기차가 늦게 온다는 방송이 나왔다.
너무 추워서 덜덜 떨고 있는데 지금의 남자친구가 미안하다 내가 지금 너한테 뭘 해줄수 있을까? 라고 얘기 했는데 내가 너 입고 있는 코트 벗어서 나 줘라고 웃으며 얘기 했다.
그랬더니 순간 얘가 정말? 나 여기서 Yes라고 하면 니가 말한 그런 남자가 되는 거야? 하고 웃으며 얘기 하길래 나는 또 쿨하게 농담인 줄 알고 'Sure! You will be special in my life'라고 대답했는데 이 자식이 덥석 코트를 벗어 내 어깨에 둘러 주는게 아닌가....
헉스.... 그러며 하는 말, 나도 네가 yes라고 대답해 줬으면 하는게 있어, 크리스마스에 정식으로 집에 초대 하고 싶은데, 부담 갖지 말고 놀러와, 기차표는 내가 끊어 놓을 께, 그냥 걱정없이 와서 폴란드식 크리스마스를 경험해봐 라고 하는게 아닌가....
얼떨결에 어버버 하고 있는 사이 기차가 왔고 나는 그냥 냉큼 올라탔는데, 뭔가.... 나 일 저질렀나봐.... -_-;;; 하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떨림도 없었고, 솔직히 말해 조금 부담 스러웠다.
그래서 연락 하지 않고 있었는데... 바르샤바로 돌아와 회사에서 다시 일하고 있는 데 이틀 후 연락이 왔다. 직행 기차는 스케줄이 하루에 2번 있다. 아침과 오후, 언제가 좋아? 하고....
한숨을 쉬고 팀장에게 휴가를 몇일 더 낼까 생각한다고 말했더니 어차피 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 데다 연말에 일도 별로 없고 일주일 푹 쉬다와 하고 말하는게 아닌가.... 우와 역시 외국인 보스는 화끈해! 하고 생각하고 아침 하고 짧게 대답했더니, 잘 생각 했다. 24일 오전 기차표야 하고 5분 후에 연락이 왔다. -_-;;
그렇게 일주일간 사귀기도 전에.... 그 집 부모부터 만나게 되었다.
OMG..........
남자친구 이야기 번외편 - Mamo
나와 남자친구의 형수인 Anna를 빼면 (시어머니랑 같은 이름... ㅎㄷㄷ, 근데 난 할머니랑, 조카딸 이름이랑 같다는 거 -_-;;; 집안에 여자라고는 Anna랑 Sofia뿐.... 그나마 발음이 좀 달라서 다들 나는 Sofi하고 부르고 할머니는 Zofi 조카는 작은 Zofia라는 뜻의 Socia 정도의 발음으로 부른답) 엔지니어 집안인 남자친구네 가족.
재료 공학 교수님인 아부지에 기계 공학 전공해서 자동화 기계 설계자인 어마마마, 컴퓨터 엔지니어인 두 아들.... -_-;; 뭔가 무지 폴란드스럽다...(폴란드 : 공학이 발달)
뭔가... 얘기가 좀 엇나가는 느낌이 드는 군....
다시 주제로 돌아오자면....이거슨 남자친구 엄마 Anna Mama의 나에 대한 견해 이야기다 (나는 그냥 Mamo하고 부른다 )
남자친구집을 처음 방문한 건 지난 크리스마스...아직 안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바르샤바에서 혼자 크리스마스를 보낼 내가 안쓰러워 남자친구가(그때는 아직 뭔가 정립이 되지 않은 관계) 본인의 집에 초대했을 때다. (아직 사귀기도 전이고 사실 둘이 폴란드어 & 한국어를 공부하던 뭔가 미지근한 상태였는데 물론 나는 이 녀석이랑 사귈꺼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을 때...) 그 당시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바르샤바에서 혼자 친구가(나중에 들어보니 지는 회사의 그 누구도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 다고... -_-;; 그럼 나는 뭐야... )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어마마마께서 기꺼이 초대해 주셨다고 떡밥을 던져서 거기에 걸려든 나는 형수 Anna의 식구들까지 다 있는 자리에 껴서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맞이 했었다.
아무튼 나는 일주일간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매일 밤마다 그 집 와인랙에 전시 되어 있는 와인을 바닥내며 늦게까지 KBS world를 시청하며 (남자친구는 그때까지만 해도 별 다른 의사 표현 안함.... 요새는 내가 지네집에서 KBS만 틀면 온 몸을 비비 꼬아대며 소리 없는 반항을.....) 아침 11시 기상을 모토로 삼아 지냈다.... (이제와서 생각하면 완전 짐)
그때는 손님이었으니까.. 그럴수도 있지 하고 넘어 갈 수도 있다.
하지만....그 이후 6월까지만 해도 거의 한달에 한번 꼴로 그 집에 가서 남자친구와 함께 냉장고 & 와인랙을 털며 역시나 극진한 대접을 받고 왔는데..... 6월에 한국에 가서 남자친구와 엄마를 만나고 온 이후 인식했다.
나 엄청 개념 없는 짓 하고 있는거 아냐?!!!!!!!!! 하고.....
여기서 잠시 나의 행태에 대해서 돌아보자면....
금요일 11시쯤 집에 도착(이미 부모님은 취침 중), 창고에 가서 생강 맥주를 턴다 ( 그 집 창고에는 늘 온갖 먹을 거리가 가득....) 남자친구랑 TV 틀고 낄낄 대며 맥주 마시고 놀다가 2~3시쯤 올라가서 잠을 청한다. 10시쯤 남자친구가 기다리다 못해 올라와서 나를 깨운다.
10시 반이 되어 겨우 기상.... 내려가보면 온갖 과일을 잘라서 그릇에 담아 놓고 나를 기다리시는 부모님... Dzien Dobry 한마디 하고 잽싸게 식탁에 앉으면 Mama가 와서 플레인 요구르트를 과일위에 뿌려준다. 그리곤 오믈렛 먹을래? 하고 물어 보신다.
내가 웃으며 Tak! 하고 대답하면 남자친구 아빠가 따뜻한 차를 따라 준다.
그럼 차를 마시면서 커피 없어? 하면 잽싸게 남자친구가 가서 증류식 모카 포트에 커피 물을 올린다. 그 사이 나는 천천히 과일을 포크로 플레인 요구르트 싹싹 발라가며 천천히 먹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제일 늦게 먹는다.... ) 왼손엔 커피 오른손엔 차를 들고 과일을 먹고 있을 때면 남자친구 엄마가 와서 오믈렛을 접시에 담아 준다. 완전 환상!!!!!!
냠냠 먹고 있으면 우유에 라즈베리 및 온갖 베리 종류를 갈아 음료수를 만들어 주시는데 요것까지 마시고 나면 완전 배가 빵빵해진다.
휴.....
그릇만 부엌에 갖다 올려주고는 뾰로롱 마당으로 나가서 전에 심어둔 깻잎과 부추를 관찰....
꽃도 너무 예쁘게 피어 있다. 한참을 구경하고 놀다 들어오면 이미 상황 완료....
눈치 보다가 실실 대며 폴란드 말로 어눌하게 몇마디 하면서 다 함께 앉아서 얘기하고 논다.
하하 호호~
그리곤 남자친구랑 옷을 대충 갖춰 입고 산책을 나간다.
숲으로 가서(숲이 엄청 큼, 겨울엔 늑대도 나온다 함, 눈 오면 사슴이 왔다리~ 갔다리~하는 곳, 길 잃으면 어떻하지 하는 불안감에 굉장히 자주 핸드폰으로 GPS 켜서 위치를 확인 하라고 남자친구를 닥달함 ) 한참을 허우적 대며 헤메이다 2~3시간 소요~ 돌아와선 뜨거운 물에 샤워 하고 (언제나 산책 후엔 땀 범벅, 신발은 난장판, 좀 빡셈 ) TV앞에 앉아서 남자친구 부모님이 (어머니인지 아버지인지 확실히 않음..) 준비해 준 간식을 먹는답 샐러드 종류나 간단한 카나페 비스무리한 것들을 준비해 주시는 데 매우 다양한 레시피를 갖고 계신 듯... @-@
가끔은 빵에 치즈 종류 올려서 오븐에 구워 주시는 데 완전 환상..... 허겁 지겁 먹고는 그대로 TV 앞에서 담요를 돌돌 말고 한숨 잔다. 그러면 남자친구 아빠가 얼른 벽난로에 불을 더 지핀다. (벽난로를 지피면 바닥이 더 따땃해 짐)
일어나면 이미 저녁 대령.... 폴란드 식으로 준비된 매우 헤비한 저녁을 먹고 남자친구랑 영화를 보러 나가거나 차 마시면서 쇼파에 앉아 시시덕거린다.
그 사이에 어마마마와 아부지는 부엌을 정리.... 사이가 참 좋으시다.
뭐 이딴 행태가 그 동안 되풀이 되었는 데.... 나 이러다 나중에 완전 미움 받으면 어떻하지? 하는 걱정이 갑자기 들었다.
사실 전에는 남자친구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하 헤헤 하고 개념없이 굴었는데.... 언제부턴가 농담을 해도 Sofia 뿅뿅뿅ska니 뭐니 하는 이름 관련 농담이 나오기 시작하는 걸 봐도.... 다들 조금씩 나를 미래의 며느리로 인식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개념없이 굴었다간 막장 드라마에 나오는 고부 갈등의 주인공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친구한테 내 얘기라고는 안하고 집안에 며느리가 들어왔는데 하면서 내가 하는 행태를 살짝 흘렸더니 그런 무개념이 어딨냐며 펄펄 뛰었다.... -_-;;;
그렇게 하루하루 불안감에 떨다 진지하게 내가 남자친구랑 결혼 생각이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 봤는데.... 역시나 높은 가능성에 몸을 떨며 내 행동의 개선 가능성을 타진해 보았다...허나 이미 나사가 풀려 이게 과연 바뀔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돌아오는 희박한 가능성에 다시 한번 몸을 부르르 떨고는.... 선물 공세를 좀 해야지! 하고 한국에 계신 엄마한테 막걸리를 비롯 손뜨게로 짠 스웨터 등을 부탁해서 공수 받았다....
그렇게 몇일.....이 지난 후
남자친구의 한마디가 상황을 완전 뒤집었다.
내용인 즉슨... 동양 관련하여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학교에서 좋은 며느리가 되는 법을 옛날에 가르쳤다는 뭐 고런 여성 교육 관련 내용인 것 같은데... 혹시 그런 교육이 아직도 한국에 있냐는 거였다.
그건 왜? 하고 물었더니.... Mamo가 Sofi도 혹시 그런데 다닌거 아니니? 어쩜 그렇게 남자친구 가족한테 잘하니? 하셨다는 말씀.... '_'a 오잉? 이건 무슨 말씀?
내가 한 거라곤 생글생글 웃으며 너무 맛있어요!! 하면서 싹싹 그릇을 비운거랑....
말하는 중간에 끼어들지 않고 그냥 웃으면서 들었던거 (사실 폴란드 말을 못 알아 들어서 할말이 없었던 것 뿐임), 안되는 폴란드어로 한 두마디씩 하면서 웃음 줬던게 귀엽게 보였을 수도 있고.... 가끔 아부지랑 어마마마 하시는 일에 대해서 질문 했던 게 단데.... 럴수럴수 이럴 수가....
잠깐 들었더니 전에 집에 초대 받아 왔던 부모님 친구 딸들 & 지 학교 친구들...(전 여자친구라고는 말 안하더라마는.... -_-+++) 은 생선을 못 먹네....자기는 콩이 싫네 하거나 대화 내내 뚱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거나 밥 먹은 후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뿅하고 나타나서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좀 힘들어 하지만 이것저것 먹으려고 노력하고 생글생글 웃어서 너무 예쁘다는 오마니 말씀.... (남자친구 말로는 오마니께서 이마에 뽀뽀해주고 싶은데 다큰 처자한테 그러면 안 될것 같아서 꾹 참으셨다능....정말?)
여기서 서양과 동양의 차이를 정말이지 극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만약 내가 했던 행동을 한국에서 했다면? 난 아마 남자친구 형수한테나 엄마한테나 엄청 욕듣고 막장 소리 들었겠지?
급 로또 맞은 느낌이 들었다.
재료 공학 교수님인 아부지에 기계 공학 전공해서 자동화 기계 설계자인 어마마마, 컴퓨터 엔지니어인 두 아들.... -_-;; 뭔가 무지 폴란드스럽다...(폴란드 : 공학이 발달)
뭔가... 얘기가 좀 엇나가는 느낌이 드는 군....
다시 주제로 돌아오자면....이거슨 남자친구 엄마 Anna Mama의 나에 대한 견해 이야기다 (나는 그냥 Mamo하고 부른다 )
남자친구집을 처음 방문한 건 지난 크리스마스...아직 안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바르샤바에서 혼자 크리스마스를 보낼 내가 안쓰러워 남자친구가(그때는 아직 뭔가 정립이 되지 않은 관계) 본인의 집에 초대했을 때다. (아직 사귀기도 전이고 사실 둘이 폴란드어 & 한국어를 공부하던 뭔가 미지근한 상태였는데 물론 나는 이 녀석이랑 사귈꺼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을 때...) 그 당시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바르샤바에서 혼자 친구가(나중에 들어보니 지는 회사의 그 누구도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 다고... -_-;; 그럼 나는 뭐야... )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어마마마께서 기꺼이 초대해 주셨다고 떡밥을 던져서 거기에 걸려든 나는 형수 Anna의 식구들까지 다 있는 자리에 껴서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맞이 했었다.
아무튼 나는 일주일간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매일 밤마다 그 집 와인랙에 전시 되어 있는 와인을 바닥내며 늦게까지 KBS world를 시청하며 (남자친구는 그때까지만 해도 별 다른 의사 표현 안함.... 요새는 내가 지네집에서 KBS만 틀면 온 몸을 비비 꼬아대며 소리 없는 반항을.....) 아침 11시 기상을 모토로 삼아 지냈다.... (이제와서 생각하면 완전 짐)
그때는 손님이었으니까.. 그럴수도 있지 하고 넘어 갈 수도 있다.
하지만....그 이후 6월까지만 해도 거의 한달에 한번 꼴로 그 집에 가서 남자친구와 함께 냉장고 & 와인랙을 털며 역시나 극진한 대접을 받고 왔는데..... 6월에 한국에 가서 남자친구와 엄마를 만나고 온 이후 인식했다.
나 엄청 개념 없는 짓 하고 있는거 아냐?!!!!!!!!! 하고.....
여기서 잠시 나의 행태에 대해서 돌아보자면....
금요일 11시쯤 집에 도착(이미 부모님은 취침 중), 창고에 가서 생강 맥주를 턴다 ( 그 집 창고에는 늘 온갖 먹을 거리가 가득....) 남자친구랑 TV 틀고 낄낄 대며 맥주 마시고 놀다가 2~3시쯤 올라가서 잠을 청한다. 10시쯤 남자친구가 기다리다 못해 올라와서 나를 깨운다.
10시 반이 되어 겨우 기상.... 내려가보면 온갖 과일을 잘라서 그릇에 담아 놓고 나를 기다리시는 부모님... Dzien Dobry 한마디 하고 잽싸게 식탁에 앉으면 Mama가 와서 플레인 요구르트를 과일위에 뿌려준다. 그리곤 오믈렛 먹을래? 하고 물어 보신다.
내가 웃으며 Tak! 하고 대답하면 남자친구 아빠가 따뜻한 차를 따라 준다.
그럼 차를 마시면서 커피 없어? 하면 잽싸게 남자친구가 가서 증류식 모카 포트에 커피 물을 올린다. 그 사이 나는 천천히 과일을 포크로 플레인 요구르트 싹싹 발라가며 천천히 먹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제일 늦게 먹는다.... ) 왼손엔 커피 오른손엔 차를 들고 과일을 먹고 있을 때면 남자친구 엄마가 와서 오믈렛을 접시에 담아 준다. 완전 환상!!!!!!
냠냠 먹고 있으면 우유에 라즈베리 및 온갖 베리 종류를 갈아 음료수를 만들어 주시는데 요것까지 마시고 나면 완전 배가 빵빵해진다.
휴.....
그릇만 부엌에 갖다 올려주고는 뾰로롱 마당으로 나가서 전에 심어둔 깻잎과 부추를 관찰....
꽃도 너무 예쁘게 피어 있다. 한참을 구경하고 놀다 들어오면 이미 상황 완료....
눈치 보다가 실실 대며 폴란드 말로 어눌하게 몇마디 하면서 다 함께 앉아서 얘기하고 논다.
하하 호호~
그리곤 남자친구랑 옷을 대충 갖춰 입고 산책을 나간다.
숲으로 가서(숲이 엄청 큼, 겨울엔 늑대도 나온다 함, 눈 오면 사슴이 왔다리~ 갔다리~하는 곳, 길 잃으면 어떻하지 하는 불안감에 굉장히 자주 핸드폰으로 GPS 켜서 위치를 확인 하라고 남자친구를 닥달함 ) 한참을 허우적 대며 헤메이다 2~3시간 소요~ 돌아와선 뜨거운 물에 샤워 하고 (언제나 산책 후엔 땀 범벅, 신발은 난장판, 좀 빡셈 ) TV앞에 앉아서 남자친구 부모님이 (어머니인지 아버지인지 확실히 않음..) 준비해 준 간식을 먹는답 샐러드 종류나 간단한 카나페 비스무리한 것들을 준비해 주시는 데 매우 다양한 레시피를 갖고 계신 듯... @-@
가끔은 빵에 치즈 종류 올려서 오븐에 구워 주시는 데 완전 환상..... 허겁 지겁 먹고는 그대로 TV 앞에서 담요를 돌돌 말고 한숨 잔다. 그러면 남자친구 아빠가 얼른 벽난로에 불을 더 지핀다. (벽난로를 지피면 바닥이 더 따땃해 짐)
일어나면 이미 저녁 대령.... 폴란드 식으로 준비된 매우 헤비한 저녁을 먹고 남자친구랑 영화를 보러 나가거나 차 마시면서 쇼파에 앉아 시시덕거린다.
그 사이에 어마마마와 아부지는 부엌을 정리.... 사이가 참 좋으시다.
뭐 이딴 행태가 그 동안 되풀이 되었는 데.... 나 이러다 나중에 완전 미움 받으면 어떻하지? 하는 걱정이 갑자기 들었다.
사실 전에는 남자친구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하 헤헤 하고 개념없이 굴었는데.... 언제부턴가 농담을 해도 Sofia 뿅뿅뿅ska니 뭐니 하는 이름 관련 농담이 나오기 시작하는 걸 봐도.... 다들 조금씩 나를 미래의 며느리로 인식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개념없이 굴었다간 막장 드라마에 나오는 고부 갈등의 주인공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친구한테 내 얘기라고는 안하고 집안에 며느리가 들어왔는데 하면서 내가 하는 행태를 살짝 흘렸더니 그런 무개념이 어딨냐며 펄펄 뛰었다.... -_-;;;
그렇게 하루하루 불안감에 떨다 진지하게 내가 남자친구랑 결혼 생각이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 봤는데.... 역시나 높은 가능성에 몸을 떨며 내 행동의 개선 가능성을 타진해 보았다...허나 이미 나사가 풀려 이게 과연 바뀔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돌아오는 희박한 가능성에 다시 한번 몸을 부르르 떨고는.... 선물 공세를 좀 해야지! 하고 한국에 계신 엄마한테 막걸리를 비롯 손뜨게로 짠 스웨터 등을 부탁해서 공수 받았다....
그렇게 몇일.....이 지난 후
남자친구의 한마디가 상황을 완전 뒤집었다.
내용인 즉슨... 동양 관련하여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학교에서 좋은 며느리가 되는 법을 옛날에 가르쳤다는 뭐 고런 여성 교육 관련 내용인 것 같은데... 혹시 그런 교육이 아직도 한국에 있냐는 거였다.
그건 왜? 하고 물었더니.... Mamo가 Sofi도 혹시 그런데 다닌거 아니니? 어쩜 그렇게 남자친구 가족한테 잘하니? 하셨다는 말씀.... '_'a 오잉? 이건 무슨 말씀?
내가 한 거라곤 생글생글 웃으며 너무 맛있어요!! 하면서 싹싹 그릇을 비운거랑....
말하는 중간에 끼어들지 않고 그냥 웃으면서 들었던거 (사실 폴란드 말을 못 알아 들어서 할말이 없었던 것 뿐임), 안되는 폴란드어로 한 두마디씩 하면서 웃음 줬던게 귀엽게 보였을 수도 있고.... 가끔 아부지랑 어마마마 하시는 일에 대해서 질문 했던 게 단데.... 럴수럴수 이럴 수가....
잠깐 들었더니 전에 집에 초대 받아 왔던 부모님 친구 딸들 & 지 학교 친구들...(전 여자친구라고는 말 안하더라마는.... -_-+++) 은 생선을 못 먹네....자기는 콩이 싫네 하거나 대화 내내 뚱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거나 밥 먹은 후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뿅하고 나타나서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좀 힘들어 하지만 이것저것 먹으려고 노력하고 생글생글 웃어서 너무 예쁘다는 오마니 말씀.... (남자친구 말로는 오마니께서 이마에 뽀뽀해주고 싶은데 다큰 처자한테 그러면 안 될것 같아서 꾹 참으셨다능....정말?)
여기서 서양과 동양의 차이를 정말이지 극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만약 내가 했던 행동을 한국에서 했다면? 난 아마 남자친구 형수한테나 엄마한테나 엄청 욕듣고 막장 소리 들었겠지?
급 로또 맞은 느낌이 들었다.
11/27/2010
첫눈
바르샤바에 첫눈이 왔다.
그 동안 한국의 가을이... 그리고 겨울이 너무나 그리웠다.
한국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아련한 냄새가 나는 것과 달리 이 곳은 공기 자체도 메마르고 겨울에도 빨래가 반나절 만에 마를 만큼 공기가 건조하다.
겨울이 습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습하다는 개념과는 아예 다른것 같다.
한국에 있을 때면 갑자기 공기가 차가워져 찬 바람이 불면 머리가 아득해질만큼 첫사랑이 떠오르곤 했다.
신사동 고개와 고등학교 근처에서 서설거리며 이미 예전에 없어진 감정들이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확 머릿속을 뒤집어 놓아 괜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는데... 여기는 그런 느낌이 나질 않는다.
우선 찬바람이 없다. 공기는 찬데, 한국과 같은 칼칼한 바람이 불질 않고, 바깥에 나갔다 들어오면 풍기는 겨울 내음이 없다. 아마 그래서 멀쩡히 아무 문제 없이 잘 있는 것 같다........
지금은 한국의 그 칼칼한 찬 바람이 그립다.
남자친구는 어젯밤을 홀딱 새고 잔다는 연락을 남기고 말이 없다. (너무 좋다. 깨 있으면 영상통화하자고 조를텐데.... 사실 만나면 수다가 끊이질 않지만 영상통화는 정말... 할말이 없다.
그래서 평일엔 맨날 야근 했다고 뻥치고 집에서 혼자 놈....그런데 주말엔 통하질 않음)
혼자 가만히 앉아 창밖을 바라 보고 있는데 혼자 있는 고독감과 지금 이 순간의 안정감이 너무 좋았다. 영원이라는 단어가 존재하고 있는 느낌이 살짝 든 것 같은데.....
바르샤바의 거리는 눈 내린 밤에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제설 시스템은 짱인듯...... 벌써 거리에 눈은 깨끗하게 치워져 있다.
집 앞의 공원에 소복히 쌓인 눈과 대조적인 모습.
베란다의 새 발자국은 크기가 보통이 아닌 것이 까마귀가 남겨 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동안 한국의 가을이... 그리고 겨울이 너무나 그리웠다.
한국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아련한 냄새가 나는 것과 달리 이 곳은 공기 자체도 메마르고 겨울에도 빨래가 반나절 만에 마를 만큼 공기가 건조하다.
겨울이 습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습하다는 개념과는 아예 다른것 같다.
한국에 있을 때면 갑자기 공기가 차가워져 찬 바람이 불면 머리가 아득해질만큼 첫사랑이 떠오르곤 했다.
신사동 고개와 고등학교 근처에서 서설거리며 이미 예전에 없어진 감정들이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확 머릿속을 뒤집어 놓아 괜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는데... 여기는 그런 느낌이 나질 않는다.
우선 찬바람이 없다. 공기는 찬데, 한국과 같은 칼칼한 바람이 불질 않고, 바깥에 나갔다 들어오면 풍기는 겨울 내음이 없다. 아마 그래서 멀쩡히 아무 문제 없이 잘 있는 것 같다........
지금은 한국의 그 칼칼한 찬 바람이 그립다.
남자친구는 어젯밤을 홀딱 새고 잔다는 연락을 남기고 말이 없다. (너무 좋다. 깨 있으면 영상통화하자고 조를텐데.... 사실 만나면 수다가 끊이질 않지만 영상통화는 정말... 할말이 없다.
그래서 평일엔 맨날 야근 했다고 뻥치고 집에서 혼자 놈....그런데 주말엔 통하질 않음)
혼자 가만히 앉아 창밖을 바라 보고 있는데 혼자 있는 고독감과 지금 이 순간의 안정감이 너무 좋았다. 영원이라는 단어가 존재하고 있는 느낌이 살짝 든 것 같은데.....
바르샤바의 거리는 눈 내린 밤에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제설 시스템은 짱인듯...... 벌써 거리에 눈은 깨끗하게 치워져 있다.
집 앞의 공원에 소복히 쌓인 눈과 대조적인 모습.
베란다의 새 발자국은 크기가 보통이 아닌 것이 까마귀가 남겨 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11/23/2010
마음이....
별 일 아닌 것처럼 생각 되는 행동과 표정 그리고 태도가 사회 생활에서 무척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밝게 웃고 인사하는 것 하나 만으로도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무척 달라지는데 수줍게 머뭇 거리는 모습보다는 실수하더라도 당당히 인사하는 모습이 훨씬 인상적이다.
수줍어 하는 태도는 표정만 봐도 드러난다. 머뭇 거리는 표현은 본인은 예의나 배려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보는 사람으로선 무척 답답하다.
배려가 지나치면 부담이 된다.
어찌되었든 배려는 겸양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하여 겸양이 지나치면 거절이 되고 거절은 상대방의 호의를 무시하는 행동이 되기 쉽상이다.
상대방을 불편하게 행동하는 배려보다는 적절한 겸양의 표현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한국어가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일게다.
작은 표현 하나가 그 의미를 완전히 다르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고, 언어에 의사 소통의 의미 이상인 '예의' '상하 관계'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이는 관계에도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사람의 관계에 언어가 빠질 수 없듯이 한국어라는 언어의 특성이 관계에 반영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끔은 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그럴까? 하는 마음이 자주 든다.
관계라는 단어와 의미를 한국어라는 언어의 특성을 고려하며 접근하다 보면 마음이 복잡해지도 생각 할 거리가 많아 진다.
하지만 그러다 또 금방 잊어 버린다. 아마 오늘 회사의 언니가 얘기 하지 않았더라면 까맣게 잊어 버릴 얘기.....
얼마전의 일이다.
회사에 한국 학생이 눈에 띄였고.... 반가웠다.
겨울이 되면 날도 추워지는데 이 먼곳까지 어떻게 왔을까? 하는 생각에 말을 건넸다.
이런 저런 얘기를 물어보다 한국 음식이 너무 비싸기도 하고, 흔하지도 않으니 사무실 언니와 밥이라도 한끼 사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밥이나 같이 먹자고 했다.
마침 지나가시던 차장님께 말씀 드렸더니, 출장 가시는 길이지만 본인이 내시겠다고 했다.
감사한 마음에 다른 인턴들이 있으면 더 데리고 오라고 했더니 인원이 생각보다 커졌다.
여긴 짬뽕 한그릇도 2만원가량 하는데...
차장님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식당에 가득차 있는 학생들.... 6명 정도가 앉아 있었다.
사무실의 한국인 직원 4명까지... 모두 10명... 차장님께 말을 꺼낸 건 나라서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들었지만 웃으며 인사했다.
그리고 나름 음식도 푸짐하게 시키고 보드카도 시켰다.
맙소사.... Absolute밖에 없다니... 폴란드에 널린게 보드카인데.... 세금만 비싼 술을 마셔야 한다니.... -_-;;; 기분이 쫌 그랬지만 아무튼 보드카도 시켰다.
그런데...... 내가 학교 졸업한지 오래 되어서 그런지... 애들이 말이 없다.
술도 안마신다..... 경력이 10년 이상이지만 얼굴은 왕 동안인 언니가 돌아가며 술도 한잔 따라주며 얘기하는데.... 애들 표정이.... -_-;;;;; 내 느낌인가? 왜 저렇게 비웃는 것처럼 보이지?
웃으며 농담도 했다.... 우린 술 마시면 항상 장기자랑 해요! .... 준비 해야 되는데!! 나도 노래하고 춤도 췄어!! 그랬더니 애들 표정이 완전 '얜 뭐야? ' 뭐 이런 표정....
우리 직원 중 하나는 아예 기분이 너무 나쁜지 말 한마디도 안한다....
술이 남았길래 술이 남았네!! 이랬더니 키핑해서 가져가서 마시겠다고 한다.... '_'a
얘넨 뭥미???????
그러더니 자기들끼리 막 얘기 하더니 먼저 일어나봐도 될까요? 한다....
우리는 그냥 앉아서 얘기나 더 하려고 보냈는데.... 우리 직원들은 다들 표정이.....
나도 이제 세대차이라는 걸 느끼나보다.
그냥....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다가 설 필요는 없구나...
나는 어른들 앞에서 저렇게 행동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다.
(아무튼 인턴이고 뭐고 앞으로 다 죽었어 -_- ++++ )
아부를 한다거나 잘 보일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손을 내밀었으면 쳐주는게 예의 아닌가?
어른들이랑 술 마실 기회가 생기면.....
마음이 없으면 아예 그 자리에 가지를 말던가.... 아니면 꼭 손뼉 잘 맞춰서 쳐 드려야지... 하고 생각했다.
마음이.... 윽
2부에서 계속.......... ㅋ
밝게 웃고 인사하는 것 하나 만으로도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무척 달라지는데 수줍게 머뭇 거리는 모습보다는 실수하더라도 당당히 인사하는 모습이 훨씬 인상적이다.
수줍어 하는 태도는 표정만 봐도 드러난다. 머뭇 거리는 표현은 본인은 예의나 배려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보는 사람으로선 무척 답답하다.
배려가 지나치면 부담이 된다.
어찌되었든 배려는 겸양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하여 겸양이 지나치면 거절이 되고 거절은 상대방의 호의를 무시하는 행동이 되기 쉽상이다.
상대방을 불편하게 행동하는 배려보다는 적절한 겸양의 표현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한국어가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일게다.
작은 표현 하나가 그 의미를 완전히 다르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고, 언어에 의사 소통의 의미 이상인 '예의' '상하 관계'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이는 관계에도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사람의 관계에 언어가 빠질 수 없듯이 한국어라는 언어의 특성이 관계에 반영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끔은 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그럴까? 하는 마음이 자주 든다.
관계라는 단어와 의미를 한국어라는 언어의 특성을 고려하며 접근하다 보면 마음이 복잡해지도 생각 할 거리가 많아 진다.
하지만 그러다 또 금방 잊어 버린다. 아마 오늘 회사의 언니가 얘기 하지 않았더라면 까맣게 잊어 버릴 얘기.....
얼마전의 일이다.
회사에 한국 학생이 눈에 띄였고.... 반가웠다.
겨울이 되면 날도 추워지는데 이 먼곳까지 어떻게 왔을까? 하는 생각에 말을 건넸다.
이런 저런 얘기를 물어보다 한국 음식이 너무 비싸기도 하고, 흔하지도 않으니 사무실 언니와 밥이라도 한끼 사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밥이나 같이 먹자고 했다.
마침 지나가시던 차장님께 말씀 드렸더니, 출장 가시는 길이지만 본인이 내시겠다고 했다.
감사한 마음에 다른 인턴들이 있으면 더 데리고 오라고 했더니 인원이 생각보다 커졌다.
여긴 짬뽕 한그릇도 2만원가량 하는데...
차장님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식당에 가득차 있는 학생들.... 6명 정도가 앉아 있었다.
사무실의 한국인 직원 4명까지... 모두 10명... 차장님께 말을 꺼낸 건 나라서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들었지만 웃으며 인사했다.
그리고 나름 음식도 푸짐하게 시키고 보드카도 시켰다.
맙소사.... Absolute밖에 없다니... 폴란드에 널린게 보드카인데.... 세금만 비싼 술을 마셔야 한다니.... -_-;;; 기분이 쫌 그랬지만 아무튼 보드카도 시켰다.
그런데...... 내가 학교 졸업한지 오래 되어서 그런지... 애들이 말이 없다.
술도 안마신다..... 경력이 10년 이상이지만 얼굴은 왕 동안인 언니가 돌아가며 술도 한잔 따라주며 얘기하는데.... 애들 표정이.... -_-;;;;; 내 느낌인가? 왜 저렇게 비웃는 것처럼 보이지?
웃으며 농담도 했다.... 우린 술 마시면 항상 장기자랑 해요! .... 준비 해야 되는데!! 나도 노래하고 춤도 췄어!! 그랬더니 애들 표정이 완전 '얜 뭐야? ' 뭐 이런 표정....
우리 직원 중 하나는 아예 기분이 너무 나쁜지 말 한마디도 안한다....
술이 남았길래 술이 남았네!! 이랬더니 키핑해서 가져가서 마시겠다고 한다.... '_'a
얘넨 뭥미???????
그러더니 자기들끼리 막 얘기 하더니 먼저 일어나봐도 될까요? 한다....
우리는 그냥 앉아서 얘기나 더 하려고 보냈는데.... 우리 직원들은 다들 표정이.....
나도 이제 세대차이라는 걸 느끼나보다.
그냥....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다가 설 필요는 없구나...
나는 어른들 앞에서 저렇게 행동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다.
(아무튼 인턴이고 뭐고 앞으로 다 죽었어 -_- ++++ )
아부를 한다거나 잘 보일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손을 내밀었으면 쳐주는게 예의 아닌가?
어른들이랑 술 마실 기회가 생기면.....
마음이 없으면 아예 그 자리에 가지를 말던가.... 아니면 꼭 손뼉 잘 맞춰서 쳐 드려야지... 하고 생각했다.
마음이.... 윽
2부에서 계속.......... ㅋ
11/16/2010
기억
그 때도 사실 별다른 일이 없었고, 워낙 잘 잊어 버리는데다, 둔감하기까지 하여 외상후 스트레스성 장애 라던가하는 후유증 같은 건 없었지만, 한국 신문을 읽다보면 하도 자주 언급되는 성폭력이라는 단어에.... 이제는 식상한 느낌도 들고 너무 오래 되어 그 성질을 읽어 버린 분노라는 이름의 감정의 한 자락이 잠시 일다 말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 저 쪽에 처박혀 있는 그 때 그 일을 떠올려 보자면....
때는 내가 중학교 1학년 이던 시절, 우리 집이 막 이사를 가서 내가 살던 아파트 바로 뒤에 중학교가 있었음에도 매일 아침 약 30여분을 지하철로 통학 하던 그 때, 나는 그 동네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교복을 입고 있었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10여분을 걷곤 했었는데, 그 시간을 좀 줄여보자고 골목길을 택했었다. 주택가라 안전하다고 생각했었던 그때의 나는 얼마나 순진 했던지!!! 날이 그다지 춥지 않았던 겨울날, 모직도 아니었던 교복 마이(다들 그렇게 불렀음)에 블라우스만 입고 있었던 나, 물론 치마였고, 종종 걸음으로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걸어 가고 있었다.
볼링장 옆길로 난 골목길엔 집들이 가득 했고, 사람이 평소에도 많이 지나다니는 길은 아니었다. 4시경이었는데도 벌써 어둑 어둑 했고, 나는 귀에 이어폰을 꽂은 상태로 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내 목 주변을 낚아 채고는 다른 한손으로 교복 뒤를 더듬 거리기 시작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히 나는데, 사람이 너무 놀라면 소리가 나오지 않는 다고 하는 말을 그 때 실감 했다.
소리를 지르는 데 목에 막혀 나오질 않았다. 그와 함께 숨까지 막혀서 꺽꺽 거리게 되는 상황이었는데, 지금도 가끔 그 때를 생각하며 왜 소리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며 몰래 소리를 내보곤 한다. 거짓말처럼 아무 소리도 나오질 않던 그 때 나는 손으로 그 사람의 머리와 얼굴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귀쪽에서 들려오는 숨소리로 얼굴 위치를 파악하곤 미친듯이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고 다른 한손으론 내 몸 뒷쪽에 붙어있는 그 인간의 몸 어딘가를 마구 꼬집었다.
그렇게 한참을 몸 싸움을 하다가 그 사람이 나를 확 밀치곤 도망을 갔는데, 풀려난 그 때서야 소리가 나와 크게 고함을 질렀다.
좁은 골목 사이로 내 목소리가 울렸지만 나와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나는 빠르게 큰 길가로 나와서야 겨우 안심이 되었다.
아무렇지 않게 집으로 걸어 들어왔으나, 그 후로도 골목길을 걸어 갈때면 뒷통수가 간질거려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두 번째일은 그 후로 부터 일년 후,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동네가 좀 위험한 동네가 아니었나 싶다.
이 후 엄마에게 이유는 말하지 않았고 학교를 옮기고 싶다고 사정하여 집 바로 뒤 중학교로 전학을 갔고, 새로운 친구들과 친해져 함께 독서실을 다니던 때, 시험 기간 공부를 하다 집에 돌아 오는데 그 때 어머니와 이모가 각각 비디오 가게를 하시던 친구를 만나 떡볶이를 사먹고 집에 가던 길이었다. 거기는 그렇게 어두운 곳도 아니었고, 친구의 이모가 하시던 비디오 가게 앞이라 별 다른 위험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술 취한 남자가 다가와서는 뭐라고 횡설 수설 하면서 따라오는게 아닌가. 갑자기 무서워진 우리는 마침 퇴근 후 비디오 가게를 보고 계시던 이모부를 보고는 가게로 들어갔고 그 가게 안에 까지 들어온 남자를 이모부께서는 말리시는데, 남자가 지갑에서 돈을 꺼네 이모부에게 건네면서 저 아가씨들 불러 달라고 하는게 아닌가. 이모부께서 쟤들은 학생이라고, 이러시지 말라고 하시는데 갑자기 폭력을 행사하시며 비디오들을 다 쓰러뜨리곤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옆 슈퍼 마켓 아주머니께서 바로 경찰에 신고 하셨고, 금새 경찰이 왔는데......
세상에..... 사람이 술에 취하면 힘이 장사가 된다는데..... 수퍼 아저씨, 지나가던 행인, 이모부까지 합세해 그 남자를 제압하려 했지만 미쳐 날뛰는 그 남자는 길가에 세워져 있던 차를 들이 받지를 않나... 세 명의 남자로도 술에 취한 한 사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찰이 와 모두 합세하여 겨우 남자에게 수갑을 채웠고 경찰차 안에서도 계속 행패를 부렸다.
이후 나는 난생 처음으로 경찰서에 가 진술서라는 것을 써 보았고,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이 남자는 마지막 휴가를 나온 군인.... ( 이 대목에서 ㅎㄷㄷ, 이 넘이 사실은 지금의 나보다 어렸을지도 모른다는 사실.....) 이었던 것. 아무튼 영창에 가 있던 그 군인의 어머니가 사람 목숨하나 살리는 셈 치라며 비디오 가게로 찾아와 빌었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는데 이미 우리 손을 떠난 일이라 뭐 별 도리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실 나는 그 흔한 지하철 변태를 만나본 적도 없고, 간혹가다 나이든 아저씨들, 주로 40대가 좀 음흉한 느낌이 드는 듯한 눈길을 보내고 있구나! 정도를 감지한 것 말고는.....
특별히 성폭력이라는 단어를 인지 할 만한 일이 없다.
하지만, 주변을 보면 거의 대부분의 친구들이 지하철, 버스 치한을 만난 경험이 있고, 이 외에도 계기가 있으면 봇물 터지듯 여자로서 당하는 설움?! 을 쏟아냈다.
나의 경우는 조금 우습지만..... 치한을 만날때를 대비하여 의외로 준비를 많이 했다.
단축 번호 1번에 경찰 번호를 저장 한다던가.... 차에 타면 문 앞에 서서 칸의 호수를 먼저 확인 한다던가.... 누가 은근 슬쩍 만지면 도움을 청할 만한 사람이 누굴까~ 하는 생각으로 사람들의 얼굴을 둘러 본다거나.... 해 줄말을 미리 적어 연습도.... ^^a 조금 해 놓고....
나이 든 아저씨의 경우는 요렇게... 어린 학생의 경우는 요렇게... 등등의 준비를 해 놓았지만 사실 한번도 실전에 사용 된적은 없다... (그닥 아쉽지는 않지만.....)
어쩌면 그 들은 육감적으로 나라는 인간을 대상으로 지목하지 않았을 수도....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나는 운이 참 좋은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 의사에 반해 다른 사람으로 인해 강렬한 수치심, 모멸감, 스스로를 경멸할 정도의 분노를 겪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니....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가 내게 매우 저질스럽고, 기분 나쁜 농담을 한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에 대해서는 나도 비슷한 수위의 농담으로 대꾸했던 것 같다.
나라는 인간은 꽤나 둔감했던 것 같은데.... 그게 의외로 정신 건강에는 꽤나 도움이 된다.
내가 마음이 좀 아픈건.....
분노와 증오가 사람안에 쌓이면 갈곳을 잃고 헤메다 자신을 좀 먹거나.... 누군가를 향해 또 다른 칼날이 되어 찌르고 말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는 상처라는 건 치유가 없다.
지나가거나.... 자국이 남거나 또는 안 아픈척 하거나....
그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는 건 그 사회 자체가 병들었다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사건 사고.... 그 사람들의 삶이 지속되는 한 그 상처도 함께 갈텐데.... 하는 생각을 하다보면 가슴이 조금 먹먹해진다.
과연 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 저 쪽에 처박혀 있는 그 때 그 일을 떠올려 보자면....
때는 내가 중학교 1학년 이던 시절, 우리 집이 막 이사를 가서 내가 살던 아파트 바로 뒤에 중학교가 있었음에도 매일 아침 약 30여분을 지하철로 통학 하던 그 때, 나는 그 동네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교복을 입고 있었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10여분을 걷곤 했었는데, 그 시간을 좀 줄여보자고 골목길을 택했었다. 주택가라 안전하다고 생각했었던 그때의 나는 얼마나 순진 했던지!!! 날이 그다지 춥지 않았던 겨울날, 모직도 아니었던 교복 마이(다들 그렇게 불렀음)에 블라우스만 입고 있었던 나, 물론 치마였고, 종종 걸음으로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걸어 가고 있었다.
볼링장 옆길로 난 골목길엔 집들이 가득 했고, 사람이 평소에도 많이 지나다니는 길은 아니었다. 4시경이었는데도 벌써 어둑 어둑 했고, 나는 귀에 이어폰을 꽂은 상태로 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내 목 주변을 낚아 채고는 다른 한손으로 교복 뒤를 더듬 거리기 시작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히 나는데, 사람이 너무 놀라면 소리가 나오지 않는 다고 하는 말을 그 때 실감 했다.
소리를 지르는 데 목에 막혀 나오질 않았다. 그와 함께 숨까지 막혀서 꺽꺽 거리게 되는 상황이었는데, 지금도 가끔 그 때를 생각하며 왜 소리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며 몰래 소리를 내보곤 한다. 거짓말처럼 아무 소리도 나오질 않던 그 때 나는 손으로 그 사람의 머리와 얼굴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귀쪽에서 들려오는 숨소리로 얼굴 위치를 파악하곤 미친듯이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고 다른 한손으론 내 몸 뒷쪽에 붙어있는 그 인간의 몸 어딘가를 마구 꼬집었다.
그렇게 한참을 몸 싸움을 하다가 그 사람이 나를 확 밀치곤 도망을 갔는데, 풀려난 그 때서야 소리가 나와 크게 고함을 질렀다.
좁은 골목 사이로 내 목소리가 울렸지만 나와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나는 빠르게 큰 길가로 나와서야 겨우 안심이 되었다.
아무렇지 않게 집으로 걸어 들어왔으나, 그 후로도 골목길을 걸어 갈때면 뒷통수가 간질거려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두 번째일은 그 후로 부터 일년 후,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동네가 좀 위험한 동네가 아니었나 싶다.
이 후 엄마에게 이유는 말하지 않았고 학교를 옮기고 싶다고 사정하여 집 바로 뒤 중학교로 전학을 갔고, 새로운 친구들과 친해져 함께 독서실을 다니던 때, 시험 기간 공부를 하다 집에 돌아 오는데 그 때 어머니와 이모가 각각 비디오 가게를 하시던 친구를 만나 떡볶이를 사먹고 집에 가던 길이었다. 거기는 그렇게 어두운 곳도 아니었고, 친구의 이모가 하시던 비디오 가게 앞이라 별 다른 위험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술 취한 남자가 다가와서는 뭐라고 횡설 수설 하면서 따라오는게 아닌가. 갑자기 무서워진 우리는 마침 퇴근 후 비디오 가게를 보고 계시던 이모부를 보고는 가게로 들어갔고 그 가게 안에 까지 들어온 남자를 이모부께서는 말리시는데, 남자가 지갑에서 돈을 꺼네 이모부에게 건네면서 저 아가씨들 불러 달라고 하는게 아닌가. 이모부께서 쟤들은 학생이라고, 이러시지 말라고 하시는데 갑자기 폭력을 행사하시며 비디오들을 다 쓰러뜨리곤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옆 슈퍼 마켓 아주머니께서 바로 경찰에 신고 하셨고, 금새 경찰이 왔는데......
세상에..... 사람이 술에 취하면 힘이 장사가 된다는데..... 수퍼 아저씨, 지나가던 행인, 이모부까지 합세해 그 남자를 제압하려 했지만 미쳐 날뛰는 그 남자는 길가에 세워져 있던 차를 들이 받지를 않나... 세 명의 남자로도 술에 취한 한 사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찰이 와 모두 합세하여 겨우 남자에게 수갑을 채웠고 경찰차 안에서도 계속 행패를 부렸다.
이후 나는 난생 처음으로 경찰서에 가 진술서라는 것을 써 보았고,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이 남자는 마지막 휴가를 나온 군인.... ( 이 대목에서 ㅎㄷㄷ, 이 넘이 사실은 지금의 나보다 어렸을지도 모른다는 사실.....) 이었던 것. 아무튼 영창에 가 있던 그 군인의 어머니가 사람 목숨하나 살리는 셈 치라며 비디오 가게로 찾아와 빌었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는데 이미 우리 손을 떠난 일이라 뭐 별 도리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실 나는 그 흔한 지하철 변태를 만나본 적도 없고, 간혹가다 나이든 아저씨들, 주로 40대가 좀 음흉한 느낌이 드는 듯한 눈길을 보내고 있구나! 정도를 감지한 것 말고는.....
특별히 성폭력이라는 단어를 인지 할 만한 일이 없다.
하지만, 주변을 보면 거의 대부분의 친구들이 지하철, 버스 치한을 만난 경험이 있고, 이 외에도 계기가 있으면 봇물 터지듯 여자로서 당하는 설움?! 을 쏟아냈다.
나의 경우는 조금 우습지만..... 치한을 만날때를 대비하여 의외로 준비를 많이 했다.
단축 번호 1번에 경찰 번호를 저장 한다던가.... 차에 타면 문 앞에 서서 칸의 호수를 먼저 확인 한다던가.... 누가 은근 슬쩍 만지면 도움을 청할 만한 사람이 누굴까~ 하는 생각으로 사람들의 얼굴을 둘러 본다거나.... 해 줄말을 미리 적어 연습도.... ^^a 조금 해 놓고....
나이 든 아저씨의 경우는 요렇게... 어린 학생의 경우는 요렇게... 등등의 준비를 해 놓았지만 사실 한번도 실전에 사용 된적은 없다... (그닥 아쉽지는 않지만.....)
어쩌면 그 들은 육감적으로 나라는 인간을 대상으로 지목하지 않았을 수도....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나는 운이 참 좋은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 의사에 반해 다른 사람으로 인해 강렬한 수치심, 모멸감, 스스로를 경멸할 정도의 분노를 겪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니....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가 내게 매우 저질스럽고, 기분 나쁜 농담을 한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에 대해서는 나도 비슷한 수위의 농담으로 대꾸했던 것 같다.
나라는 인간은 꽤나 둔감했던 것 같은데.... 그게 의외로 정신 건강에는 꽤나 도움이 된다.
내가 마음이 좀 아픈건.....
분노와 증오가 사람안에 쌓이면 갈곳을 잃고 헤메다 자신을 좀 먹거나.... 누군가를 향해 또 다른 칼날이 되어 찌르고 말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는 상처라는 건 치유가 없다.
지나가거나.... 자국이 남거나 또는 안 아픈척 하거나....
그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는 건 그 사회 자체가 병들었다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사건 사고.... 그 사람들의 삶이 지속되는 한 그 상처도 함께 갈텐데.... 하는 생각을 하다보면 가슴이 조금 먹먹해진다.
과연 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11/09/2010
Leica 로고의 위엄
이제는 해묵은 논쟁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LX3가 라이카급이다 아니다는 아직도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다. 특히나 LX5가 나왔으니 당분간 이들에 대한 언급은 계속 되지 않을까......
행자는 LX3가 시그마 DP1과 리오 GR시리즈와 더불어 갖고 싶은 콤팩트 디카 1순위라고 하던데.... 갖고 싶은 콤팩트 디카 일순위는 뭐니뭐니 해도 D-LUX가 아닐까....
헉 벌써 5까지 나오다니....
3에 침흘리던게 엊그제 같은데....
솔직히 DSLR에 마음 떠난 이후 얘 말고 다른 제품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아아 아름답구나 *_____*
아무리 파나소닉에서 OEM방식으로 외관 생산, 납품 하고 있다고 해도......... 저 빨간 딱지에 미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아무개씨의 말처럼 파나소닉이 아무리~~~ 라이카 가격에 제품을 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고, 라이카가 저 가격에 당당히 시장에 제품을 내 놓을 수 있는 건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라는 얘기를 미친척 하고 믿어줘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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