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8/2010

여성들이 꼭 의식하고 있었으면 하는 점.

여자들에게 있어 참으로 민감하면서도 불편한 일이 바로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것이다.

내가 처음 산부인과를 방문한 것은 19살 무렵.... 책을 보다 생리가 시작된 여자는 꼭 방문하여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얘기를 보고 엄마를 졸라 따라가게 된 것.
TV에서 보는 이상한 의자가 좀 마음에 걸렸지만, 그래도 호기심이 앞섰던 나는 어차피 가게 될 텐데 뭐 어때? 하는 마음으로 방문, 이 후 주기적으로 잘 방문하고 있다.
아직 어린 나이라 당시에는 생식 능력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하지도 못했고 조금 발달이 느려 성생활에 대한 의식도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4번의 출산을 무사히 마치고도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나도 가서 체크해봐야 하는게 아닌가하고 자연스럽게 인식했던 것 같다.  (물론 성생활에 대한 의식은 병원을 다니며 선생님께 엄마한테는 물어보지 못했던 의문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근하며 얻을수 있었음)
자궁 경부암 주사도 맞고, 검사도 주기적으로 하고....처음 방문 할 때의 나의 예상으로는 일년에 한두번? 그런데 생각보다 방문 할 일이 많았다... 민감한 부분인지라 문제가 잘 발생 하였던 것!

우선, 조금만 무리를 하면 바로 소식이 왔다.
내부 균의 이상 번식등으로 불편한 이물감이 느껴져 찾아가면 꼭 초록색 (새파란 초록색은 아니고...) 의 곰팡이 균의 이상번식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고, 이런 일이 불규칙한 생활을 했던 내 생활 패턴 때문인지 일년에 한두번은 꼭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성생활을 하는 여성의 특성상.... 칸디다라던가 하는 등의 세균성 문제가 잊혀질만 하면 발생.
불규칙한 생리 주기로 인한 (일반 여성, 28일, 의 경우와 달리 약 31~38일 정도의 기간 소요, 때때로 2달 만에 하기도.....)  방문 등등
정말이지 옛날 여자들은 산부인과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애용해 주셨다.

믿음 가는 선생님을 만나는게 정말 중요한 데, 내 경우는 선생님 제가 XXX에 대해서 찾아 봤는데 필요한 거 아닐까요? 하고 질문하면 본인의 의견과 학계의 의견을 비교해 주시며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 또 필요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히 제외 하시는 등 정말 믿고 다닐 수 있는, 마음 맞는 선생님을 만나 한국에서의 산과치료는 정말로 마음의 부담 없이 편안하게 잘 하고 있었는데..... (폴란드에 온 이후 쪼금 마음이 편하지 않다. 뭐.... 얼마전 또 생리 주기의 문제로 인해 초음파를 공짜로 받고 나서 약간 마음이 풀어지긴 했지만...다행히 선생님이 구조적으로, 해부학적 관점으로 봤을때 아무 문제 없다고 말씀해 주셔서 안심)

한국에 있을때 이제는 친정언니처럼 편안한 느낌이 드는 선생님께 폴란드로 나가게 되었다고 말씀을 드리자 하시는 말이...
나처럼 조금만 이상한 느낌이 와도 바로바로 찾아와 주는 환자들을 치료 할 때 마음이 놓인다고 하셨다. 아줌마가 되어 찾아온 사람들... 출산 직전에야 30이 다되어 찾아오는 환자들을 보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아직도 한국의 산과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 부정적인 점에 안타깝다는 말씀을 하셨었다.

우리가 꼭 산과를 방문해야 하는 이유는 정말로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가 산부인과를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이유, 즉 가장 공포심을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

자궁 경부암은 난소암에 이어 여성사망 원인 2위이자 가장 흔한 여성암으로 진행까지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만 하면 얼마든지 대처가 가능한 암이다. 백신만 맞아도 예방율이 80%라고 하니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한 병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이한 의식과 교육의 부재로 인해 한국 여성들의 발병률이 현재 OECD국가들 중 1위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유럽보다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발병률이 더 높은 건, 유럽에서는 이미 중학교만 되도 백신을 국가적으로 접종하는 시스템과, 자궁 경부암의 발병률을 낮추고자  노력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의한 것으로 생각됨)
반면에 난소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보통 진행이 어느 정도 된 이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보통 내진이나 초음파 또는 혈액 검사에서 발견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정기적인 검사가 필수다. 난소암의 경우 , 치료라는 방법이 난소와 자궁을 비롯한 암이 퍼져 있는 모든 곳을 제거하고 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으로, 치료한다고 하여도 재발이 잦고, 재발의 경우 어떠한 방법으로도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하니 정말로 예방이 최우선인 병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암은 가족력에 의한 것이 많으나 난소암의 경우 발생하는 여성의 95% 이상이 가족력과는 무관하다고 하니 꼭! 주기적인 산과 방문을 권하고 싶다.
위의 무시무시한 병들 뿐만 아니라 여성이 조심해야 할 것이 한가지 더 있다.
바로 출산의 가능성이다. 요새 불임이 그 어느때보다 흔하고, 이로 인해 고통받는 여성들도 너무나 많다. 결혼이 늦춰지며 특히나 더 이 문제가 그 어느때보다 대두되고 있는데, 민감한 부분이고 자연적으로 균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라 조금만 균형이 깨져도 쉽게 세균 감염등의 문제에 노출되어 있는 곳인데 괜찮겠지...하고 생각하고 그냥 묵혀뒀다 균이 깊숙이 침투해 불임이 되서 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한다.
특히나 식습관의 변화, 생활 패턴의 변화와 함께 스트레스에 노출 되어 있는 현대 여성들에게  조금이라도이상이 있다고 느껴지면 바로 의사와 상담을 받으라고 꼭 말하고 싶다.

내 주변을 둘러봐도 무서워서..... 불편해서.... 처음이라서.... 산부인과를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사람을 만날 때면 어떻게 안가고 살았지? 하는 의문이 든다.

남자친구가 있고 성생활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산부인과 방문이 없다는 건.....
개인적으로 무척 안타깝다.
심지어는 현재 남자친구가 처음이고, 남자친구도 자기가 처음이니 괜찮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면.... 우와.... 진짜 우리 나라 성교육이 정말...부족한 점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심지어는 자궁경부암이 뭔지, 백신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정말이지.... 답답

부디 자신의 몸을 좀 더 진지하게 사랑해달라... 고 말하고 싶다.
특히! 자기 자신을 너무~~ 소중히 여겨서 20대 후반이 되도록 처녀라면 제발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제발~~~ 인터넷에 검색하면 요새는 잘 나와 있으니 좀 찾아보고! 알고! 병원에 들려서 검사도 해달라! 고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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