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2010

빡세게 야근한 날 밤의 상념

자주 없는..... 화끈한 12시까지의 야근을 끝내고.... 집에 들어서니 어느덧 시계는 12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회사에서 가까운 곳에 집을 얻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든다..... 하.....아.........

월세 생각이 나서 다시 배가 조금 당기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럴때면 가슴을 펴고 창가로 간다. 그리곤 내려다본다. 이 근처에 높은 건물이 별로 없어서 참 다행이야..... 하는 생각을 하며 저 멀리 보이는 트램 정류장을 내려다보고 울창하게 우거진 집 앞 작은 공원도 한번 내려다 봐주고.... 또 왼쪽으로 보이는 역시나 숲이 우거진 바르샤바의 야경을 한 번 바라봐주면 마음이 조금은 진정이 된다.

그럴수도 있지.... 하고 하하하 웃지만 역시나... 12시까지 야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나도 모르게 입을 막고 마구마구 소리를 지르고 싶어진다.

까만 바르샤바의 밤거리.... 트램 라인을 따라 대로변에 켜진 곳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지역이 까맣다. 그래도 우리 집은 대로변에 있어서 야근하고 돌아와도 별로 무섭지 않다.


오늘밤도 쉽게 잠들지는 못 할것 같다.

요새 누가 쇼팽 콩쿨이라도 참가하는지.... 초절기교의 곡들을 밤마다 연습하고 있는데 밤새 잠들지 못하는 내 뇌가 그 음들을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아침이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으면 피아노 소리가 광장을 따라 울려 펴지듯이 우리집 창문을 파고 든다. 그럴때면 메트로놈에 맞춰 악보를 따라가지 못하는 내 손가락을 원망하면서 눈물을 쏟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간절한 그때의 갈망이 살아나서 한참을 뒤척 거리다 결국은 일어나 창가에 앉아 맥주를 꺼내 마신다. 그때가 대략 3~4시 사이....
이제는 잃어버린 꿈일랑 좀 잊고 싶다....

그러면서 쇼팽 콩쿨 1차 예선 티켓은 쓸어 담아왔다.... 10월을 기다리며....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 거린다.
이런 생각을 하며 오늘밤도 또 잠 못 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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